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국가 공인 개신교회와 가톨릭교회가 장기간 교인 감소를 이어가는 가운데, 자유복음주의교회연맹(Bund Freier evangelischer Gemeinden·FeG)에서는 신앙고백에 따른 침례와 신앙 결단이 뚜렷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독일 기독교계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주류 교회의 지속적인 쇠퇴와는 다른 흐름을 보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크리스천 데일리 인터내셔널(Christian Daily International)이 2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FeG는 지난해 말 기준 독일 내 504개 회중과 4만933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연맹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통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침례 증가였다. 신앙고백에 따라 침례를 받은 인원은 2021년 1,491명에서 지난해 2,624명으로 4년 사이 약 76% 늘었다. 같은 기간 침례식 횟수도 554회에서 822회로 증가했다.

다만 비교 기준인 2021년은 코로나19 방역 규제로 예배와 모임, 침례식 등이 크게 제한됐던 시기인 만큼, 증가 폭에는 팬데믹 이후의 회복 효과도 포함돼 있다.

그럼에도 최근 2년간 나타난 신앙 결단의 증가세는 단순한 예배 정상화 이상의 흐름으로 읽힌다. 연맹은 이 기간 소속 교회들이 약 2,700건의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로 한 결단”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2021년까지는 통상 2,000건을 밑돌았고 2023년에는 약 2,400건이었다.

FeG는 유아세례가 아닌 개인의 신앙고백에 따른 침례를 시행하고 있어, 유아세례까지 포함하는 독일의 전통적 개신교 지역교회 통계와는 성격이 다르다.

연맹 상무이사 귀도 자들러(Guido Sadler)는 “이 수치들은 우리에게 큰 기쁨과 감사를 안겨준다”며 “처음이든 다시금이든 하나님에 대해 묻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침례에서 드러나는 흐름이 큰 격려가 된다”고 밝혔다.

예배 출석도 팬데믹 이전 수준에 가까워졌다. FeG는 예배 참석을 회원 대비 출석 비율로 집계하는데, 이 비율은 2021년 62%까지 떨어졌다가 2023년부터 회복돼 지난해 말 92%에 이르렀다.

2024년부터 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헨리크 오토(Henrik Otto)는 “코로나로 인한 침체를 극복해 기쁘고 감사하다”면서도 “이전 수준으로 돌아온 것이 안주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FeG는 정식 회원은 아니지만 교회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비회원 교우들도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2023년 감소했던 정식 회원 수도 최근 다시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 개척 역시 연맹이 주목하는 흐름이다. 자유복음주의 회중의 평균 규모는 지난 6년간 84명에서 81명 정도로 줄었지만, 연맹은 이를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신설 교회가 늘어난 데 따른 결과로 설명했다.

연맹 국내선교부 책임자 자샤 뤼첸호프(Sascha Rützenhoff)는 “교회 개척은 우리 교회연맹 DNA의 확고한 일부”라며 기존 회중을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교회를 계속 세워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회원 평균 연령은 지난 6년 동안 1.2세 높아져 현재 53세를 조금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맹은 독일의 전반적인 고령화 추세에 비하면 상승 폭이 비교적 완만하다며 신설 교회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자들러는 “우리는 코로나 침체를 극복했고, 그것은 좋은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더 원한다”며 “모든 수치 뒤에는 신앙을 발견하고, 교제를 경험하며, 침례를 받거나 새로운 교회를 세우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FeG의 이 같은 흐름은 독일 양대 교회의 지속적인 교인 감소와 대조된다.

독일개신교협의회(EKD)는 지난해 말 약 1,740만 명의 회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3.2% 감소했다. 약 35만 명이 교회를 공식 탈퇴했고 약 33만 명이 사망한 반면, 침례는 약 10만5,000명, 신규 가입은 약 1만6,000명에 그쳤다.

독일 가톨릭교회 역시 회원 수가 1,980만 명에서 약 1,920만 명으로 줄었으며, 약 30만7,000명이 공식 탈퇴했다.

두 교회를 합친 회원 수는 지난해 말 약 3,66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44% 수준이다. 1970년대에는 양대 교회 소속 인구가 전체의 90%를 넘었지만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FeG의 최근 통계를 독일교회 전체의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주류 교회가 교인 이탈과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작은 자유복음주의 교회들에서는 신앙고백 침례와 신앙 결단, 교회 개척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일 기독교 지형의 또 다른 흐름을 보여준다.

1874년 설립된 자유복음주의교회연맹은 독립적인 지역 회중들로 구성돼 있으며, 국가가 개신교와 가톨릭교회를 대신해 징수하는 교회세를 받지 않는다. 독일복음주의연맹(German Evangelical Alliance)과 연계돼 있으며, 복음주의 자유교회 연합과 독일기독교교회협의회에도 소속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