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대표적인 무신진화론자인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의 <만들어진 신>은 작년 한해 국내에서만 8만부 이상 팔리며 출판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도킨스는 이 책을 통해 유신론자들의 ‘신은 존재한다’는 주장을 반박, ‘신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유신론적 입장을 깨뜨리고 종교적 신념을 원색적으로 비판한다.
그가 주장하는 바의 근거는 진화론에서 비롯되고 있다. 그렇다면 진화론은 완벽한 이론일까? 창조론과 진화론은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가? 진화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 다큐멘터리 영화 ‘추방: 허용되지 않은 지성(Expelled: No Intelligence Allowed)’이 오는 29일 시작되는 제6회 서울기독교영화제를 통해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개봉된다.
‘진화론과 창조론, 허용되지 않는 소통?’
지난 4월 미국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과학계와 교육계에서 지배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진화론의 문제점과 한계를 제시하고, 창조론(지적설계론)을 포함한 생명의 기원과 관련된 다양성 있는 연구를 지지하고 있다.
이 영화는 지적설계론을 주장한다는 이유로 학교나 직장에서 쫓겨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지적설계론 교육의 자유가 허용되어야 한다고 말해 미국에서 이와 관련한 진화론 VS 창조론의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영화의 해설자로 출연하는 벤 스타인(Stein)은 진화론이 생명의 기원에 대해 충분한 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지만, 과학계와 교육계에서 생명의 기원에 대한 단 하나의 이상적인 설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또 그는 진화론이 문제를 안고 있으며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과 무작위적 돌연변이(random mutation)에 대한 진화론자들의 주장은 나치즘과 홀로코스트를 합리화하는 근거가 됐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지적설계론의 입장을 옹호하는 듯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화론을 배제하고 있지는 않다. ‘성경적인 창조론’에 대한 이야기도 거의 나오지 않는다. 영화는 학계와 과학 커뮤니티 안에서의 건강한 논의와 생산적인 대화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학문적 자유와 개방된 연구를 허용하라는 내용으로 결론을 맺으며 끝이 난다.
진화론과 창조론 사이, 믿음의 스펙트럼 다양해
진화론과 창조론의 대립과 갈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문화선교연구원(원장 임성빈 교수)에서는 영화 ‘추방: 허용되지 않는 지성’의 개봉을 계기로 한국교회 공동체는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 수 있을지, 두 진영 사이에 모색될 수 있는 건강한 대화와 소통의 조건들을 확인하고자 하는 취지로 지난 12일 새문안교회 언더우드기념관에서 포럼을 개최했다.
‘진화론과 창조론의 실체와 오해’라는 주제로 발제한 유정칠 교수(경희대 생물학과)는 기본적으로 진화론자들이 창조론자들을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않으려는 단순한 사고를 가진 자’들로 생각하며, 창조론자들 역시 진화론자들을 ‘과학적 사실을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고 마치 그것이 진실인 양 왜곡하는 자’들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 교수는 “진화론을 지지하는 자들이나 창조론을 지지하는 자들이나 그 믿음의 스펙트럼은 매우 다양하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인간의 기원에 이르게 되면 진화론자들 중에도 크게 그 견해가 갈린다. 리차드 도킨스와 견해를 같이하는 많은 진화론자들은 종의 진화가 하등생물에서 일어나는 방식으로 인간에게까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생물의 진화를 믿으면서도 하등생물에서 인간으로의 진화가 불가능하다고 믿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창조론자들 사이에도 견해는 다양하다. 유 교수는 “창조론자들은 우주나 생물이 모두 하나님의 창조에 의해 형성됐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하나님이 창조한 방법과 창조세계를 운영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각기 견해가 다양하고, 종종 갈등과 대립의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에 따르면 창조론은 ‘젊은지구론’, ‘오랜지구론’, ‘유신론적 진화론’, ‘지적설계론’ 등으로 나눠진다.
‘젊은지구론자’들은 지구의 나이를 30~50억년이 아니라 만년 이내로 받아들이며, ‘오랜지구론자’들은 지구의 나이가 30~50억년, 우주의 나이는 100~200억년 정도로 생각한다. ‘유신론적 진화론자’들은 진화를 하나님이 우주를 창조하신 수단이라고 믿으며, ‘지적설계론자’들은 현재 진화론이 특정 우주와 생명체의 형성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못하는 한계를 파고들어 그것이 지적설계자의 개입을 통해 형성됐다는 방법론을 취한다.
