미국 성공회 로스엔젤레스(LA) 교구가 여성 동성애자 사제를 부주교에 선출,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LA교구는 5일 메리 글래스풀 사제를 부주교로 선출했다. 글래스풀은 1988년부터 동성 파트너와 동거하고 있는 동성애자다.

영국 성공회는 지난 여름 열린 입법 회의에서 보수주의자들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동성애자들도 사제로 불릴 수 있도록 확정했다. 법안에 따르면 메리 글래스풀의 정식 임명은 미국 성공회 과반의 찬성을 받아야 한다. 최종 결정은 2010년 5월 15일에 확정된다.

세계 성공회 교회의 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는 LA교구의 동성애자 사제의 부주교 선출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성공회 교회는 교회 내 보수와 진보 간 분열이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윌리엄스 대주교는 "LA 교구의 행동은 양분된 교회에 심각한 문제를 던져주고 있다."며 "동성애 성직자를 부주교로 임명한다면 서로간의 유대를 깨뜨릴 수 있다. 글래스풀의 임명 최종 결정 과정에서 LA 교구는 이 문제가 끼칠 수 있는 잠재적인 영향에 대해 주의 깊게 생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성공회 미국 뉴햄프셔 교구는 6년 전인 2003년 동성애자인 진 로빈슨 사제를 주교로 임명했다. 이후 보수적인 주교들이 교단을 탈퇴하는 등 보수와 진보 진영이 나뉘어 심각한 갈등 관계를 보여왔다. 성공회 지도자들은 분열이 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 2004년 각 교구에 동성애 주교 임명 중단을 강하게 요구했다. 또한 그동안 일부 동성애 사제가 주교로 선출되기는 했지만 정식으로 임명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