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Lee's에서 맛있어 보이는 음료수 두 개를 사 들고, 소담(Korean House)으로 향했다. 이날이 고광철 성도의 생일이었다. 교회에 아주 가끔 나오셔도 예배 후 점심 친교 시간에 함께 할 만한 분들이 없는지라 늘 죄송한 마음이 내 속에 있었다. 그래도 예수를 믿어야 하겠기에, 갈 때마다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고 온다. 마침 점심 바쁜 시간이 지난지라 식탁에서 커피를 마시려던 참이었나 보다. 오인숙 성도도 그날 마침 ‘아르바이트’ 하는 날이라, 두 분의 커피 잔이 식탁위에 놓여 있었다. 뒤에 감추고 들고 간 음료수 두 개를 내어드리며 생일 축하를 해 드렸다. 잠시 함께 앉아 이런 저런 말을 나눴다. 얼마 후 자리를 일어나려는데, 고광철 성도가 “이렇게 와 주신 것 꼭 기억하겠습니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닌가! 별 것 아닌 것을 가지고 저리 말씀하시니 내가 더 죄송했다. 그 마음에 갈등이 있는 듯 했다. 예전에 교회를 다니셨기에 교회를 나올 마음도 있으신 것 같지만, 오랫동안 끊었던 발걸음이 무겁기만 한 듯 보였다. 하지만 이런 작은 사랑을 “기억하시겠다”하니... 고광철 성도를 위해 더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예수를 믿어야 합니다. 평생 뼈 빠지게 일한 후, 하나님 앞에 갔을 때, 믿음 없었음을 보상해줄 방법은 없습니다. 이 땅에서 예수를 믿어야 구원받을 수 있는 거랍니다.’ 요즘 들어 느슨해진 중보기도의 끈을 더욱 조여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둘! 요즘 새벽기도를 마친 후 사택에서 성경공부 하는 일이 잦아졌다. 매주 목요일은 새벽기도후 윤재와 팀홀튼에서 일대일 성경공부를 하는 날이다. 그러던 차에 지난 주 목요일 새벽기도후에, 사택에서 밥을 먹고 성경공부를 하게 되었다. 텁텁한 빵으로 아침 배를 채우는 것보다, 국에 밥을 말아 막 익기 시작한 깍두기를 얹어 먹는 것이 더 나음은 말할 것도 없다. 요즘 계속 몸이 안 좋은 아내가 전날 소고기 무국을 한 솥 끓여놓아 주었다. 그 덕에 이날 아침은 맛있는 국밥으로 배를 채울 수 있었다. 마침 밤을 새우고 새벽기도를 나온 수민이와 은지 그리고 지원이가 함께 왔다. 성경공부도 팀홀튼에서 할 때보다 더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 다음날 새벽이다. 이 날은 현민이와 새벽기도 후 일대일 성경공부를 팀홀튼에서 하는 날이다. 그런데 새벽기도후 밖에 나가보니, 모두 떠났는데 윤재만 남아 있었다. 윤재 왈 “목사님, 오늘 현민이와 성경공부 어디에서 하세요?” 아침 국밥이 그리웠던 모양이다. 내가 현민이에게 물었다. “현민아, 팀홀튼 갈래, 사택에서 국밥 먹고...”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온 몸을 비틀며 잠에서 깬 현민이가 “국밥이요”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결국 이날도 사택에서 아침밥을 먹고 성경공부를 하게 되었다.

또한 주일 새벽 성경공부도 사택에서 하게 된지 두어주 되었다. 대여섯 명의 성경공부 멤버들이 돌아가면서 준비하던 베이글을 중단하고, 사택에서 아내가 전날 미리 준비해 놓은 어묵국과 김치찌개로 아침을 먹고 공부에 임한다. 석주 전, 파네라 브레드로 새벽기도후 아침을 준비하러 가던 근혜의 혼잣말 때문에 새벽 성경공부가 사택으로 옮겨진 것이다. “아휴, 또 빵이네... 밥 먹고 싶다.” 아주 작은 목소리였는데, 운전하던 내게 그 소리가 분명하게 들렸다. 제네시오‘섬’에서 일주일 내내 미국 음식으로만 배를 채워왔기에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이해가 되었다. 근혜의 그 한마디가 새벽 성경공부 팀을 밥과 찌개로 인도하게 된 것이다.(^^) 매주 토요일 사모와의 일대일 성경공부를 위해, 제네시오에서 미리 올라와 사택에서 잠을 자고 새벽기도도 함께 나가고 있는 샛별이와 (손)지혜가 이들 serving하는 것을 도와준다. 사택이 교회 근처로 옮겨진 후, 그리고 이전 사택보다 space도 많아진 탓에, 사택이 이렇게 성경공부와 기도의 장소로 쓰이게 되어 기쁘다. 이젠 앞으로 새벽기도회를 끝나고 하는 모든 일대일 성경공부와 초중급 성경공부를 사택에서 할 예정이다. 그렇게 쓰여지는 사택이 되길 기도한다.

셋! 가을 운동인 축구 JV로 뽑혀 두어 달간 열심히 축구를 했다. 찬수가 말이다. 이젠 겨울 운동인 농구시즌이 다가왔다. 지난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방과 후에 농구 freshman tryout이 있었다. 첫날 tryout를 마치고 온 찬수는 “아빠 내가 top 5에는 드는 것 같아요”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런데 둘째 날에는 “아빠 못 뽑히면 어떻하죠?”라고 염려하기 시작했다. 이틀 함께 뛰어보니, 그렇게 잘하는 아이도 없지만 그렇게 못하는 아이도 없더라는 것이다. 16명 정도 신청했으니 서너 명은 떨어지게 되어 있었다. 마지막 날이다! 찬수가 어둠속에서 걸어온다. 차문을 열자마자 물었다. “어떻게 됐니?” 찬수는 별거 아니었다는 표정으로 “됐어요”라고 대답했다. ‘이까지껏 쯤이야’라는 표정이었지만, 내심 좋아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그 모습을 보니, 나도 참 좋았다. 자식이 뭐길래! 자식 표정 하나에 웃고 우는지... 이젠 매일 농구연습이 시작된다. 나도 바빠짐을 의미한다. Thanksgiving 이후에는 지혜도 농구 tryout을 하게 된다. 지혜도 학교 modified team에 되었으면 좋겠다. 지혜의 좋아하는 얼굴도 보고 싶다. 함께 웃고 함께 울 수 있는 가족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