오늘날 한국교회, 너무 ‘젊은지구론’에 빠져 있어
창조론에 대한 다양한 견해 논의돼야
유 교수는 “이렇듯 다양한 창조론이 존재하지만 오늘날 한국교회는 창조론 논쟁을 좋아하지 않으며, 너무 젊은지구론에 빠져있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창조론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을 진지하게 논의하고 점검해볼 시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기독교는 과학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발제한 조덕영 박사(피어선 신학전문대학원, 전 창조과학회 서기) 역시 한국의 창조과학 운동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창조과학 운동에 대해 “무신론적 우연주의와 진화론을 향한 공격적 논쟁을 통해 기독교 호교 운동적 측면에서 공헌한바 있지만 젊은 지구에 대한 주장과 격변론의 해석 문제가 다른 복음주의자들과 많은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이들은 학문적 추구보다 대중 운동에 치중해 세상 학자들에게 종교적 프로파겐다적 모임, 딜레탕트들의 모임, 문자적 성서근본주의자들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진화론과 창조론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주제로 발제한 장슬기 교사(안산동산고 과학 교사)도 우선 창조론자들 사이에 대화와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조과학과 유신론적 진화론 사이에 다양한 관점을 가진 기독과학자들이 있음은 우리 안에 내부 검증시스템이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왜 굳이 무신론자에게 과학이라는 칼을 넘겨 하나님이 만드신 우주와 생명에 대해 검증받아야 하나. 우리들 내부에서 우주와 생명에 대해 검증하고 밝혀내자”고 말했다.
장 교사는 이를 위해 “나의 관점을 잠시 내려놓고 열린 마음으로 생명탄생, 우주탄생의 진리에 접근해야 한다”면서 “대화와 소통을 통해 기독과학 커뮤니티를 형성해 무신론적 진화론의 공세에 대한 변증의 수단으로서의 과학이 아닌, 우주와 지구 그리고 생명의 존재와 역사에 대한 하나님의 위대한 섭리를 발견하는 도구로서의 과학으로 재설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주장하는 바의 근거는 진화론에서 비롯되고 있다. 그렇다면 진화론은 완벽한 이론일까? 창조론과 진화론은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가? 진화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 다큐멘터리 영화 ‘추방: 허용되지 않은 지성(Expelled: No Intelligence Allowed)’이 오는 29일 시작되는 제6회 서울기독교영화제를 통해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개봉된다.
‘진화론과 창조론, 허용되지 않는 소통?’
지난 4월 미국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과학계와 교육계에서 지배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진화론의 문제점과 한계를 제시하고, 창조론(지적설계론)을 포함한 생명의 기원과 관련된 다양성 있는 연구를 지지하고 있다.
이 영화는 지적설계론을 주장한다는 이유로 학교나 직장에서 쫓겨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지적설계론 교육의 자유가 허용되어야 한다고 말해 미국에서 이와 관련한 진화론 VS 창조론의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영화의 해설자로 출연하는 벤 스타인(Stein)은 진화론이 생명의 기원에 대해 충분한 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지만, 과학계와 교육계에서 생명의 기원에 대한 단 하나의 이상적인 설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또 그는 진화론이 문제를 안고 있으며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과 무작위적 돌연변이(random mutation)에 대한 진화론자들의 주장은 나치즘과 홀로코스트를 합리화하는 근거가 됐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지적설계론의 입장을 옹호하는 듯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화론을 배제하고 있지는 않다. ‘성경적인 창조론’에 대한 이야기도 거의 나오지 않는다. 영화는 학계와 과학 커뮤니티 안에서의 건강한 논의와 생산적인 대화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학문적 자유와 개방된 연구를 허용하라는 내용으로 결론을 맺으며 끝이 난다.
