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차이나 반도 남서부 메콩강 유역의 비옥하고 울창한 산림으로 뒤덮인 캄보디아. 종교 비율을 보면 불교 87%, 무종교/기타 7%, 정령 숭배 2.7%, 회교 2.9%. 기독교인은 더욱 적어서 0.38%로 인구의 1%가 채 안 된다. 그나마 개신교인을 따지면 0.10% 밖에 안되고 성장률은 8.8%로 집계되고 있다. 영적으로 척박하기 그지없는 이 나라를 지난 7월 10일부터 19일까지 워싱턴성광교회(담임 임용우 목사) 단기선교팀이 찾았다. 다음은 캄보디아 깜뽕짬지역에서 임용우 목사가 기록한 선교일지다.<편집자 주>

조금전에 선교지인 깜뽕짬에 도착했다. 워싱턴에서 출발한지 26시간 만이다. 어제 오후 1:30에 출발해서 워싱턴 시간으로 다음날 오후 3:30분, 여기 시간으론 새벽 2:30분에 도착했다. 오랜 비행기와 또 캄보디아 수도인 프놈펜이 도착하고도 버스로 깜뽕짬까지 2시간을 더 왔다. 너무 긴 비행시간이어서인지 아직도 귀가 멍멍하고 통증이 온다.

워싱턴서 서울까지는 비좁게 왔고 서울서 프놈펜까지는 비교적 여유 있게 앉아 왔다. 이번에도 옆사람에게 전도할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고 기도했는데, 워싱턴서 서울까지는 내 옆에 우리 팀원들이 앉아 있어 기회가 없었는데 서울서 프놈펜까지는 이상히 모두가 같이 앉았는데 나의 좌석만 어떤 아가씨 옆에 따로 앉게 되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는 것 을 믿고 이야기를 걸었는데, 옆자리의 팀원들이 나를 부를 때 목사님이라고 하는 바람에 옆 아가씨가 내가 목사인줄 금세 알게 되었다. 그러자 경계를 하는 것이었다.

자기는 교회에도 가보고 절에도 가보고 했지만 특히 교회는 흥미가 없다는 것이다. 내가 나중에 내 이야기를 좀 하면 안되겠느냐고 했더니 단번에 '간증하시겠다는 것이지요.' 하곤 아주 쌀쌀하게 무관심하게 대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5시간 비행시간 중에 4시간 동안은 말을 붙이지 못했다. 그런데 이 아가씨가 피곤해서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 잠이 들었는데 추워 웅크리고 있기에 옆 좌석의 담요를 펴서 덮어 주었다. 그리고 나는 다른 자리로 옮겨가고 혼자 편히 자게 했다. 나중에 잠이 깨고 난 후 내가 담요를 덮어주고 건너편 다른 자리에 앉은 것을 보고 고마워하는 인사를 했다. 그래서 그 때 자리로 옮겨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이 아가씨는 모항공사 인천지점에 근무하는 서울 아가씨로 20대 후반의 활발한 성격의 여행을 좋아하는, 그런데 교회에 대해 그리고 하나님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아가씨였다.

교회가 빈부의 차이가 너무 난다. 교회의 교인도 끼리끼리 모인다. 잘사는 사람 성공한 사람들의 사교장이다. 그녀의 말을 들으며 공감하는 것이 많았다. 그리고 또 하나님은 왜 누구는 선택해서 예수 믿게 하고 어떤 사람은 평생 예수 이름도 들어 보지 못하고 죽어 소위 말하는 지옥에 가느냐 이해가 안 된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해로 믿는 것이 아니라 믿을려고 하면 이해가 된다. 그리고 결국은 하나님의 섭리가 있다고 내가 할 수 있는 설명을 해 주었다. 그리고 가족 사진을 보여주고 나의 간증을 간단하게 했을 때 마음이 많이 열렸다.

마지막에 '하나님께서 아가씨를 사랑하신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다른 우리 팀원들은 모두가 함께 앉아 오는데 왜 하필 나만 떨어져 아가씨 옆에 앉겠는가? 하나님께서 아가씨를 사랑하시어 복음을 듣게 하려 하신 것이다.'라고 말해 주었다. 그리고나서 기도해도 좋으냐고 묻고는 그녀를 위해 기도 해 주었다. 물론 아직 마음이 문을 완전히 연 것은 아니지만 기독교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믿어 진다. 그리고 이번에도 하나님께서는 전도할 수 있는 사람을 나에게 붙여 주셔서 감사드린다.
여기 깜뽕짬의 날씨는 한국의 대구 날씨보다 더 더우며 습기가 많은 것 같다. 낮에는 섭씨 40도가 보통이라고 한다. 오늘은 밤 늦게 도착하여 주위를 잘 살피지 못했는데 내일부터 살펴봐야겠다. 나를 제외한 다른 팀원은 교회 이층의 방에 3명씩 분산해서 배치되고 나는 선교사님 집에 와서 짐을 풀게 되었다. 팀원들이 날씨도 후덥지근하게 더운데 3명씩 붙어서 잠을 자게 되어 불편해 보인다. 나만 따로 있어 미안한 마음이 들어 같이 있으려고 했는데 장소가 되지 않아 선교사님을 따라왔다. 선교사님은 그곳이나 이곳이나 차이가 별로 없다고 그들에게 말했다.

지금 벌써 여기 시간으로 새벽 3시다. 백선교사님은 여기서도 새벽기도를 5:30에 인도한다고 한다. 우리 팀은 내일은 7시에 식사 시간에 오면 된다고 했다.

나도 빨리 준비하고 잠을 자야겠다. 방은 깨끗이 정리되어 있는데 옷장도 없이 침대만 있다. 가져간 옷들을 걸고 내어 놓아야 하는데 그럴 장소가 없다. 할 수 없이 가방에 두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버스에 에어컨이 너무 세어 더운 데서 갑자기 추워 감기가 든 것 같아 약을 먹었다. 이곳에 있는 동안 건강해서 모든 사역을 잘 마무리하고 돌아가기를 위해 기도한다. 특히 이번 단기선교팀을 위해 3일간 금식하는 아내를 생각할 때 감사하면서도 마음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