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 주일 동안 제가 강단을 비웠습니다. 2주 연속으로 강단을 비워 보기는 처음입니다. 한 번은 한인연합감리교회 연차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고, 또 한 번은 뉴아게 목사님을 모시고 월터 브루그만 교수가 인도하는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두 모임 모두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참석하는 것이었으므로, 억지로 하자면 주일 설교를 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제가 강단을 독점하지 않으려는 데 있습니다. 큰 교회일수록 담임 목사의 설교가 가지는 비중이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목회자들이 강단에 서는 기회가 매우 적습니다. 담임 목사가 항상 설교해 주기를 기대하는 심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담임목사가 강단을 독점하는 것은 결코 건강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설교 준비에 충분한 시간을 사용할 수 없을 때는 오히려 강단을 다른 사람에게 내주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설교자로서 매 주일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준비하여 성도들 앞에 서고 싶습니다. 물론, 설교를 통해 어떤 사건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설교자 때문이 아니라 성령의 역사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령의 역사를 막지 않기 위해 설교자는 최선을 다해야 마땅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설교 준비에 몰두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때는 그렇게 할 수 있는 다른 목회자에게 강단을 내어 주려는 것입니다.

이유가 또 하나 있습니다. 한 번에 하나만 집중하는 것이 영성 생활의 핵심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만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열리는 세미나에 참석하는 주간에도 제가 설교를 맡았다고 칩시다. 그러면 금요일 오후까지는 설교 준비를 마쳐야 하는 우리 교회의 상황에서는 세미나 시간에 틈틈이 빠져 나와 설교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설교 준비도 제대로 되지 않고, 세미나에 참여한 의미도 반감됩니다. 이럴 경우, 설교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세미나에 집중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저 자신에게나 교우들에게 더 유익하다 할 수 있습니다.

주일 예배가 교우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저는 목사로서 교우들이 주일 예배를 통해 얼마나 은혜를 입고 돌아가는지에 대해 늘 예민하게 관찰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단에 설 때마다 최선의 것을 들고 서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저 아닌 다른 설교자가 단에 섰을 때, 제가 설교할 때보다 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경청합니다. 제가 전심으로 바라는 것은 주일마다 영감 있는 예배를 통해 새 하늘과 새 땅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서 저는 매 주일 해산의 수고를 기쁘게 감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