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형제에게,

이씨 조선의 9대왕 성종(成宗)은 13살에 왕위에 올라 25년을 다스린 분입니다. 성종은 조선 초기의 문물 제도를 거의 완성했으며, 백성들은 이씨 조선 건국 후 가장 태평 성대한 세월을 보냈습니다. 성종은 이씨 조선의 역대 왕들 중에서 충성하는 신하를 가장 많이 거느렸다고 합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성종은 용서할 줄 아는 왕이었습니다. 성종의 신하한 사람이 지방에 내려가서 일을 처리해주고 융숭한 대접을 받고 상경했습니다.

그는 그 때 비단 열 필을 뇌물로 받았습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비밀이 없듯이 성종은 그가 비단 열 필을 받고 일을 적당히 처리해 준 사실을 보고 받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 신하는 성종 앞에 엎드려 일을 처리한 것을 보고(복명)했습니다. 성종은 “이번 일을 처리하느라 정말 수고가 많았소”하며 그를 칭찬했습니다.

그리고 성종은 그를 조용히 편전으로 불러 다음처럼 말했습니다.“듣건대 그대는 비단을 좋아한다 들었소. 비단을 상금으로 줄 터이니 가져가도록하시오”라며, 비단 열 필을 내주었습니다. 그 신하는 얼굴이 하얗게 되어, 열 번 죽어 마땅하지만 왕의 처분만 바란다며 사죄를 했습니다. 그때 성종은 “죄 됨을 깨달았으면 됐소.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마시오”하고 타이르고 용서해주었다고 합니다.

용서를 받은 신하는 일생을 두고 성종에게 충성했다고 합니다. 용서가 때로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서할 때, 그 용서에는 놀라운 힘이 들어있습니다. 우리들이 예수님을 일생 의지하며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하여 충성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님의 용서의 사랑을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기독교를 사랑의 종교라고 하는데 더 정확한 표현은 사랑과 용서의 종교입니다. 그래서 저는 위에서 ‘용서의 사랑’이라는 말을 썼습니다.

예수님은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하셨습니다(마 18:21). 우리는 주위에 용서하고 사랑해야 할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니 우리 자신이 매일 용서가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용서받는 것은 좋아하지만, 용서하는 것에는 인색합니다. 이제부터는 과감히 용서했으면 합니다.

사랑하는 형제님, 예수님의 다음 말씀을 꼭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서서 기도할 때에 아무에게나 혐의가 있거든 용서하라. 그리하여야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도 너희 허물을 사하여 주시리라”(막 11:25). 하나님 앞에 허물이 있습니까? 잘못이 있습니까? 다른 사람을 먼저 용서하십시오. 샬롬!

목양실에서 문창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