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산하 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가 인도의 기독교인과 무슬림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공식적으로 지적했다.
크리스천 데일리 인터내셔널(Christian Daily International) 2026년 9월 2일 보도에 따르면, 제네바에 소재한 CERD는 지난 8월 25일 인도에 관한 최종 견해를 채택했다. 여기에는 기독교인·무슬림 부족민과 달리트(Dalit) 공동체를 겨냥한 강제 개종(재개종) 운동, 아삼(Assam)주 무슬림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차별적 시민권 절차, 두 개 주에서 무슬림 유권자에게 불균형하게 영향을 미친 새로운 선거인명부 정리 문제 등이 담겼다.
이번 심사는 위원회가 19년 만에 인도를 검토한 결과로, 직전 평가는 2007년에 이뤄졌다. CERD는 1965년 유엔의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 철폐에 관한 국제협약' 준수 여부를 감시하는 독립 전문가 기구로, 인도는 이 협약의 초안 작성에 참여했고 비준한 당사국이다. 이번 견해는 8월 11~12일 이틀간 위원회와 투샤르 메흐타(Tushar Mehta) 인도 송무차관(Solicitor General)이 이끄는 대표단 사이의 대화를 거쳐 나왔으며, 2007년부터 현재까지의 인도 인권 상황을 검토 대상으로 삼았다.
보고서의 핵심 관심사 중 하나는 인도의 지정 카스트(Scheduled Castes)와 지정 부족(Scheduled Tribes)에 속한 기독교인·무슬림에 대한 처우였다. 지정 카스트는 역사적으로 카스트 기반 차별을 받아온 공동체로 '억압받는 자'를 뜻하는 달리트로도 불리며, 지정 부족은 아디바시(Adivasis)로 불리는 인도의 토착 공동체를 가리킨다. 두 집단은 헌법적 보호와 적극적 우대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으나, 위원회는 이들 공동체의 기독교인·무슬림이 인도 헌법 제25조가 보장하는 사상·양심·종교의 자유를 행사하는 데 차별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조사관들은 지정 부족·지정 카스트의 기독교인과 무슬림을 표적으로 삼은 민간 및 조직화된 자경단의 혐오 발언과 혐오 범죄, 강제 재개종 운동에 관한 보고를 언급했다. 또한 인도의 여러 주가 지정 부족 구성원의 종교 개종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했으며, 인권 단체들은 이 법이 기독교 선교 활동을 겨냥해 불균형하게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크리스천 데일리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기독교인·무슬림 달리트는 1950년 대통령령에 따라 지정 카스트 지위를 주로 힌두교도, 시크교도, 불교도로 제한하는 규정으로 인해 다른 달리트가 받는 보호 혜택에서 배제돼 있다. 위원회는 기독교인·무슬림 달리트의 사회경제적 여건과 동등한 유보 혜택 확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2022년 설치된 정부 조사위원회 보고서 발표가 지연된 데 유감을 표했다. 위원회는 인도에 차별적 조항 폐지, 혐오 발언·강제 개종 책임자 기소, 자경단 해산, 지연된 2022년 보고서 공개를 촉구했다.
아삼주에 국한된 시민권 검증 절차인 국가시민등록부(NRC)와 관련해서는, 벵골어를 쓰는 무슬림이 여전히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인종차별"에 직면한다고 밝혔다. NRC는 주민에게 1971년(방글라데시 독립 전쟁과 대규모 이주가 발생한 시기) 이전부터 가족이 인도에 거주했음을 입증하도록 요구한다. 위원회는 이 절차가 "대규모 자의적 시민권 박탈"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했고, 특히 여성과 아동이 가족·출생 기록 제출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NRC 절차의 중단과, 인접 3개국 출신 비무슬림 이주민의 시민권 취득을 신속 처리하면서 무슬림 신청자는 배제하는 2019년 시민권개정법(CAA)의 재검토를 권고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특별집중개정(SIR) 절차도 검토 대상이었다. 지난해 11월 9개 주와 3개 연방직할지에서 시작된 이 가가호호 선거인명부 검증으로 전국에서 약 5천200만 명의 이름이 삭제됐으며, 2026년 4월 선거를 앞둔 서벵골주에서만 910만 명이 제외됐다고 위원회는 밝혔다. 서벵골과 아삼에서 무슬림 유권자가 불균형하게 영향을 받았다는 보고가 있으며, 위원회는 합법적 인도 무슬림 시민을 외국인과 혼동하게 만드는 고위 주 관리들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위원회 전문가이자 국가 보고관인 스타마티아 스타브리나키(Stamatia Stavrinaki)는 대화에서 2025년 한 해에만 1천300건이 넘는 반무슬림 혐오 발언 사건이 독립적 모니터링을 통해 기록됐으며, 여기에는 고위 관리들의 발언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에 인도 대표단은 2023년 제정된 법이 혐오 발언과 혐오 범죄를 범죄화했으며 종교의 자유는 헌법적 보장으로 유지된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로힝야 난민과 벵골어 사용 무슬림을 겨냥한 법 집행 작전이 2017년 정부 명령과 2025년 4월 잠무·카슈미르 지역 무장세력의 공격 이후 증가했다고 지적했으며, 아삼의 마티아 이송캠프(Matia Transit Camp)라 불리는 이주민 구금시설의 열악한 환경도 언급했다.
