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의 한 선교단체에 기독교 메시지 전파를 중단하라는 경고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본부를 둔 선교단체 순교자의소리(VOM)는 작년 한 해 동안 북한의 사업체, 정부 기관 등의 팩스 번호를 수집해 사랑과 용서에 관한 기독교 메시지와 성경 구절을 매주 보내 왔다.

이들은 최근 송신처가 북한 핀란드 대사관으로 보이는 익명의 팩스를 받았는데, 이 팩스에는 “우리는 당신들이 누군지 잘 알고 있다. 한번만 더 이같은 불순한 내용의 팩스를 보낸다면 당신들에게 매우 나쁜 일이 생길 것이니 후회할 일을 하지 말라”는 경고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VOM에 따르면 이들은 마지막으로 지난 달 4일 팩스를 보냈고, 하루 뒤인 5일에 북측으로부터 팩스를 받았다. 이로부터 며칠 뒤, 북한 당국은 지난 3월 불법 입국 혐의로 체포한 미국 여기자 2명에게 12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북측으로부터 받은 팩스는 “평양의 지시 없이 대사관 자체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VOM 미디어 담당자이자 북한 전문가인 테드 네틀턴은 밝혔다.

그는 “이는 (북한 당국이) 우리의 팩스를 받았고 읽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북한의 변화를 위해, 힘들겠지만 북한의 공산주의자들을 위해서도 기도하자”고 전했다.

VOM은 성경 구절을 적은 풍선을 북한으로 날려보내는 등 북한 관련 사역을 다년간 진행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