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앤드류 클리닉은 개인 진료실이 따로 마련돼 있어 의사들이 진료보기에 편리하도록 돼 있다. 사진은 윤귀헌 씨가 진료하고 있는 모습. 닥터 윤은 앤드류 클리닉을 세운 장본이기도 하다.


▲온두라스는 치안이 좋지 못한 나라다. 이에 엘 까스따뇨 크리스천 스쿨과 누가 앤드류 클리닉 주변은 철저하게 보호막으로 둘러쌓여 있다. 이 철 담장 넘어 동네 가게가 있기에 어린이들이 과자를 사먹기 위해 가게쪽을 향해 보고 있다.

복음을 전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다수 대중들을 향한 집회로, 소수를 위한 성경공부를 통해, 학교를 세워 기독교 교육을 함으로, 또 의술로 병을 치료하며. 사실 신앙인이라면 어떤 곳에서든지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뿜으며 복음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짧은 시기에 큰 부흥을 경험한 한국의 선교역사를 살펴보면, 선교사들이 유난히 '학교'와 '병원'을 많이 세웠음을 보게 된다. 본지는 한인 의료인들의 거대한 네트워크를 짜 연합선교 활동을 펼칠 꿈을 가지고 있는 KPM 의료선교팀 을 따라 최근 온두라스에 다녀왔다. 이곳에서 학교와 병원이 연계된 선교지에서 의술을 펼쳤던 그들의 사랑과 열정을 지면에 담아보았다. -편집자 주-

6개 교회의 의사들이 뭉쳤다. 개 교회를 넘어 교회들이 연합함으로 한정된 시간과 인원과 재정을 협력해 효과적으로 선교를 펼치기 위해 구성된 KPM(Kingdom Pioneer Missions, 상임이사 최휘웅 장로) 의료선교팀은 지난 1월 14일(월)부터 19일(토)까지 중남미에 위치한 온두라스의 까스따뇨와 우라꼬에서 각각 선교활동을 펼쳤다. KPM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모인 4개 교회(뉴욕 아름다운교회, 퀸즈 한인교회, 뉴저지 초대교회, 뉴저지 팰리세이드장로교회)뿐 아니라 순복음뉴욕교회, 또 플로리다에서 신앙생할을 하고 있는 의료인들도 참여했다.

까스따뇨에는 '누가 앤드류 클리닉'이 있다. 클리닉은 지난 2000년 순복음뉴욕교회(담임 김남수 목사)가 설립한 엘 까스따뇨 크리스천 스쿨의 어린이들을 치료하며 복음을 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계누가선교회(회장 정수영)가 주축이 돼 1년 전에 지어진 병원으로 의료시설이 매우 잘 갖춰져 있는 의료시설이다. 1층에는 진료실이 2층에는 13개의 방과 주방이 따로 있어 선교팀이 머물며 의료선교를 진행하기에 적합한 장소다. 현재 세계누가선교회의 의료팀들이 3개월마다(1·4·7·10월) 방문해 치료를 진행해왔다.

또한 우라꼬는 팰리세이드장로교회와 이반젤신학교가 연합으로 크리스천 초등학교를 세워 2005년부터 어린이 선교를 진행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에 6개 교회 12명의 의료인이 3일은 까스따뇨 지역에서 3일은 우라꼬 지역에서 의술을 펼쳤으며, 우라꼬 지역에서의 의료 사역시 이반젤신학교 학생 중 한의사가 있어 주민들에게 침술도 펼쳤다.

각자 교회도·전문분야도 다르지만, 서로 섬기고 순종함으로 6일간의 의료선교는 모두에게 아름다운 시간이 됐다. KPM 선교팀의 코디네이터로 수고한 명광하 집사(팰리세이드장로교회), 세계 누가 선교회 회장으로 앤드류 클리닉을 함께 설립한 정수영 박사(오스칼 심장연구소 전문의). 소아과 의사 김삼광 집사(아름다운교회), 여러 가지 문제로 다운돼 있어 영적으로 회복하고자 첫 단기선교에 나섰다는 장세활 집사(퀸즈한인교회, 치과). 공부 후 한국에 돌아가 교수가 되고자 했으나 미국에 남게 됐다는 정인선 집사(뉴저지 초대교회, 간호사). 정 집사는 하나님이 KPM에 불러주셔서 감사하단다. 은퇴이후 무엇을 할까 찾는 중이라는 김학영 권사(팰리세이드장로교회, 약사). 김 권사는 팰리세이드 단기선교팀에 소속돼 온두라스에 왔다가 KPM 의료선교팀에 약사가 부족해 이쪽으로 합류하게 됐다.

