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신교 124년 역사 중 10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자리를 지켜온 한국 교회 역사의 산증인의 후배들에 대한 지침을 듣고자 모인 목회자들의 열기로 세미나장은 후끈했다. 백수(白壽)를 맞은 대(大) 원로 방지일 목사는 후배들에게 '하나님의 일하심'만을 말했다. 세미나를 시작하면서도 "하나님께서 영으로 우리에게 주신 말씀을 누가 가르치며, 누가 배울 것인가."라며 "하나님의 영이 친히 말씀을 전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뉴욕지구한인목사회(회장 송병기 목사)는 8월 10일부터 12일까지 방지일 목사를 초청, 뉴욕신광교회(담임 한재홍 목사)에서 목회자영성세미나를 개최한다. 첫날 세미나에는 150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백수를 넘겼지만 강단에서의 목소리만큼은 쩌렁쩌렁 힘이 넘쳤다. 방지일 목사는 두 시간 여 동안 세미나를 이끌며 직접 겪은 한국 교회 역사의 다양한 현장 곳곳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나 인간 행위의 무익함과 하나님의 전적인 역사하심, 오직 복음만을 붙들어야 한다는 그의 메세지는 일관됐다. 강단에 서서 말씀을 선포하는 자리에 섰지만 방 목사는 "함께 하나님의 영을 받는 시간"이라며 "72년 목회 경력은 나의 것이지만 내 것을 전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의 능력이 전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누가복음 24장 49절을 본문으로 삼고 첫날 강의를 이끈 방지일 목사는 인간의 무익함을 역설했다. 그는 "바울이 하나님의 말씀에 붙잡혀 유대인들에게 예수는 그리스도라 밝히 증언했듯 '내가 말씀에 붙잡혔는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목회자들이 사사로운 이익에 사로잡혀 욕심을 채우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라고 쓴소리를 전했다.

"말씀에 붙잡혀 내가 없어지고, 내가 주장하는 것이 사라져야 합니다. 말씀을 붙잡고 사십니까? 요즘 교회는 구제와 봉사에 나서자는데 관심이 많죠. 그러나 '예수는 그리스도'라는 메세지 없는 봉사는 의미가 없어요. 메세지 없는 기독교는 윤리, 도덕, 사회 강령은 될 수 있겠지요."

20년간 중국 선교사로 사역한 바 있는 그는 중국 교회의 사랑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방 목사는 "선교사 시절 중국을 영적, 경제적으로 도왔지만, 오히려 그들이 나를 살린 것"이라며 "중국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중국 교회의 미래에 대해 "지하교회와 삼자교회가 손잡아야 중국을 살린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지금도 중국과 중국 교회의 변화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지하교회는 자체 신학교를 갖고 있지 않으나 인적 네트워크와 통신망이 발달되어 있으며, 공안의 인정을 받는 삼자교회는 삼자교회대로 교회와 신학교를 갖추고 발전하고 있다. 중국의 정치 상황 또한 개방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주목하고 있는 방 목사는 "언젠간 이 두 교회가 손잡는 날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