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구 박사의 학술강좌 “교회의 개혁자 요한 칼빈”, 새벽기도회, 장로교단 연합예배 등 일련의 칼빈 탄생 5백주년 기념행사의 대미는 정용섭 박사의 학술강좌 “목회자의 영성과 성서해석학”이 장식했다. 최근의 연합 열기에 힘입어 40여명의 목회자들이 학술강좌에 참석했다.

칼빈의 신학적 담론과 고민의 핵심을 이루었던 것이 바로 ‘하나님의 말씀 그 자체’였던만큼 이번 학술강좌에서도 교회의 개혁과 하나님의 말씀으로서의 설교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강사 정용섭 박사는 현재 캔사스연합장로교회 원로목사이며 에모리대학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고 대한성서공회 성서번역실장, 강남대 신과대 교수를 역임한 경험을 살려 목회자들에게 목회자의 영성과 설교에 관해 조언했다.

정 박사는 “오늘날 교회는 차지도 덥지도 않은 라오디게아 교회와 같다”며 강의를 시작했다. “목회자의 말과 행동이 다를 뿐 아니라 그런 목회자에게 배운 제직들 역시 말과 행동이 다르다”고 꼬집은 정 박사는 “목회는 신학적 지식이나 사람 다루는 기술이 아닌 목회자의 인격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목회자가 가져야 할 영성의 핵심으로 자기 비움과 소명의식, 성경에 대한 정확한 이해, 위로의 마음 등을 강조했다.

성경해석학과 강해설교의 대가로 꼽히는 정 박사는 성경 해석의 방법에 관해 ▲성경으로 하여금 성경을 해석하게 하라 ▲문장의 맥락을 연결시켜 전체적 뜻을 드러나게 하라 ▲원어 성경을 갖고 해석하라 ▲줄과 줄 사이를 읽고 해석하라 ▲귀납적으로 해석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 한국어 성경 번역의 오류를 몇가지 꼽으며 “원어 성경으로 해석할 때 하나님이 말씀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성도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개역한글판 성경에서 마6:34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할 것이요 한 날 괴로움은 그날에 족하니라”의 경우는 마치 내일 일을 내일 염려하라는 말처럼 번역돼 있다. 이것은 바로 앞 구절 마6:25-32에서 공중의 새와 들의 백합화를 키우시는 하나님을 믿고 염려하지 말라는 말씀과 완전히 상충된다. 개역개정판에는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라”는 보다 원어에 가깝게 잘 번역이 됐다. 정 박사는 “여기서 내일은 헬라어에서 내일 그 자체, 내일을 주시는 하나님을 상징하며 내일 생길 일은 하나님이 다 책임져 주신다는 표현이 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학술강좌 후에는 시카고 지역에 새롭게 부임한 담임목회자를 환영하는 특별 환영식과 교제 시간이 이어졌다. 교제 시간에는 레익뷰장로교회가 특별히 점심을 준비해 대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