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과 사랑해서 결혼하셨습니까? 아니면 어쩔 수 없어서? 얼떨결에? 기도 끝에? 첫 사랑의 감격에 매여 사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과 속상함이 있어도 넉넉히 이기게 됩니다”

하나님만 바라보고 살 것 같은 목사와 사모 사이에 갑자기 낯간지러운 사랑 타령은……. 하지만 어쩌겠는가, 소위 ‘성공한’ 목회자들이더라도 정작 가정에서의 아픔과 상처로 남모르게 고민하는 이들이 많은 게 현실인 것을.

사모들을 향해 설동욱 목사는 강연을 이어갔다. “남편과 처음 사랑했을 때 함께했던 장소에 가보세요. ‘그땐 그렇게 사랑했는데 내가 왜 그랬을까. 은혜 받고 성령 받고, 기쁨과 감격이 넘쳐 이 몸을 주님께 바칩니다. 그렇게 고백했던 때가 있는데…….’ 건강한 사모로 살려면 첫 사랑의 감격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어떤 일도 감당할 수 있는 사모가 될 수 있습니다”

‘건강한 사모, 행복한 목회자를 위한’ 제14회 전국목회자사모세미나가 목회자사모신문, 한국지역복음화협의회, 국민일보 주최로 서울 예정교회에서 전국 각지에서 모인 1천여 명의 목회자 사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10일부터 13일까지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에는 피종진 목사(남서울중앙교회), 곽선희 목사(소망교회), 림택권 박사(전 아신대 총장), 강문호 목사(갈보리교회), 김문훈 목사(포도원교회), 설동욱 목사(예정교회), 오범열 목사(성산교회), 손인경 박사(삼손한의원) 등 유명 강사들이 강의를 인도했다.

지난 14년의 명성과 사모들 사이에 퍼진 입소문 덕에 올해 세미나도 개최 한 달 반 전에 선착순 1천명이 마감됐다. 서울부터 부산까지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사모들은 때론 신나게 웃고, 때론 눈물을 훔치면서 세미나에 참석했다.

▲전국에서 1천여명의 목회자 사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제14회 전국목회자사모세미나에서 설동욱 목사(예정교회)가 강연을 하고 있다. ⓒ 송경호 기자

‘사모의 역할’ ‘사모의 영성’ ‘행복한 부부생활’까지. 사모라서 말할 수 없었고, 어디 물어볼 수도 없었던 고민거리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의 강의를 통해 해결받고 치유받는 시간이었다. 신나는 율동, 성극대회, 간증시간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사모들을 3박4일 동안 매료시켰다

설동욱 목사는 목회자와 사모의 관계에서 “남자와 여자의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있는 모습 그대로를 존중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갖자”고 강조했다. 또 “여성으로서의 아름다움, 즉 정결의 아름다움과 지혜로운 말을 잘하는 아름다움을 가져야 한다”며 “가족이나 성도들로 인해 믿음을 빼앗기지 말고 기도하며 자신의 신앙과 사모의 정체성을 잘 지켜나가라”고 당부했다.

행사를 모두 마친 사모들은 “목회 내조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지혜가 생겼다”, “남편에 대한 첫사랑이 회복되었다”, “그렇게 사모하던 방언의 은사를 받았다”, “이렇게 행복한 느낌 처음이다”, “성도들의 봉사가 아름다웠다” 등 수많은 간증과 열매를 쏟아냈다.

오랜 시간 남모를 고민과 고통으로 우울증 진단을 받고 약처방 권유를 받았다는 김주경 사모(순복음비전교회)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모든 문제를 치료받았음을 감사드린다”며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고 모든 문제를 기도와 감사로 이길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지친 사모들에게 힘과 비전을 줘야 목회자가 살고, 목회자가 살아야 교회가 산다”는 설동욱 목사의 철학에 따라 세미나는 철저히 사모들을 섬기는 데 초점을 맞춰 무료로 진행된다. 세미나가 진행되는 동안 교회 안팎은 설 목사의 비전에 동참한 성도들이 끊임없이 음식을 준비하고 사모들의 필요를 채우느라 정신없다.

인기있는 부흥강사로 한 해 절반을 부흥회 인도로 전국을 누벼 온 설 목사는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연령층의 사모님들이 참석해 주안에 서로 목회자 사모로 부름받음을 격려하고 축복하며 새 힘 얻어 돌아가는 사모님들을 볼 때 목회자사모세미나는 해마다 할수록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