진화론과 창조론 사이, 믿음의 스펙트럼 다양해
진화론과 창조론의 대립과 갈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문화선교연구원(원장 임성빈 교수)에서는 영화 ‘추방: 허용되지 않는 지성’의 개봉을 계기로 한국교회 공동체는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 수 있을지, 두 진영 사이에 모색될 수 있는 건강한 대화와 소통의 조건들을 확인하고자 하는 취지로 지난 12일 새문안교회 언더우드기념관에서 포럼을 개최했다.
‘진화론과 창조론의 실체와 오해’라는 주제로 발제한 유정칠 교수(경희대 생물학과)는 기본적으로 진화론자들이 창조론자들을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않으려는 단순한 사고를 가진 자’들로 생각하며, 창조론자들 역시 진화론자들을 ‘과학적 사실을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고 마치 그것이 진실인 양 왜곡하는 자’들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 교수는 “진화론을 지지하는 자들이나 창조론을 지지하는 자들이나 그 믿음의 스펙트럼은 매우 다양하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인간의 기원에 이르게 되면 진화론자들 중에도 크게 그 견해가 갈린다. 리차드 도킨스와 견해를 같이하는 많은 진화론자들은 종의 진화가 하등생물에서 일어나는 방식으로 인간에게까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생물의 진화를 믿으면서도 하등생물에서 인간으로의 진화가 불가능하다고 믿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창조론자들 사이에도 견해는 다양하다. 유 교수는 “창조론자들은 우주나 생물이 모두 하나님의 창조에 의해 형성됐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하나님이 창조한 방법과 창조세계를 운영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각기 견해가 다양하고, 종종 갈등과 대립의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에 따르면 창조론은 ‘젊은지구론’, ‘오랜지구론’, ‘유신론적 진화론’, ‘지적설계론’ 등으로 나눠진다.
‘젊은지구론자’들은 지구의 나이를 30~50억년이 아니라 만년 이내로 받아들이며, ‘오랜지구론자’들은 지구의 나이가 30~50억년, 우주의 나이는 100~200억년 정도로 생각한다. ‘유신론적 진화론자’들은 진화를 하나님이 우주를 창조하신 수단이라고 믿으며, ‘지적설계론자’들은 현재 진화론이 특정 우주와 생명체의 형성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못하는 한계를 파고들어 그것이 지적설계자의 개입을 통해 형성됐다는 방법론을 취한다.
오늘날 한국교회, 너무 ‘젊은지구론’에 빠져 있어
창조론에 대한 다양한 견해 논의돼야
유 교수는 “이렇듯 다양한 창조론이 존재하지만 오늘날 한국교회는 창조론 논쟁을 좋아하지 않으며, 너무 젊은지구론에 빠져있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창조론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을 진지하게 논의하고 점검해볼 시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기독교는 과학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발제한 조덕영 박사(피어선 신학전문대학원, 전 창조과학회 서기) 역시 한국의 창조과학 운동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창조과학 운동에 대해 “무신론적 우연주의와 진화론을 향한 공격적 논쟁을 통해 기독교 호교 운동적 측면에서 공헌한바 있지만 젊은 지구에 대한 주장과 격변론의 해석 문제가 다른 복음주의자들과 많은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이들은 학문적 추구보다 대중 운동에 치중해 세상 학자들에게 종교적 프로파겐다적 모임, 딜레탕트들의 모임, 문자적 성서근본주의자들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진화론과 창조론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주제로 발제한 장슬기 교사(안산동산고 과학 교사)도 우선 창조론자들 사이에 대화와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조과학과 유신론적 진화론 사이에 다양한 관점을 가진 기독과학자들이 있음은 우리 안에 내부 검증시스템이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왜 굳이 무신론자에게 과학이라는 칼을 넘겨 하나님이 만드신 우주와 생명에 대해 검증받아야 하나. 우리들 내부에서 우주와 생명에 대해 검증하고 밝혀내자”고 말했다.
장 교사는 이를 위해 “나의 관점을 잠시 내려놓고 열린 마음으로 생명탄생, 우주탄생의 진리에 접근해야 한다”면서 “대화와 소통을 통해 기독과학 커뮤니티를 형성해 무신론적 진화론의 공세에 대한 변증의 수단으로서의 과학이 아닌, 우주와 지구 그리고 생명의 존재와 역사에 대한 하나님의 위대한 섭리를 발견하는 도구로서의 과학으로 재설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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