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배우 김성준과 정애연이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교회(담임 이재철 목사)에서 연예계 관계자들이나 지인들, 심지어 소속사에도 소식을 알리지 않고 결혼식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김성준은 원로배우 故 김진규와 김보애의 아들로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와 1995년 연극 햄릿으로 데뷔한 이후 ‘제5공화국’, ‘그래도 좋아’, ‘순결한 당신’ 등에 출연했다.

정애연은 대전대학교에서 현대무용학을 전공하고 2002년 드라마 ‘결혼이야기’를 통해 데뷔했으며 출연작으로는 지난 3월 개봉한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두 연예인이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렸다는 사실보다는, 일반적인 결혼식과 달리 불필요한 절차와 관례를 과감하게 배제하고 예배와 함께 드리는 ‘결혼예배’ 형식을 취했다는 점이 한국교회로 하여금 신선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들의 결혼식은 100주년기념교회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드려왔던 주일 4부 예배(오후 4시) 순서 중 한 부분을 차지했다. 예배 순서도 평소와 다를 바 없었고 예배 장소 역시 어떠한 장식도 꾸며져 있지 않았다.

인도자의 부름의 말씀에 따라 예배가 시작됐고 송영, 주님의 기도, 찬송, 성시교독, 신앙고백, 찬송 등이 이어졌으며 담임 이재철 목사는 ‘실루기아에서 배 타고’(행 13:4-5)를 주제로 설교를 전했다.

그 이후에야 비로소 ‘결혼식’이 진행됐다. 성도들 한 켠에서 일어선 두 부부는 화려한 드레스 대신 간소한 의상을 입고 있었고 잔잔한 반주에 따라 입장했다. 거룩한 예식에 따라 예배를 드린 직후인 만큼 일반적인 결혼식보다 더욱 경건함이 흘렀다.

이후 이재철 목사가 권면의 말씀과 함께 서로 부부가 됐음을 선포했으며, 이후 차분한 축가가 진행되는 동안 신랑과 신부는 무릎을 꿇고 마주보며 조용히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축도와 함께 모든 순서가 마무리되고 음악에 맞춰 행진하는 동안에는 여느 결혼식과 다를 바 없는 힘찬 축하의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이번 결혼식이 이와 같이 진행된 배경에는 허례허식을 배제하고 거룩한 예식을 드리고 싶다는 당사자들이 뜻이 크게 작용했으며 이러한 취지에 공감한 이재철 목사가 주일예배와 함께 드리자는 제안을 했다고 교회측은 밝혔다.

교회측은 “앞으로도 드레스를 입지 않고, 축의금을 받지 않는다는 조건만 갖추어진다면 얼마든지 이번과 같은 결혼예배를 드릴 예정”이라며 “한국교회에 새로운 모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