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한인교회의 미래를 쉽게 예측할 수 있겠느냐마는 그렇다고 해서 예측조차 하지 않는다면 미래의 변화에 대비할 수 없고 한인교회의 위기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코스타가 마련한 목회자 사역자 세미나에 나선 노창수 목사(워싱톤중앙장로교회)는 1.5세다운 신선한 시각으로 한인교회의 미래를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노 목사는 “맥도날드와 인앤아웃버거, 타코벨과 치폴레의 차이가 무엇인지 아느냐”며 강의의 시작을 열었다. 노 목사는 “맥도날드와 타코벨은 정해진 메뉴를 골라서 1번, 2번, 3번 식으로 주문하는 곳이며 인앤아웃버거와 치폴레는 직접 자신이 원하는 메뉴를 만들어서 주문하는 곳”이라고 정리했다. 영어가 불편한 한인들은 “2번 메뉴 주세요”라는 식의 맥도날드가 편할 수 있지만 요즘 변화하는 신세대는 자신이 원하는대로 만들어 먹는 세대란 점이다. 노 목사는 “한인교회는 다양한 성도들의 다양한 요구를 잘 충족시킬 수 있는 멀티 메뉴 시스템을 교회 내에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목사는 “내가 1.5세로서 목회하며 보니 다 같은 1세 한인이라도 이민 시기와 살아온 환경에 따라 한국어가 내포한 의미가 전혀 달라질 수 있더라”며 “단순히 1세, 1.5세, 2세로 한인을 분류해 목회하는 시대가 지났다”고 밝혔다.

미국의 인스턴트 레스토랑 문화에서 유추한 이런 변화는 미국교회에 이미 반영되고 있다. 미국은 지역사회의 교회라는 의미에서 많은 교회가 Community 교회였다. 우리가 누구나 아는 새들백교회 역시 원래는 Saddleback Community Church였다. 과거의 미국인은 자신이 속한 지역 속의 교회를 찾아 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요즘 새들백교회는 교회 이름에서 Community를 뺐다. 왜냐면 더 이상 Community 교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노 목사는 “새들백교회에 출석하는 사람들은 그 지역사회의 사람들 뿐 아니라 1시간동안 차를 몰고 오는 사람들도 포함한다. 새들백은 이제 Commuter 교회다”라고 밝혔다. 이 Commuter들은 Community 교회보다 자신의 신앙과 자녀 교육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는 건강한 교회, 보다 좋은 교회를 찾는 세대들이다.

한인교회는 어떤가? 노 목사는 “미국과 반대로 과거의 한인교회는 Commuter 교회에서 Community 교회로 발전해 왔지만 현재는 다시 Community 교회에서 Commuter 교회로 회귀해 가고 있다”고 정리했다.

이민사회 초기에는 각 지역에 흩어져 살던 한인들이 주일만 되면 1시간을 운전해 한인타운 안에 있는 한인교회로 출석했다. 이 때가 Commuter 교회의 시대다. 그러다 한인사회가 커지면서 한인들은 1시간 운전하기보다 자기 집 근처의 교회인 Community 교회로 출석하기 시작했다. Commuter 교회에서 Community 교회로 변화된 순간이 이때다. 그러나 주거, 생계 등 1차적 문제가 해결된 한인 이민자들은 신앙과 자녀 교육 등의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는 Community 교회를 떠나, 좋다고 소문난 Commuter 교회로 다시 돌아가고 있는 것이 노 목사의 진단이다.

이런 점에서 교회는 성도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 외에도 ‘건강’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성도들은 교회의 사이즈에 관계 없이 건강한 교회를 찾기 위해 먼 거리와 시간적 소모를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노 목사는 한인교계의 가장 존경받는 원로 중 한명인 이원상 목사가 개척해 26년간 목회한 워싱톤중앙장로교회의 후임목회자로 부임해 10년간 목회하며 느낀 깨달음과 감사를 젊은 청년 목회자들에게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