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3일째인 21일 오전 7시 민주당 기독신우회, 호산나선교회, W-KICA가 공동주최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추모예배를 드렸다.

이날 행사를 인도한 호산나선교회는 광주 5.18 사건 당시 수도권에 있던 호남지역 출신 목회자들의 지도로 시작되어 올해로 29년을 맞이한 단체. 현재 수도권에서 사역하고 있는 이 지역 출신 담임 목회자만 2,500여명으로 유난히 지역색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날 예배에는 정작 영남지역 목회자인 김삼환 목사(명성교회)가 설교를 맡아 화합의 메시지를 선포했다.

김 목사는 “의인의 고난, 한 사람의 고난으로 민족 전체의 아픔이 치료되고 평화를 가져다 주었다. 김 전 대통령의 말할 수 없는 아픔으로 우리의 상처가 치료되고 그가 죽음 앞에 수없이 오가면서 살아있는 우리가 축복을 누리게 되었다”고 전했다.

호남 주최 추모예배에서 설교자로 나서 소회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선 평화 이룰 수 없어”


김 목사는 특히 지난 1998년 김 전 대통령의 선거 출마 당시 자신이 영남 출신 목회자임에도 불구하고 당회 결의로 지지 입장을 견지했던 일화를 통해 고인의 지역 대립구도 타파에 뜻을 동참했던 일화를 전해 이목을 끌었다.

김 목사는 “개인적으로 김 전 대통령과 가까워졌던 것은 대통령 선거 때 1년간 열심히 김 전 대통령을 위해 뛰었을 때가 계기가 됐다. 당시 우리 교회는 당회 결의라는 위험한 결정을 했었다. 그러한 결정을 하기에 너무 어려웠지만 그가 이 민족을 향해 꿈꿨던 사명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무대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지에 적극적이었던 이유로 그는 “제가 영남 출신이었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김 전 대통령은 영남 대통령들에게 수십 년간 어려움을 당하며 싸우셨다. 영남 지도자들이 끊임없이 반대하셨음에도 DJ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성서적으로 볼 때 그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여당은 야당에, 야당은 여당에, 호남은 영남에 영남은 호남에 기회를 줘야 하고 북한은 남한을, 남한은 북한을 계속 생각해야 나라가 잘 될 수 있다”며 “평화는 조화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평화가 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로 김 전 대통령께서 저희 내외를 초청해 자주 다녀오고, 이번 설에도 다녀왔었다”며 “다 같이 손을 잡고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기 원했던 김 전 대통령의 뜻을 마지막 끝까지 꽃을 피워내자”고 당부를 전했다.

한편 이날 예배에는 김영진 민주당 의원이 조사를 전했으며 김형오 국회의장,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추모의 말,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의 조시, 김요셉 목사(한장총 대표회장)와 민주당 천정배 의원 추모기도, 이용규 목사(호산나선교회 회장)의 축도 등이 이어졌다.

송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