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6개월된 우리 선인이가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비록 먹을때만이지만 어려서부터 감사하고 기도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서 가르치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누군가 과자를 주거나 다른 것을 주면 고개를 한 세번쯤 끄덕끄덕 감사의 표시로 인사를 하곤 한다. (때로는 너무 많이 고개를 흔들어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는건지 좋아서 그러는건지 구분이 안 갈 때도 있지만…)

선인이가 잠자리에 들기 전 늘 우유를 먹는데 아무리 우유가 먹고 싶다고 해도 꼭 두손을 모으고 기도를 드리고 입에 우유병을 넣어 주었는데 오늘은 나의 실수로 기도하기 전에 우유병을 입에 먼저 꽂고 말았다. 그리고 나서는 내가 아무리 기도하자고 해도 두손을 모으지도 않고 기도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이제 16개월된 아기이지만 이미 자신이 원하는 바를 손에(?) 넣었음으로 더이상 엄마가 시키는 것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아버린 것이었다.

나는 이런 선인이의 모습을 보며 가끔은 내가 왜 그토록 원하는 기도 제목들이 더디 이루어 지는가를 깨닫게 되었다. 내가 아기 같은 신앙을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내가 그토록 원하는 기도 제목이 내가 원하는 그 시간에 딱딱 이루어 진다면 나는 더이상 간절히 기도하지 않을 것을 아시는 우리 하나님의 넓은 헤아리심이다. 사람이란 그런 것 같다. 너무 급해서 주님이 해결해주시지 않으면 안될 일들이 있을 때는 눈물 콧물을 흘리며 기도하다가 하나님께서 불쌍히 여기셔서 해결을 해주시면 언제 나에게 그런 일들이 있었냐는 듯이 기도를 중단하는 우리들의 모습! 마치 선인이가 자기가 원하는 우유병이 이미 입에 들어오면 기도하는걸 잊어버리듯이 우리들의 신앙도 이런 아기같은 모습이 아니었나를 반성해본다. 기도의 응답이 더디 이루어져 답답하신 분들은 자신의 기도생활이 이와같지 않았는가를 한번 살펴보아야 겠다. (물론 오랜 세월을 기다려야 하는 기도의 응답들을 제외하고..) 마찬가지로 나의 기도생활 가운데 이런 모습은 없었는지를 가슴 깊이 반성하고 생각해보는 하루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