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류사회에서 자녀를 차례로 영향력있는 인사로 키운 고재곤, 탁은숙 장로 부부. 자녀 세 명 모두 각각 MIT, 웨슬리대, 하버드 대학에 입학했다. 첫째 아들인 고경호 씨는 영국 로펌에서 국제변호사, 현재 이베이(인터넷 쇼핑몰)서 고문변호사로 활약하고 있으며, 막내 딸 루시 고는 지난해 산타클라라 고등법원 판사로 활동하고 있다.

고재곤, 탁은숙 장로 부부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신앙적인 삶이 자녀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말한다. "가난한 삶 속에서도 주일마다 교회에 봉사하면서 교회 일을 했습니다. 아이도 부모의 이런 모습에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라고 말한 고재곤, 탁은숙 장로 부부는 자녀들이 어려서부터 어린이 성경을 읽는 습관을 키워주면서 성경을 스스로 읽게 했다.

부모로부터 기도하는 생활 피부로 배워

부모가 하는 기도생활 또한 피부로 배우게 되면서 기도의 힘을 믿게 됐다고 한다. 막내 딸 루시는 '엄마 제가 이러저러한 일이 있어요. 기도해주세요'라고 물어보면 ‘그래 그 일은 하나님 보시기에도 합당하고 우리 인간에게도 옳은 일이다. 내가 열심히 기도할게 너도 잘 해’. 막내딸 루시는 어느새 저절로 하나님 능력을 믿게 됐고, 살아가는데 있어 하나님께 기도하는 생활을 가르쳐서 그런지 기도해주면 그 말을 잘 듣고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한다.

루시는 위험지역인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서 아무런 도움을 얻지 못한 상황에서도 부모님께 기도를 부탁하며 더욱 신앙심이 깊어지게 됐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는 도저히 살 수 없음을 고백하고 그때 만큼 하나님을 부르짖은 적도 없었다. 다행히 하나님 인도하심으로 일본 선교사를 만나 논문 쓸 자료를 수집해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고재곤, 탁은숙 장로 부부에게는 자녀에 대한 감사 제목이 많다. 첫째 아들은 고등학교 때 각 주에서 남, 녀 한 명씩 돌아가는 대통령장학금을 받아 당시 레이건 대통령 시기에 백악관에 초청되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전국 고등학생 수필대회 700명 안에 선발되기도 했다. 셋째 딸 루시는 하버드 대학에서 제일 봉사 잘하는 사람으로 뽑혀 트루만 장학금을 받았고, 하버드 학생회 총무를 맡기도 했다. 또한 신앙으로 자란 루시는 지난해 고등법원 판사로 임명될 때도 , 40개 단체에서 모두 추천서를 받았을 정도로 인간성, 능력 등 모든 면에서 인정받았다. 또한 판사 임명식 때는 법조인 7~80여 명이 참석해 축하해 줬을 정도이다.

이들 부부는 경제적으로 부유하지 않았지만 자녀와 늘 신앙적인 대화와 기도를 통해 자녀관계에 문제가 생긴 일은 없었다고 고백했다.

자녀교육은 하나님께 맡기고 기도하면서..

"영어와 미국문화가 익숙하지 않아 한국부모는 자녀와 원활한 대화통로가 부족합니다. 게다가, 부모가 매일 공부하라는 말만 하면서 대화는 부모와 자식간의 사이는 멀어지고, 부모는 자녀에게 요구만 하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이런 경우 대학에 들어가서도 학업을 못 따라가는 경우도 있지요”

자녀는 부모 욕심대로 되지 않음을 기억하고 하나님께 맡기고 기도해야 하고 자녀에게는 욕심이 아닌 대화와 관심임을 말하는 탁 장로는 이민 온 한인 부모의 취약한 부분을 지적하며 일하느라 바쁘더라도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방문해 선생과의 관계가 좋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녀교육에 중요한 것은 자녀와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시간이 없더라도 부모가 학교에 찾아와 관심을 기울일때 아이들과 좋은 관계가 형성됩니다"

어려운 생활 가운데 주일날이면 온종일 교회에서 봉사하며 섬기는 것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16살이 되자마자 스스로 일을 시작했다. 돈에 소중한 지도없이 돈만 주면 자녀에게 혼돈만 줄 수 있기에 스스로 일을 하면서 돈에 소중함을 일깨우게 되면 작은 돈도 결코 헛되게 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고재곤 장로가 자녀교육에 있어 무엇보다 강조한 것은 자녀의 책읽기. "부모가 자녀에게 간섭하기 보다 책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너무 중요합니다"라고 말한 이들 부부는 자녀에게 자연스럽게 책 읽는 습관을 가지도록 노력했다. 자녀 셋에게 같은 시간 더 책을 많이 읽었는지 경쟁을 붙여 종합점수를 내서 가장 많은 아이가 상금 30불을 받아가게 하면서 독서에 흥미를 붙여주도록 교육시켰다.

탁 장로는 어느 나라, 어느 사회, 어느 가정을 막론하고 윤리와 도덕을 강조하며 가르치는 면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어 안타까워했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커지고 개인 이익을 위해 윤리와 도덕을 헌신짝처럼 버려지고 있습니다. 교육과 종교계가 이런 세태에 휩쓸리지 않고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선도하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모든 축복에 진실로 감사해야 할 분은 따로 있다고 고백하는 부부는 "때에 따라 필요한 것을 준비해 주시고 지켜주시는 분은 하나님이셨습니다. 바빠서 잘 돌봐주지 못했던 자녀를 험한 세상에서 탈선하지 않고 부지런하고 올바르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으로 키워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며, “주님은 우리와 항상 함께 하심을 확신한다"며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