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가정의 비밀, 주수일지음>이라는 책에 보면 두 가지 유형의 커플을 소개합니다. 첫째 유형은 “상대방에게 바라고, 상대방을 길들이거나 고치려는 커플”이고, 두번째는 “상대방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돕는 커플”입니다. 우리는 배우자를 자기가 행복해지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고 상대방의 입장은 개의치 않고 자기에게 편리하고 유리하게 길들이고 고치려고 할 때가 있습니다. 명분은 사랑하기 때문에, 자기가 옳기 때문에 상대방이 따라야 한다는 논리를 펴지만 실제적으로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취향과 개인문화 때문입니다.

치약을 항상 밑에서부터 눌러서 접어 올리면서 써왔던 남편은 아내가 치약 중간을 아무렇게나 눌러서 쓰는 것이 눈에 거슬렸습니다. 그래서 이건 좀 고쳐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여보, 치약은 밑에서부터 차분하게 짜서 써야지 왜 그렇게 가운데를 아무렇게나 눌러서 쓰오. 좀 고칩시다.” 몇 번은 그렇게 하는가 싶더니 다시 옛날식으로 돌아가자, 좀 강하게 말합니다.

“여보, 당신은 어째서 치약 하나도 제대로 못 짜우~. 칠칠치 못하게.” 잠자는 사자의 콧털을 건드린 것이죠. “그렇게 막 눌러써도 이빨만 잘 닦입디다. 치약을 꼭 그렇게 짜서 써야만 된다는 이유가 도대체 뭐요?”

우리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고쳐주려는 배필이 될 때가 있습니다. 상대방 때문에 내가 힘들다고 느끼기 때문에 상대방을 변화시켜야만 내가 편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한 발 나가면 배우자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내가 원하고 바라는 것을 요구하게 됩니다. 어떤 친구 남편은 아내를 왕비처럼 떠받들더라 하면서. 뚱뚱한 남편을 날씬하게 만들고 싶어하는 아내는 음식 하나하나에서부터 운동 회원권 구입까지 잔소리할 수 있습니다. 4개월만에 열심히 운동하여 군살을 빼고, 배에는 왕짜를 새겼다는 친구 남편 이야기를 해가면서…….

행복을 느끼며 사는 비결이 무엇일까요? 예수님은 심령이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마5:3)고 하셨습니다. 심령이 가난한 사람은 자신을 남과 비교하지 않습니다. 바라는 것이 적고, 소박한 일상에서 감사를 느낍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돕는 배필”을 주셨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가라사대 사람의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 하시니라.”(창2:18) 돕는 배필이란 도와주고(Help), 위험에서 구해주며(Save), 위로해주고 Comfort), 상대의 약점을 수용하며(Accept), 상대방의 모자란 부분을 채워주는(Complete) 사람을 뜻합니다.

상대방을 진심으로 이해해주고, 현실적으로 도와주면 상대방이 행복해집니다. 그렇게 되면 나도 사랑받게 되고 더욱 행복해집니다. 배우자의 약점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입니다. 사랑하라고 주신 것입니다. 상대방이 편하도록 조용히 치약을 짜줍시다.


목양실에서 목사 이기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