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태국의 치앙라이 라는 곳으로 선교를 다녀왔을 때를 떠올려 본다. 그곳은 태국의 유명관광 도시인 치앙마이와는 완전히 다른 곳으로 북쪽에 위치한 험준한 산악 지역을 끼고있는 곳 이다. 그 산악 지역에는 많은 소수 부족들이 그들의 전통적인 생활 방식을 지켜오며 살고 있다.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소위 주민등록증이 없는 자들로 살아간다.

그런 그들을 위해 오래전 한국에서 파송된 선교사가 따마이 공동체를 세우고 그들의 자녀들을 산 아래로 데리고 나와 공동체에서 세운 학교를 통해 여러 가지 교육을 시키고, 궁극적으로는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들을 지도자로 훈련시켜 각자의 부족으로 돌아가 교회를 세우게 한다. 그래서 그 부족들을 복음화 시킬 수 있도록 하는 너무도 귀한 사역을 해 나가고 있고 이미 그 사역들은 여러 곳에서 풍성한 열매를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몇 주 동안 산악지역의 교회들과 그들의 사역활동에 동참하여 집회를 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고 돌아왔다. 나는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가지고 그곳을 방문했지만 오히려 그들의 맑고 순수한 영혼을 통하여 오히려 내가 더욱 은혜의 강에 빠져듦과 하나님이 그들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체험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던 모습이 떠올려 진다.

그러나 그 선교의 일정 가운데 가장 안타깝고 하나님의 손대심이 절실히 필요한 일이 있었는데 그것은 우리가 여러 부족을 방문 하던 중 라후족 이라는 소수 부족을 방문 했을 때이다. 그 곳에서 사역을 시작하며 깜짝 놀란 것은 그들의 언어 중 여러 단어가 우리나라 말과 흡사 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호칭이라든지 일상의 사물들을 말할 때 많은 단어들이 우리나라의 동일한 언어와 거의 같거나 비슷한 것을 발견 할 수 있었다.

태국 치앙라이에 고려 후손, 가장 복음 전해지지 않는다?

그 뿐 아니라 아랫도리를 입히지 않고 키우는 어린 아이들의 엉덩이에 있는 몽고반점을 보고는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를 인솔한 현지 선교사님의 말에 의하면 그들은 고려의 후손으로 몽고 항쟁을 피해 여러 곳을 거쳐 그 곳 까지 왔다는 것과 몇 년 전 한국에서 생물학자 들이 방문 하여 이들의 유전자를 채취, 검사 한 결과 한국인 의 유전자와 같은 것을 발견 하게 되었다고 한다.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전율을 느끼며, 그들이 어떻게 이 먼 곳 까지 올 수 있었을까 하는 강한 호기심이 생기는 것을 경험했다.

그들이 어떠한 형편으로 그 곳에 와 있든지 우리와 동질감이 느껴지는 것에 대해 기뻐하여야 하는데 뒤이은 선교사의 말은 우리를 적잖이 당황케 했다. 여러 소수 부족 중에 가장 복음이 전해지지 않는 곳이 바로 이 곳이라는 것이다.

타 부족에 비해 우리와 비슷한 민족 이라는 이들 만이 유독 배타적이고 경계심이 많아서 대화하기가 어려운 사람들 이라는 것이다.

대부분 남성, 마약중독에 여성은 일만

그리고 가장 심각한 문제는 마을의 대부분의 남자들이 마약에 중독돼 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치앙라이의 산악 지역에는 여러 부족들이 마약을 대규모로 재배하여 그들의 삶을 꾸려왔다. 그러나 수 년 전 부터 태국정부에서 대대적으로 마약의 유통을 차단하고 마약재배지를 차 밭으로 바꾸는 사업을 시행 하여 큰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때문에 이제는 대부분의 지역이 차를 재배하고 생산 하여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깊은 산 속에서는 소규모로 몰래 마약을 재배 하여 팔기도 하고 그들이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 라후족 마을이 아직도 마약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대부분의 남자들이 마약에 빠져 있었는데, 동네 입구에서부터 볼 수 있었던 광경은 남자 들이 자기 집 마당에 있는 평상 내지는 방 입구에 기대어 앉아 초점 없는 눈을 하얗고 야윈 모습으로 마약을 태우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들이 사용하는 마약은 양귀비에서 채취 한 것과 대마를 재배 하여 담배처럼 흡연하는 것이다. 대마초인 것이다. 그렇게 마약을 즐기는 그들의 모습에서 그 어떤 활력과 희망도 엿 볼 수 없었다. 여자들은 열두 살, 열세 살이 되면 시집을 가서 애를 낳고 하루 종일 경사가 가파른 산밭에 애를 업고 일을 한다.

여자들이 산두라고 하는 물 없이 자라는 쌀 나무를 재배하기 위해 힘들게 일할 때, 남자들은 집에서 특별히 하는 일 없이 마약에 젖어 있는 것이다. 그들은 삶에 대한 애착이 없다. 마약을 하게 되면 나타나는 독특한 현상이 그들에겐 일상화 돼 있다. 중추 신경이 마비되고 항상 동공이 풀려있으며 집중력이 저하되어 생산적인 일을 추구할 수 없고 폭언과 폭행을 일삼기도 하여 가족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해를 보며 살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마약은 인간의 정신뿐 아니라 삶 전체를 어두움 속으로 몰고 가며 그 자신 뿐 아니라 가족 까지도 희망을 잃게 하는 무서운 것이다. 나아가 그 나라와 민족의 장래 까지도 암울하게 하는 것을 우리는 알 수가 있다.

우리는 그 라후족을 위해 얼마나 울며 기도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기도 제목 중 가장 간절했던 것은 그들의 환경을 하나님께서 바꿔 주시도록 하는 기도였다. 마약 밭을 모두 차밭으로 바꾸고 그들이 그들의 후손을 위해 무엇인가를 물려줄 것인가와 가장 중요한 것은 복음이 그들의 가장 크고 귀한 유산이 되게 해달라고 절실하게 기도했다.

나는 그들에게 또 갈 것이다. 마약이 그들 가운데서 없어지고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이 그들과 함께 할 때 까지.

청소년 마약(痲藥) 중독 예방과 재활치료
뉴비전센터 조지아지부장
유석현 전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