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하는 교회는 하나님께서 영혼들을 붙여주신다고 생각합니다. 테크닉으로 전도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저는 오늘도, 내일도 어찌보면 ‘무식한’ 방법으로 무조건 나갑니다.”

지난해 4월 부천 중동역 부근에서 개척을 시작한 중동중앙교회(장용진 강도사·대신)는 출석성도가 40명을 넘어섰다. 한 가정과 함께 예배를 드리기 시작한지 1년 3개월만의 일이다. 40대가 돼서야 늦깎이 목회를 시작해 목회 경험도 일천한 장 강도사의 중동중앙교회는 중대형교회가 즐비한 중동 지역에서 새로운 기적의 역사를 써 나가고 있다.

◈고비를 넘기는 법=어느 개척교회 목회자인들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전도하고 싶은 마음이 없겠는가. 하지만 적지 않은 목회자들이 ‘해도 해도 열매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느끼는’ 고비를 넘어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중동중앙교회는 1년 3개월만에 급속 성장한 케이스기 때문에 고비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을 수 있지만, 분명 고비는 찾아왔을 것이고 그 고비를 잘 넘겼기 때문에 현재 순항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질문을 시작했다.

“되든 안 되든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장 강도사 부부도 1여년간 공들인 성도가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모 교회로 떠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할 때도 있었다. “그 성도님 아시는 분이 장로가 되려면 3명을 전도해야 한다고 하셔서 교회를 그쪽으로 옮기시더라고요….” 주일날 아무리 양육을 잘 해도, 세상으로 나가면 6일간의 ‘가라지 뿌리기’가 시작됐다. “아직 목사 안수를 받지 못해서 축도를 못하는데, ‘이단 아니냐’는 말을 듣고 온 성도도 있고, 작은교회 다닌다고 하면 큰 교회 다니자고 하는 주변 사람들도 있고요….”

장 강도사가 개척 첫 해에 ‘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본부장 박재열 목사)’ 목회사관 훈련을 받게 된 건 그래서 어쩌면 하나님의 은혜였다. “매달 박재열 목사님이 얼마나 목회를 열심히 했나 체크하시잖아요. ‘뭐했냐’고 물어보면 대답할 말이 있어야죠(웃음).” 장 강도사는 마치 ‘숙제’를 하듯 꼬박꼬박 전도와 기도, 양육 등을 지난 1년간 해 나갔고, 이제는 하나의 좋은 ‘습관’처럼 이를 계속 해 나가고 있다. 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 목회사관 훈련은 매일 전도와 기도 등의 분량을 체크하고 이를 토대로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함께 모여 평가를 하고 있다. 해병대 출신인 장 강도사 특유의 ‘끈질김’도 한몫 했다. “전도지가 단 한 장만 있다 해도, 무조건 나가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주면 다시 돌아온다=장 강도사는 개척 직후부터 여유가 없는 가운데서도 ‘주는 목회’를 강조했다. 1년이 갓 지났지만, 벌써 선교사를 두 명 지원하고 있고, 1년간 도움을 받은 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에는 작은 정성이나마 받은 은혜를 되갚고 있다. 박재열 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장은 “지원을 받은 교회가 다시 적은 금액이지만 지원해줄 때 정말 보람이 느껴진다”고 말한다.

중동중앙교회는 넉넉함을 추구한다. 성도 몇명과 함께 근처 공원에 모이시는 지역 어르신들에게는 같은 시간 무료급식을 지원하고 있고, 김장김치도 교회에서 먹을 양보다 훨씬 많이 담근다. 근처 학교의 기독 동아리 학생들에게 교회를 모임과 찬양팀 연습 장소로 제공하고, 모인 학생들이 김치를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모임이 끝나면 배가 고프잖아요? 그래서 ‘컵라면만 사 와라, 김치는 마음껏 주겠다’고 했지요.”

장 강도사는 ‘우리 교회는 작다’는 생각에 빠지지 말라고 지적했다. “자꾸 작다, 작다고만 하면 위축되고 쪼그라들지요. 우리는 작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각 교회마다 하나님께서 맞는 성도를 주신다고 생각해요. 보내시는 분은 하나님이시잖아요?”

