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22명의 아프리카 어린이 합창단이 우리 교회를 방문했습니다. 우간다에 있는 Humble United Methodist School에서 구성한 합창단으로서, 그 이름은 Hope for Africa Children’s Choir입니다. 다섯 살부터 열한 살에 이르는 소년, 소녀들로 구성되었는데, 이들은 모두 부모를 잃은 고아이거나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는 극빈자 자녀들입니다. 우간다, 콩고, 수단 등지를 돌아다니며 버려진 아이들을 데려다가 구성한 합창단입니다. 지난 6개월 동안 이들은 미국의 여러 지역을 다니며 공연을 하고 기금을 모금하였으며, 이제 귀국하면 그 돈으로 학교 교육을 받게 됩니다.


한 시간 동안, 이 어린이들은 그야말로 ‘뜨겁게’ 춤추며 노래를 했습니다. 그것을 지켜보는 제 마음이 찡했고 또 짠했습니다. 그들이 춤추며 노래하는 모습을 보는 동안, 제 눈에는 자꾸만 이슬이 서렸습니다. 전쟁터에 버려져서 굶어 죽거나 병들어 죽었어야 할 아이들이 저렇게 살아 춤추고 있다고 생각하니 찡했고, 저 어린 나이에 미국을 순회하며 공연하여 학비를 모으고 있음을 생각하니 짠했습니다. 어느 교우께서는 공연을 다 보고 나가시면서 "목사님, 제 마음이 참 이상합니다"라고 하셨는데, 저도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아이들은 인솔자들과 함께 몇몇 교우들 가정에서 하룻밤을 묵었습니다. 저희 집에도 인솔하신 목사님과 두 소년이 묵었습니다. 일곱 살의 사일러스와 다섯 살의 브라이언이었습니다. 집에 도착하여 마침 케익이 있어서 먹겠느냐고 물었더니, 일곱 살의 사일러스가 "No, thank you!"라고 응답했습니다. 다섯 살 아이에게도 물어 보았는데, 역시 같은 대답이었습니다. 그래서 씻고 재웠습니다. 아침에 그들이 잤던 방을 가보니, 벌써 침대 정리를 반듯하게 해 놓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짐을 정리하는데, 훈련을 잘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침을 먹으러 식당으로 갔습니다. 일곱 살의 사일러스와 다섯 살의 브라이언에게 같은 양의 식사를 주문해 주었습니다. 간밤에 과일 조금 먹고 잤으니 배가 고팠던 모양입니다. 사일러스가 접시 안에 있는 음식을 말끔히 해치웠습니다. 다섯 살의 브라이언에게는 아무래도 음식이 많아 보였습니다. 그런데도 꾸역꾸역, 줄기차게 먹습니다. 저러다가 체하지 않을까 걱정되어 그만 먹으라고 했더니, 두려운 눈빛을 보이면서 다 먹을 거라고, 남은 음식을 다부지게 움켜쥡니다. 그제야 어젯밤 "No, thank you!"라고 답한 것이 진심이 아니라 훈련된 말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어린 나이에 모든 일을 스스로 알아서 처리하고 공손하고 깍듯하게 행동하는 것을 보고 대견해 했던 제 마음은 순간 애처로움으로 바뀌었습니다. 지금도, 빵 한 조각도 포기하지 않으려고 움켜쥐고 있던 브라이언의 두려운 눈빛이 생생합니다. 그 눈빛을 결코 잊지 말게 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 눈빛을 기억하고 있는 한, 저는 아주 작은 것에도 감사할 수 있을 것이고, 제게 주어진 것을 잘 관리하여 드리고 나누는 일에 인색함이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알고 보니, 이것은 감사절을 위한 아주 좋은 마음의 준비였습니다. (2009년 11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