개교회를 넘어서 하나님을 위한 활동을 폭넓게 하고 싶었다는 장준규 집사(아름다운교회, 심장내과), 아프리카의 물 푸는 기계를 마주하며 선교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이영숙 권사(퀸즈한인교회, 간호사)는 1-2주 단기선교가 아니라 꾸준한 선교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낸다. 해외 선교의 경험이 많은 이완재 장로는 이번에 안경사역을 집중적으로 펼쳤다. 그리고 앤드류 클리닉을 짓는데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윤귀헌 씨와 이윤경 씨. 이들 부부는 각각 내과·치과 의사로 지난 2006년에 건물을 지은 이후 본인들의 휴가를 반납하고 4차례 이상 온두라스를 찾았다.

성형외과 의사인 순복음뉴욕교회 최인 집사도 참석했다. 최 집사는 "뉴욕·뉴저지를 대표하는 4개 교회가 연합해 선교단체를 만든다는 소식에 기뻤다. 4개 교회서 시작했지만, 많은 교회들도 참석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또한 KPM 상임이사인 최휘웅 장로(뉴저지 초대교회)는 "4개 교회가 함께 선교를 한다는 일은 흔치 않은데, 이런 일들이 백 년 전부터 있어야 했다"며 "KPM을 조직하며 성령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간섭함을 느꼈다. 파워가 집중된 곳에 연합이 나온다"고 강조한다.

뉴저지 초대교회 이재훈 목사와 팰리세이드장로교회 최정훈 목사 역시 "처음에 4개 교회가 함께 선교단체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올 때 가능할까란 고민도 했었다. 목회자들은 말만 했는데, 오히려 성도님들이 앞장서서 감사하다"며 "우리가 꿈꾸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주실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현장협력선교의 좋은 모델이 되는 이곳에서 평신도 전문인 선교를 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밝힌다.

14일 오전에 온두라스에 도착한 선교팀은 의료사역을 준비하며 첫 날을 보냈으며, 둘째 날부터 본격적인 의료선교에 들어갔다. 까스따뇨 크리스천 스쿨의 학생들과 교사들의 통역 도움을 받아 내과, 소아과, 치과, 안경사역 등을 펼쳤으며 최인 집사는 온두라스의 산업도시인 산뻬드로술라 시에서 제법 규모가 있는 종합병원을 방문해 구순파열에 걸린(흔히 언청이라고도 함) 5살 된 어린아이의 수술을 집행했다. 17일부터 19일까지는 우라꼬의 빈민촌과 보건진료소에서 사역을 펼쳤다.

5일째 되는 날, 선교팀은 3명의 정신병자를 만나기도 했다. 이에 선교팀원들은 그들을 위해 함께 모여 기도했다. 명 집사는 "동네사람들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그들을 우리에게 데려왔다. 이를 보며 예수님이 복음을 전하며 정신적인 병자도 돌보았듯이 우리도 돌봐야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다음번에는 정신과 의사도 같이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신들의 기도로 내 인생이 바뀌었어요"

선교팀들은 육신의 병 뿐 아니라 마음의 병까지 치유하는 것을 경험하기도 했다. 12명의 선교팀들은 사역 마지막 날, 누가 앤드류 클리닉의 보수공사를 위해 플로리다에서 온 마이클에게 기도를 해 줌으로 그가 과거의 삶에서 단절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명광하 집사는 "8살 때부터 마약, 음주 등에 찌들어 살았던 마이클은 '이러한 삶을 청산하고 싶은데, 하루라도 (마약을) 멀리하면, 불안해서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이에 그를 위해 통성으로 기도해줬다"며 "기도하며 내 손이 불같이 뜨거워지며 마음이 고통스러웠다. 나도 방황한 적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불쌍해서 울음이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기도해주는 우리들이 더 은혜를 많이 받았다. 사실 기도하며 방언의 은사를 받은 이도 있었다"며 "우리가 온두라스에서 1주일간 사역하며 받은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많은데, 이것들을 그에게 나눠주니 더 큰 감동이 됐다"고 언급했다.

