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종교개혁 491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종교 개혁은 실제로 교회 개혁이 주목적이었습니다. 교회 개혁은 새로운 교회를 만들기 위한 개혁이라기보다는 사도행전적인 신약 교회의 원형을 회복하고자 하는 성경적인 교회 회복 운동이었습니다.

“오직 말씀(Sola Scriptura)" 속에서 구원의 참된 도리를 찾을 수 있고, 하나님의 말씀이 교회의 가장 궁극적인 권위가 되게 하며, 성례나 율법, 행위나 인간의 노력이 아닌 ”오직 [하나님의] 은혜(Sola Gratia)”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Sola Fide)"으로만 구원받을 수 있음을 천명하였습니다. 결국 교회 회복 운동은 교회의 존재목적인 영혼구원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본질적인 구원관을 회복코자 하는 운동이었습니다. 교회 미래학자로 유명한 서울 연동교회 이성희 목사님이 최근 대전에서 열린 한국 기독교 학회 모임에서 “한국 교회의 위기와 미래 목회적 답변”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한국 교회는 총체적 개혁과 회복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발표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교회가 다양한 성장 요인에도 불구하고 성숙하지 못한 병리 현상들로 인해 오늘날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하면서 한국교회 위기 현상의 첫 번째 원인으로 ‘대형교회의 익명성’을 들고 있습니다. 소형교회에서 보여주는 한 교인에 대한 구체적이고 집중적인 관심도 싫고, 동시에 교인이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책임도 회피하려는 도피 성향이 사람들로 하여금 대형교회를 지향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이러한 익명성은 교회를 갈수록 약화시키게 된다는 것입니다. 대형교회가 제공하는 익명성의 보장은 ‘모이는 교회’로서의 기능은 가능하게 했지만 ‘흩어지는 교회’로서의 기능은 불가능하게 만듦으로써, 결국 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몸집만 비대한 병든 교회들을 양산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한국교회 위기 현상의 또 다른 원인으로 지연ㆍ학연ㆍ혈연을 중요시하는 한국인의 ‘정적ㆍ집합적 사고’를 들었습니다. 이러한 사고가 공동체의 분열을 조장하며 교회의 성장과 성숙의 한계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지나치게 목회자에게 의존하는 한국 교인들의 ‘의존적 신앙’도 한국교회 위기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합니다. 종교생활에서 뿐 아니라 일반생활에서도 목회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신앙은 평신도 사역을 극대화하는 미래 교회에 맞지 않을 뿐더러 목회자 업무 과중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목회자의 업무 과중과 관련 그는 한국교회 목회 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가지고 있었던 ‘성장 중심의 목회 구조’ 때문에 목회자나 교인 할 것 없이 ‘성장 신드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이러한 성장 신드롬이 목회자로 하여금 탈진 상태에 이르게 했다”면서 “시대의 변화에 따라 목회 구조도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대안을 제시하면서, △성장에서 섬김으로, △개교회주의에서 교회연합으로, △성직자 중심에서 평신도 중심으로, △교단목회에서 영성목회로, △서구신학에서 한국 신학으로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미래 교회는 평신도 사역이 점차 극대화될 것이고, 따라서 지금까지의 성직 패러다임에서 평신도 중심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한국교회는 평신도 훈련을 중요한 목회적 과제로 삼고, 평신도 사역자를 효과적으로 증대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공감이 가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실천적 대안을 제사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가 제시한 대안들을 보면 가정교회 사역이 역시 훌륭한 대안이 될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교회 성장보다는 불신자 VIP들을 섬기며 구원하는 일에 힘쓰며, 지역 교회로부터의 수평이동을 막음으로 교단과 교파를 초월한 교회들 간의 연합이 가능하고, 목자 중심의 가정교회 목장 사역은 진정한 평신도 사역을 회복시키는 21세기 제2의 종교 개혁 운동으로 자리 매김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