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끈한 해변 흙바닥에
아니, 미끌어 져 나갈 물모래에
반사하는 저무는 해


해안선 실타래 풀려나듯
끈끈한 결, 결을 수없이 만들어가는
한얀, 줄과 줄이 넘실대는데


거기 둥근 무게로 흙토색 태양은 흘러 떨어져 내리는데
천천히 천천히
온통 자주 빛 물감
수직으로 떨어져 내려서
누리 와 내가 하나가 되어 가야지


길게 흘러 온 세월_
그래, 이 토 적색 물결에 흠뻑 아주 젖어서
흐느적이며
變形해 가는 나.


저 멀리 아지랑이 황금빛 수평선에
온 바다 위에서 멀리 멀리 미끌어 져 달려가는
내 안에, 살아 있는 고귀한
신의 숨결 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