◈‘칸트’가 돼라=장 강도사와 조경순 사모, 그리고 몇몇 성도들은 늘 ‘같은 시간에, 같은 방법으로’ 전도를 나간다. 그것도 ‘중동중앙교회’를 알리는 하나의 전략이다. 기자가 인터뷰를 한 날에도 전도 시간이 예정돼 있어 인터뷰를 오래 끌 수 없을 정도였다. 금요일은 근처 시장 전도, 토요일은 교회 앞 노방전도 등이다. 노방전도를 할 때는 와플이나 생강차 등으로 사람들을 유혹(?)하기도 한다. 1년간 꾸준히 하다 보니 지역사회에 교회가 많이 알려졌고, 중동중앙교회를 개척교회라고 인식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월요일에는 손글씨(POP), 화요일 비누공예, 수요일 풍선아트, 주일에는 드럼교실·기타교실·신디교실 등 다양한 접촉점을 만들어 주민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강사는 모두 성도들로 구성돼 있고, 재정은 수강자와 교회가 반반씩 부담한다. “이런 일들은 지역 주민들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갖기 위해 시도하는 것들입니다.”

장 강도사는 “인심을 잃으면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교회가 지역사회에서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중동중앙교회는 지역사회에서 ‘참 좋은 교회’로 인정받고 있다고 그는 귀띔했다.

◈전도하다 기신자를 만났을 때=“개척교회가 힘든 점 중 하나는, 기도의 동역자들이 없다는 거지요.” 중동중앙교회는 창의적인 방법(?)으로 구성된 60여명의 기도 동역자들이 있다. 대부분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다.

비결은 전도에 있다. 대부분 전도를 하다 교회를 다니는 성도를 만나면 ‘예수 잘 믿으세요’ 하고 헤어지기 일쑤. 하지만 중동중앙교회는 이들을 ‘기도 동역자’로 만들고 있었다. “교회를 다닌다고 하면 저희 교회를 위해서 기도해 달라고 해요. 그러면 대부분 허락하지요. 그들은 관리가 중요한데, 주기적으로 문자메시지로 기도제목을 보내면서 기도를 요청합니다.” 개척교회는 무엇보다 기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그는 깨달은 듯 했다.

그는 성도들에게도 기도제목을 받아서 한 주간 동안 기도해 준다. “헌금 시간에 헌금과 함께 기도제목을 넣도록 하고 있지요. 정말 매주 다양한 기도제목들이 들어옵니다.” 기도제목을 보면서 성도들의 영적인 상태도 파악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치유·상담’에 은사가 있는 그는 기도제목을 바탕으로 성도들과 상담을 진행하기도 한다.

◈주방은 나의 교구=중동중앙교회 주일예배는 11시. 하지만 9시 30분부터 1시간여 동안, 2시간 후면 설교를 해야 할 장 강도사는 주방에 있다. 설교 준비에도 모자랄 시간에 그는 주방에서 무엇을 하는 것일까?

그는 9시 30분부터 시작되는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들에게 선사할 떡볶이를 만들고 있었다. 몇 주만 하는 게 아니라, 그는 이 일을 1년간 계속 해 오고 있다. “사모는 주일학교 교사이니, 설교하는 시간 빼고는 제가 준비해야지요. 교사는 왔다갔다 하면 학생들이 산만해지고 제대로 돌볼 수가 없어요.” 해병대 출신답게 똑 부러지는 대답이다.

목회자가 주방엘 들락날락하는 게 좋은 일이냐는 반응에는 “진정한 목회자의 권위는 말씀에서 나타나는 법”이라고 주장했다. 쓸데없이 ‘목회자의 권위’만을 내세우는 풍토가 바뀌어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장 강도사가 교회학교에 쏟는 관심을 짐작할 수 있다. “주일학교만큼은 생명을 걸고 끌고 갈 생각입니다. 한국교회에 젊은이와 어린이·학생들이 갈수록 줄어든다잖아요. 현재 학생들이 30여명 되는데, 주일학교가 왕성하게 움직이는 교회가 되게 하고 싶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큰 주일학교는 못 되더라도, 전국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복음주의적인 주일학교는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중동중앙교회는 이미 한국교회 전체를 생각하고 있었다.

믿음과 새로운 전략으로 2000년 이후 부흥 성장한 개척교회들의 다양한 사례를 찾습니다. 이메일(dwlee@chtoday.co.kr)이나 전화(02-598-4564), 본지 자유게시판·댓글 등으로 제보 바랍니다. 본 시리즈는 한국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본부장 박재열 목사)와 함께합니다.

[기획의도] 한국교회가 위기라고들 한다. 특히 작은교회가 성장하는 건 이제 불가능하다는 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세계적인 경제 불황에서도 쑥쑥 성장하는 기업이 나타나듯, 하나님 나라는 지금도 어디선가 커져 나가고 있다. 박재열 목사(한국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장)가 말했듯 “하나님이 돌아가시지 않으셨고, 성령님이 출장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현실’이 아니다. 여호수아와 갈렙이 고백했던 ‘할 수 있다(Yes, we can)’는 믿음이다. 척박한 환경 가운데서도 영혼 구원에 앞장서고 있는 작은교회들의 ‘부활 찬가’ 사례들과 그들을 돕는 손길들을 시리즈로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