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명예교수인 김동길 교수가 자신의 홈페이지(www.kimdonggill.com)에 올린 글을 통해 전 신동아그룹 회장 최순영 장로의 억울함을 풀어야 한다는 주장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 20일 “잘못된 일은 속히 바로 잡아야죠”라는 제하의 글에서 신동아 그룹 공중분해의 내막에 대해 거론하며,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가 발벗고 나서 불편부당한 사실 심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글은 현재까지 1만여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김동길 교수는 <월간조선> 금년 3월 호에 실린 신동아그룹 사건에 대해 “한마디로 하자면 ‘그들은 굶주린 이리 떼처럼 달려들어 20조원짜리 회사를 뜯어먹었다’는 표지의 타이틀이 모든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며 “‘그들이’란 도대체 어떤 인간들인가. 그들은 ‘DJ 정권 실세’라고 토를 달았다. 내용을 읽어보면 끔찍한 이야기”라고 했다.

김 교수는 “생사람 잡아다 가두고, ‘DJ 정권의 실세’라는 자들이 달려들어 뜯어먹고 갈라먹고, 대를 이어 이룩한 대기업 하나를 삼키고 말았을 뿐 아니라 주인은 홀랑 벗겨 눈보라치는 허허벌판에 내동댕이친 것”이라며 “정권이 잘 돼가는 기업 하나를 하수인을 시켜 결단을 내놓고, 김대중·노무현으로 이어지는 10년의 긴 세월 동안 끽소리도 못하게 하였으니, 정권교체가 이루어지고도 2년 가까이 지났는데 이 사실의 진상을 규명하지 않는다는 것은 천인공노할 악행이라고 느꼈다”고 했다.

김동길 교수는 10년 공소시효가 만료되었으니 법적으로도 조사할 근거가 없다고 하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 ‘실세들’의 궤변일 수는 있어도 결코 선량한 일반 국민의 의견일 수는 없다”며 “이 협잡·악행에 관여한 ‘실세들’의 ‘양심고백’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 사필귀정의 수순이 간편해질 것이다. 히틀러의 졸도들이 유태인을 학살한 만행에 무슨 공소시효가 있을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 잘못된 두 정권 하에서 최순영 회장이 입이 있어도 말을 못하고 앙앙불락의 세월을 보낼 수밖에 없었을 텐데, 그 10년을 공소시효기간으로 잡을 수는 없는 일”이라며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가 먼저 발 벗고 나서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민국 경제개발이 가속화되던 시절, 여의도 벌판에 63빌딩을 세운 기업인이자 한국교회를 위해 헌신하던 장로였던 최순영 장로는 1999년 당시 아내 이형자 권사의 ‘옷 로비 사건’으로 시련을 맞게 된다. 결국 오랜 수사 끝에 2001년 대법원에서는 “이형자의 로비는 없었다”며 무죄를 선고했으나 사실은 외면당했고, 기업은 해체 수순을 밟았다.

10년의 수감생활 동안 “하나님은 중심을 보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깨닫고 많은 회개를 했다”는 최순영 장로는 그러나 “다시는 이 같은 억울하고 불행한 사건이 이 땅 위에 일어나서는 안된다”며 진실을 알리기 위해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