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한민국 16대 대통령의 국민장 영결식이 29일 오전 11시 서울 경복궁 흥례문 앞뜰에서 엄수됐다.

영결식에는 이명박 대통령 내외를 비롯한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후쿠다 전 일본 총리,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 등 주한 외교사절단, 유가족과 장의위원 등 3천여명이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사회는 송지헌 아나운서가 맡았다.

노 전 대통령의 영구차가 들어온 이후 시작된 영결식은 국기에 대한 경례, 고인에 대한 묵념, 이달곤 장의집행위원장(행정안전부 장관)의 약력 보고, 공동 장의위원장인 한승수 국무총리·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의 조사 낭독 등이 이어졌다.

이후에는 노 전 대통령을 위한 종교 의식이 이어졌다. 기독교 의식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권오성 총무가 대표로 진행했다. 권 총무는 차분한 목소리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이제 고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영혼이 이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영원한 안식으로 들어가기를 기원하며 함께 기도드리겠습니다”며 기도를 시작했다.

권 총무는 “이 시간 고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영혼을 주님께 맡기옵니다. 하늘의 자비를 베풀어 주시옵소서. 고인이 마지막까지 느꼈던 참담한 고통이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치유되기를 원하옵니다. 선한 목자 되신 우리 주께서 무한한 능력으로 그 영혼을 하늘의 푸른 초장에 인도하여 주시고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 하여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했다.

이어 “고인을 보내고 슬픔 가운데 있는 이들을 어찌 인간의 말로 위로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주님의 사랑으로 유가족들을 깊이 위로하여 주시옵소서. 애통해 하는 국민들에게도 큰 위로를 허락하여 주옵소서”라고 남겨진 유가족들과 국민들을 위로해달라고 기도했다.

권 총무는 “민주주의와 인권, 민족화해와 통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소통과 국민 화합, 고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서 이루려 했던 과제도 저희 몫으로 남겨져 있음을 저희가 압니다. 이 시간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이렇게 떠나 보내지만 살아남은 저희가 이 모든 꿈과 희망을 담아 온 국민이 함께 힘을 모아 이뤄나가는 국민들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라고 고인을 기렸다. 그는 “서거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영혼을 편안하게 쉬게 하여 주시고 영원한 빛으로 비춰 주시옵소서”라는 말로 기도를 마쳤다. 이후 명성교회 합창단이 추모의 합창을 함께했다.

▲노무현 前 대통령의 영결식이 진행된 직후 운구 행렬을 지켜보기 위해 서울 시민들이 세종문화예술회관 앞을 가득 메웠다. ⓒ 송경호 기자
기독교와 함께 대한불교 조계종 서울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 노 전 대통령에게 영세를 줬던 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장 송기인 신부, 원불교 서울대교구 이선종 교구장 등이 각 종교를 대표해 의식을 진행했다.

이후 권양숙 여사, 노 전 대통령의 자녀인 노건호·노정연 씨 등 상주·유족들에 이어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헌화했으며, 전직 대통령과 장의위원, 외교사절, 각계 대표 등의 헌화가 이어졌다. 백원우 의원(민주당) 등 일부 참석자들이 이명박 대통령이 헌화할 때 뛰어나가 “사과하라”고 고함치며 야유를 보내는 돌발사태가 빚어졌다.

영결식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좋아했던 상록수와 아리랑 등의 곡을 공연하고 조총 21발이 발사된 이후 12시 20분경 마무리됐으며, YTN 등 주요 언론사에서 생중계했다. 이후에는 운구차량이 서울광장까지 이동한 후 노제가 이어졌다. 서울광장에서 김제동 씨의 사회로 양희은·안치환·윤도현 밴드 등이 공연하는 노제 이후에는 수원 연화장에서 화장된 뒤 김해 봉하마을로 안치를 위해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