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08년을 이틀 앞으로 남겨두고 있습니다. 올 해를 뒤 돌아 보면 참 아픔과 아쉬움이 많은 한 해 였습니다. 안으로는 ‘조승희 총격 사건’으로 한인들의 마음을 조아리게 했고 밖으로는 ‘아프간 단기 선교팀 피랍 사태’가 더욱 우리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교회가 나뉘는 아픔을 안고 출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던 한 해 였습니다.

지난 주 한 청년 부부가 찾아 왔습니다. 그 동안 소식을 듣지 못하던 차라 반갑기도 했고 많이 힘들어 한다는 소식을 들었던 터라 무척이나 궁금함 도 많은 만남이었습니다. 그 부부는 올 한 해가 자신들에게 너무 힘든 해 였다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거의 모든 것을 잃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마 올 해 입은 피해를 회복 하려면 한 5년 아니 10년 걸릴지 모르겠다. 그래도 우리에게 젊음이 있으니 괜찮다’는 말로 스스로를 위안 하고 돌아갔습니다.

이게 어디 그 젊은 부부의 이야기 뿐 이겠습니까 ? 제가 올 한 해 목회하며 들은 가장 많은 이야기가 있다면 올 해 왜 이렇게 힘드냐?고 하는 푸념이었습니다. 그래서 내년이 더 기다려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해가 가기 전에 막연한 새 해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 전에 한 가지 꼭 기억하고 갔으면 하는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내년이 정말 올 해보다 더 좋아 지길 원한다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지만 철저한 자기 성찰과 계획을 가져야 한다고 말입니다. 자기 성찰이 없는 내일은 변화가 없습니다. 계획이 없는 내일은 소망이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당하는 일이 그냥 지나가는 일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성경에도 수 없이 많은 사건과 사고들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하나같이 좋은 일, 성공한 사례만 기록된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지금보다 더 암울하고 가슴 아픈 일들이 기록되어 있기도 합니다.
왜 이렇게 좋지 못한 일, 즐겁지 않은 일까지 상세히 기록하셨을까요 ? 그것은 그 모든 사건이 우리에게 유익한 것이고 어떤 교훈을 시사하기 위함 때문일 것입니다.

여러분이 올 한해 어떤 일들을 경험하셨는지 전 잘 모릅니다만 우리 하나님은 아시지 않겠습니까? 자녀의 아픔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분이시니 반드시 회복의 역사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조건은 우리가 자신을 회복과 희망을 담을 그릇으로 변화 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경 인물 중 삼손이란 사람처럼 현재 우리를 대변하는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그는 ‘나실인’으로 이 땅에 태어났고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을 한 몸에 지닌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그 사랑과 능력을 다 누리지 못합니다. 오히려 민족에 피해를 입히고 자기 자신마저 비참한 최후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나 삼손은 능력을 가지고 있을 때보다 모든 것을 잃고 난 후에 자기 평생에 했던 일보다 더 큰 일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가 그럴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하나님이 불쌍해서 한 번 봐 주셔서가 아닙니다. 그는 모든 것을 잃은 후에야 하나님께 붙들려야 할 자신이 세상에 끌려 다녔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는 자신이 뭘 위해 살아야 했는지 발견합니다. 삼손의 고백은 참으로 간절했습니다. ‘여호와여 구하옵나니 나를 생각하옵소서, 나로 이번만 강하게 하사 원수를 갚게 하옵소서’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는 이방신전을 무너뜨릴 힘을 얻게 됩니다. 그가 원한 것이 개인적인 것이든 무엇이든 분명한 것은 하나님을 향해 자신을 돌봐 주실 것을 간청하고, 회복을 구합니다. 그리고 그는 잊고 있던 일을 감당하겠다고 합니다. 그랬기에 하나님은 세상에 찢겨, 눈멀고 조롱 받는 삼손에게 다시 기회를 주셨고 그간 누리지 못한 위대한 승리를 경험하게 하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여러분, 혹여 우리가 힘들었던 올 해가 내가 하나님의 사람으로 서야 할 위치를 지키지 못함으로 세상에 흔들려 당한 일들이 아니었습니까 ? 우리가 힘들었던 이유가 무엇이든 막연히 ‘내 년이 올 해 보다는 좋겠지’라는 기대감으로는 안됩니다. 내 년을 진정한 기쁨과 승리의 해로 맞기 원한다면 먼저 하나님 앞에 자신을 돌이켜 간청하고, 내가 새로운 주의 일을 시작하기로 계획하고, 작정하시길 바랍니다. 그럴 때2008년은 더 놀라운 능력과 위대한 승리를 경험하는 한 해가 될 줄로 믿습니다.

글/손기성 목사, 은혜장로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