더군다나 선교지에서 돌아와 밀린 병원 업무를 바쁘게 보고 있던 그에게 플로리다의 닥터 윤에게 기쁜 소식이 왔다. 까스따뇨 누가 앤드류 클리닉에서의 사역 이후 플로리다로 먼저 돌아갔던 그들 부부였기에 선교팀이 마이클을 위해 기도해준 일은 모르고 있었다. 플로리다로 돌아간 뒤 마이클이 닥터 윤의 병원에 찾아와 그간의 일에 대해 설명한 뒤 "내 인생이 바뀌었다. 의사들의 기도로 기쁨과 평안을 얻었으며, 5일간 담배·술·마약을 하지 않고도 너무 평안하다"고 기뻐했다는 것이다.

명 집사는 "우리는 기도만 했지,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겼다. 우리가 받았던 사랑을 필요한 이에게 나눠주고, 그가 구원을 받았으니 너무 기쁘다"며 "예전에는 의사로 환자들을 치료했지, 이런 것은 몰랐다. 항상 축복해달라는 기도만 했는데, 베푸는 사랑이 훨씬 아름답다는 것을 알았다"고 강조했다.

개 교회를 넘는 연합사역으로, 전문적 의료선교 펼치겠다

KPM 의료팀장으로 활동하게 된 명 집사는 "KPM 의료선교단을 조직하게 된 이유는 교회의 경계를 넘어 연합 사역한다는 것과 교회내 의료선교는 전문성 보다는 기생충약이나 비타민·타이레놀 등을 제공하는 것을 뛰어넘어 전문성을 가지고 의료선교를 하기 위함이다. 이번 온두라스 선교를 통해 그 가능성을 봤다. 정말 의사들을 필요로 한 이들에게 실제적인 치료를 펼치겠다"고 다짐한다.

명광하 집사는 "4개 교회가 KPM을 시작했지만, 앞으로 많은 교회의 다양한 의료인들이 참여하길 바란다. 우리는 의료인 네트워크를 만드는 기초와 같다고 생각한다. 함께 선교함으로 동부지역의 의사들 마음에 선교의 불이 붙었으면 좋겠다. 중국이든 캄보디아든 앞으로 우리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갈 것이다"는 바람을 나타내며 "선교사님들의 사역지나, 교회들의 단기선교에 의료인이 부족할 시 같이 갈 수 있다"고 밝혔다.

KPM 의료선교팀이 조직된 지 얼마 안됐지만, 벌써 맘(Messengers of Mercy) 선교회, 만나 선교회, 다엘공동체의 천사병원 등의 요청을 받은 상태다. 다양한 전문인 선교를 펼치고 있는 맘 선교회 최순자 박사(시카고 휄로우십 교회, 시카고 소아과 전문의)는 KPM 측에 함께 효과적인 의료선교를 할 것을 제안했으며, 천사병원은 내년 캄보디아의 병원 완공을 앞두고 있어 단기선교를 요청했다. 또한 북한의 나진선봉 지역에서 빵 공장과 진료소를 운영하며 북한주민들을 돕고 있는 만나 선교회는 6월중 병원을 세우게 된다며, 의사를 공급해 줄 것을 부탁했다.

이들 의료팀은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맨하탄 퀸즈칼리지에 위치한 뉴저지 초대교회의 선교센터에서 목회자들도 참석해 모임을 가질 계획이며, KPM 선교 후원을 위한 음악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교회의 벽을 넘어 초교파적으로 선교를 효과적으로 담당하기 하겠다는 목적으로 지난해 7월 뉴욕·뉴저지의 4개 교회(뉴욕 아름다운 교회, 퀸즈 한인교회, 뉴저지 초대교회, 뉴저지 팰리세이드장로교회)가 중심으로 창립된 KPM은 2개월 뒤 4개 교회 170여명이 함께한 의료선교단을 발족시켰다.

KPM은 △디아스포라 한인교회의 선교적인 사명과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세대 차이를 극복하고 전 성도들의 사도화 선교사화를 위해 △지역교회가 감당할 수 없는 분야와 교단의 지역특성을 뛰어넘는 선교를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연락처:646-808-6700(명광하 팀장), 201-401-7547(김경순 전도사)
이메일:mdmyung@yahoo.com, chodae.mission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