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목사가 순복음총회신학교의 학력 인가에 대해 감격을 전했다. 그동안 정식 인가 신학대가 없어 고심해왔던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이하 기하성)는 얼마 전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순복음총회신학교 학력인가를 받았다.

21일 오전 11시 여의도 CCMM 빌딩에서 열린 순복음총회신학교 4년제 학력인가 감사예배에는 이미 오래 전 신학교를 졸업했던 원로 목회자들을 비롯해 교단 관계자들이 참석해 기쁨을 함께 나눴다. 예배는 학교법인 순총학원 이사장 정원희 목사의 사회로 서대문측 총회장 박성배 목사의 경과보고와 조용기 목사의 설교, 공로패 전달, 이영훈 목사의 축사, 재단법인 이사장 박광수 목사의 축도 등이 이어졌다.

특히 교단의 최고 원로이자 그 자신 역시 순복음총회신학교를 졸업자인 조 목사는 신학대 설립 허가를 위해 누구보다 오랫동안 기도해왔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학생 시절 초라했던 학교 보며 낙심, 눈물로 기도”

처음 공부하던 시절 조 목사는 “상당한 꿈을 갖고 큰 대학인 줄 알고 왔는데 나그네 수용소나 집단 거지 수용소 같아 굉장히 낙심됐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동료들과 동고동락하며 눈물로 4년제 학력 인가를 내 달라고 기도했었다”며 “마치 요셉이 꿈을 꾸는 것과 같은, 꿈 중에서도 꿈이었다. 상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얼마 안 가 ‘결국 세울 수 없는 것이구나’ 하는 절망 속에 빠졌다”며 “우리 학교를 나온 많은 사람들이 대개 감리교나 장로교 같은 인가받은 학교로 가 버렸다. 우리 같이 빽도 없고 힘도 없는 사람들만 남아서 굉장히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또 “공부할 때 교수님들은 다른 교단에서 은퇴한, 나이 드신 분들이셔서 그런지 횡설수설하고, 칼빈에서 알미니안을 왔다 갔다 하고 정신이 없었다”며 웃었다.

조 목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령운동은 때를 만났다”며 “인간이 하는 모든 일은 때를 만나야 한다.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때에 태어난 교단이기에 하나님이 버리지 않으셨다”고 전했다.

이어 조 목사는 현재 교단이 갈라진 상황에서 이날 행사에 자신의 참석이 자칫 한쪽으로 편향되어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의식한 듯 어느 한 편에 설 수 없는 입장을 설명하면서도 “그러나 신학교는 나의 고향이고 수고를 많이 쏟았다. 더구나 박성배 목사가 목숨 바쳐 신학교를 세운 것은 잘 알고 있다. 난 꿈을 가질 수 없었는데 박 목사는 끝까지 꿈을 갖고 추진해왔다”며 그동안의 수고를 인정해 공로패를 전달했다.

조용기 목사 “후회하지 않는 것은 제자들을 길러낸 것”
박정근 원로 “조 목사님과 선배들 신앙 영구히 계승되길”


조 목사는 인재 양성이야말로 기독인들이 지향해야 할 최고의 가치 중 하나임을 강조하며 순복음총회신학교를 통한 교단 발전과 복음 전파에 관심과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 목사는 “제가 지금 돌아볼 때 후회하지 않는 것은 50년 목회생활을 하면서 사람을 길러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열심히 제자들을 길러 세계적으로 1천여명의 제자가 생겼다는 것”이라며 “이번에도 70만 성도의 반을 잘라 19명의 제자들에게 독립시켰다”며 제자 양성과 파송의 신념을 전했다.

조 목사는 이번 인가로 좋은 학생을 모집할 수 있게 되고, 졸업한 학생이 다른 곳에서 공부를 이어 할 수 있어 발전 기회가 주어지며, 좋은 커리큘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등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목사는 “젊을 때 그렇게 소망하던 꿈이 이뤄지기까지 50년이 걸렸다. 아버지께서 꿈을 이뤄주신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교단 원로 박정근 목사(정책위원회 위원장)는 “순복음의 성령이 역사 가운데 계속 뿌리 내리기 위해선 신학적으로 체계화되고 교리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조용기 목사님의 영성과 선배 목사님들의 신앙이 영구히 계승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