인도복음주의연합(EFI) 총무 비자예시 랄(Vijayesh Lal) 목사는 CERD 위원회가 인도 내 종교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 발언과 폭력에 우려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크리스천 데일리 인터내셔널에 "EFI 종교자유위원회는 2025년 한 해에만 기독교인을 겨냥한 747건의 검증된 사건을 기록했으며, 여기에는 예배 방해, 폭력, 체포, 신앙 포기를 거부해 마을에서 쫓겨난 부족 기독교 가정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보고서에 대한 견해가 어떻든 우리의 관심사는 변함없다. 평등과 종교 자유에 대한 헌법적 보장이 모든 인도인에게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도 아마다바드에 기반을 둔 예수회 사제이자 오랜 인권 운동가인 세드릭 프라카시(Cedric Prakash) 신부는 CERD 심사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이며, 인도의 미래를 염려하는 모든 이가 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정부가 이 보고서를 진지하게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라며, "인도는 그 객관성과 정확성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국제적 관찰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고 크리스천 데일리 인터내셔널에 밝혔다.
보고서는 시민 공간의 축소도 우려로 지적하며, 비영리·종교 단체에 대한 외국 자금을 규제하는 외국기여규제법(FCRA)을 거론했다. 2019년부터 2021년 사이 1천800개 이상의 관련 허가가 취소됐으며, 소수자 권리 보호 활동 단체가 불균형하게 영향을 받았다. 심사에 앞서 보고서를 제출한 국제인권연맹(FIDH)은 8월 28일 이번 견해를 환영했다.
한편 인도 외무부는 8월 26일 이번 견해를 "정치적으로 동기화됐고" "매우 악의적"이라며 거부하고, 제네바 회의에서 이미 "포괄적 일반화"와 "근거 없는 주장"에 반박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정해진 유엔 절차를 통해 대응하겠다면서 "인종차별 근절에 대한 인도의 의지는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전인도가톨릭연합(All India Catholic Union) 대변인이자 인권 운동가인 존 다얄(John Dayal) 박사는 정부의 대응이 익숙한 양상을 따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NRC, CAA, SIR은 서류만 다를 뿐 표적은 같으며, 벵골어 무슬림에서 멈추지 않는다"며 "차티스가르(Chhattisgarh)와 마니푸르(Manipur)의 교회를 강타하는 반개종법과 FCRA 단속도 같은 설계에서 나온 것으로, 무슬림·기독교인·달리트·아디바시가 벌이는 것은 네 개의 싸움이 아니라 하나의 싸움"이라고 크리스천 데일리 인터내셔널에 말했다. 두 지역 모두 상당한 부족 기독교 인구가 있다. 그는 "정부가 이 보고서를 '정치적으로 동기화됐고 매우 악의적'이라고 부르는 것은 반박이 아니라 반사작용"이라며 "CERD가 인도를 다시 검토하기까지 19년이 걸렸다. 19년간의 부인은 정책이 아니라 습관"이라고 덧붙였다.
인도는 법 집행 책임성, 부족 권리, 이주 체계와 관련해 취한 조치를 2년 내에 보고하고, 다음 정기 보고서를 2030년 1월까지 제출하도록 요청받았다. CERD는 특히 달리트, 토착·부족민의 상황, 사상·양심·종교의 자유, 이주민 및 난민의 상황에 관한 권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