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역자 회의를 마치고 크리스마스 까페 장소를 위해 현지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벌써 몇 주간이나 이 곳 저 곳을 둘러본 터라 마음이 조급했습니다. 한 집사님의 배려로 점심을 먹고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점심을 먹는 중에 들리는 음악이 크리스마스 케롤이었습니다. 함께한 부목사님이 “집사님 케롤 틀어 놓으셨어요?”하고 묻자 집사님이 대답하시길 “아니요, 라디오에요, 벌써 몇 일 전부터 케롤나오구 난리에요. 요즘은 케롤밖에 안틀어 주는 것 같아요”라고 대답하시는 겁니다.

잠시 식사 중에 생각해 봅니다. 세상도 한 달도 넘게 남은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케롤을 부르며 기분들을 내고 있는데 정작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기대하고 준비해야 할 그리스도인들의 모습,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라고 말입니다.

매년 돌아오는 시즌으로 생각하고 이 시즌에 뭘 사고, 뭘 선물할까? 뭘 받을까?에 관심이 온 통 집중되어 있는 듯하여 아쉬움이 밀려옵니다.

매년 크리스마스 까페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회복하고 빛으로 오신 복음이신 우리 주님의 오심을 다시 한번 세상에 알리는 기회를 만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 해 왔는데 해를 거듭할 수록 참 어려움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교회가 개척 교회이다 보니 어려움도 있겠거니와 일을 돕고 함께 할 지체들의 생각 속에도 이 날이 다른 여느 날과 다름이 없이 생각하는 것도 아쉬움 중 하나입니다. 매년 까페를 준비하면서 매일 매일 복음의 재 생산의 역사가 일어나야 하지만 특별히 주님 오심을 기억하는 크리스마스는 우리의 날이 아니라 주님의 날이며, 불신 영혼들이 빛 되신 예수님을 경험하고 알 수 있는 날이 되기를 고대하며 계획하고 진행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잔치에도 실력있고 준비된 귀한 분들이 많이 출연하여 잔치를 더욱 빛내야 합니다. 그러다보니 이 분 저 분 귀한 달란트를 가진 분들을 섭외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일을 하다 보면 참 마음 아픈 일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선교를 위하고, 주님의 나심을, 이 복음을 다시 어둠을 향해 비추는 역사를 기대하며 진행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개인 사정보다는 행사의 규모나 사례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분들이 있음을 봅니다.

물론 ‘그런 분들 안세우면 될 거아니야?’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것이 맞는 말이긴 하지만 이런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레 행사를 돕고 출연하는 분들의 마음에 있다는 것이 문제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당연히 가서 일 했으니 댓가를 줘야 하는것 아닌가?’라고 말씀하시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그것은 세상에서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나 생계 수단으로 하는 일이라면 말에 토를 달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본인이 크리스찬임을 자처하고 주님의 오심과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길 원한다 말하면서 행사의 규모를 논하고 사례를 들먹이는 것은 ‘자신을 위한 행사’가 아니고 뭘 까? 생각해 봅니다.

언제부터인가 교회에서 예배를 섬기는 분들에게도 사례를 해야 한다는 말들이 나옵니다. 어떤 규모있는 교회는 반주가부터 기타리스트 예배음악과 돕는 모든 분들을 페이드잡으로 고용했다는 말을 듣고 씁쓸했습니다. ‘그럼 우리의 헌신과 섬김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물음과 함께 말입니다.

당연이 그것이 그들의 생계수단이고 그 일만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의당 교회가 그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리라 봅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그 방면의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하며 그러기에 그만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논리가 얼마나 모순적으로 들리는지 모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교회를 섬기는 일이 어떤 일보다 수준이 높아지고 잘하는 분들에 의해 진행되어 지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우리 하나님이 원하시는 제사의 수준은 세상적 수준과 달라서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를 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것은 예배에 동참하는 분들만이 아니라 예배를 인도하는 인도자들에게도 가장 기본이 되야하는 것이리라 생각해봅니다.

까페를 준비하면서 주님의 나심을 축하하는 자리, 복음을 다시 선포하는 자리에 내가 이 일을 함으로 나타날 영원한 상급을 바라봄으로 하나님이 이 땅 위에 우리를 남겨두신 마지막 사명을 감당하는 마음으로 함께 하는 모든 분들이 되길 바랍니다.

이것은 크리스마스 까페를 준비하고 참여하는 분들만이 아니라 매년 맞이해야 할 크리스마스를 섬기는 성도들의 마음 자세여야 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다시 한번 부탁합니다. 크리스마스가 한 때의 시즌이 되어 이것이든 저것이든 한 몫 단단이 챙기는 날이 되어지질 않기를 바랍니다. 내게는 가장 힘들고 어려운 날, 아무런 댓가가 주어지지 않아 보이지만 주님이 기뻐하실 날, 그날을 통해 죽어가는 영혼을 향해 빛 되신 예수님의 오심을 다시한 번 증거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날로 기대하고, 기다리며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11/2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