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11시 여의도 CCMM 빌딩에서 열린 신임 교단장 취임 축하예배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신형 목사) 단독 주최로 열렸다. 그동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공동으로 준비해왔던 관례에 비추어 볼 때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한기총은 얼마 전까지도 공동으로 주최키로 하고 NCCK와 협의해왔으나 지난 달 임원회에서 여러 의견이 나왔고 결국 이 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독 주최 배경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정국을 대하는 양 기구의 상반된 입장에서부터 지속되어왔던 갈등이 NCCK의 WCC 총회 유치 등을 거치며 표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NCCK 계열 목회자 및 단체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성명서에서 “나무아비타불, 아멘”, “하늘에 계신 하나님, 부처님, 성모 마리아와 소태산 대종사님”, “부디 이 땅에서 죽음의 굿판 대신… 살림의 굿판이 벌어지도록 인도해 주십시오!”, “부엉이 바위에 묻어있는 핏자국에서 우리의 죄를 대신 짊어진 예수의 죽음을 봅니다” 등의 종교 다원주의·혼합주의적, 심지어 신성모독적 표현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그같은 갈등은 더욱 증폭됐다.

아울러 그간 한기총 산하 일부 보수 교단들은 WCC 총회 유치가 ‘기독교계의 올림픽’ 등으로 비유되는 것에 대해 “다원주의, 혼합주의 신앙관에 정치적인 단체로 신학적으로나 신앙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내왔다.

예장 합동 총회(총회장 서정배 목사)는 지난 9월 제94회 총회에서 ‘세계 개혁주의 보수교단협의회를 조직 및 세계대회 개최’ 안을 가결하고 WCC에 대응하는 보수교계 결집을 촉구하기도 했으며 한국장로회총연합회(대표회장 박정호 장로)도 이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것을 결의하고 이를 위한 대책위를 구성하기도 했다.

이에 김운태 한기총 총무는 “축하예배 공동주최를 위해 NCCK 권오성 총무와 이야기하던 도중 단독으로 열어야 한다는 의견이 강력하게 나왔던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날 예배에는 WCC 반대측인 예장 합동과 WCC 총회 유치에 앞장서 온 예장 통합 모두 부총회장만 참석했다.

한편 한기총은 2014년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총회를 한국에 유치하기로 하고 오는 11월 서울을 방문하는 WEA 지도자들을 위해 만찬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