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의 한 가정이 83세의 할머니가 자신의 기독교 신앙에 반해 조력사망을 받았으며, 당시 해당 시술에 동의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브리짓 'GG' 슈테게만(Brigitte "GG" Stegemann)은 지난 7월 10일 캐나다의 논란이 되고 있는 의료적 조력사망(MAID·Medical Assistance in Dying) 제도에 따라 사망했다.
가족에 따르면 GG는 당시 자신에게 형제자매가 몇 명인지와 같은 기본적인 질문에도 제대로 답하지 못했지만, 의료진은 그녀가 조력사망에 동의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GG의 가족은 최근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리고, 그녀의 마지막 며칠 동안 발생한 일에 대해 "시스템의 실패와 투명성 부족, 심각한 절차 위반"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GG에 대한 처우가 "의료윤리와 충분한 설명에 근거한 동의, 기본적인 인간 존엄성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GG의 손녀인 브리짓은 법적 위임장(Power of Attorney)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GG의 의료 및 개인적 돌봄과 관련된 모든 결정에서 주된 연락 담당자 역할을 해왔다.
지난 2년간 요양시설에서 생활해온 GG는 올해 초 치료가 불가능한 4기 위암 진단을 받았다.
가족에 따르면 GG가 사망하기 약 두 달 전 조력사망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가 열렸다. 당시 GG는 "조력사망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고 가족은 주장했다.
가족은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던 GG는 MAID가 자신의 개인적인 신념과 신앙에 어긋난다고 명확하게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가족은 이 회의 직후 의료진이 조력사망 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계속했으며, 당시 법적 대리인이었던 손녀 브리짓이 10일간 여행을 떠난 사이 이러한 논의가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그 기간 GG를 방문한 다른 가족들은 그녀의 상태가 "매우 쇠약하고 거의 반응이 없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그런데 7월 6일 GG의 모습은 크게 달라졌다. 가족에 따르면 GG는 침대에 똑바로 앉아 대화를 나누고 미소를 지으며 주변 사람들과 상호작용했다.
이에 가족들은 이전에 GG가 "왜 그렇게 심하게 진정된 것처럼 보였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후 조력사망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한 또 다른 회의가 열렸고, 가족들은 누가 이 회의를 요청했는지 의료진에게 물었다. 그러나 가족이 "점점 방어적이고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묘사한 의료진으로부터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가족은 손녀 브리짓이 10일간 자리를 비운 동안 의료진이 GG와 두 차례 만났다는 사실을 뒤늦게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의료진은 GG가 조력사망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고 동의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을 갖췄는지를 평가하기 시작했다.
가족은 이를 "매우 충격적인 희극"이라고 표현했다.
가족은 성명을 통해 "평가 과정에서 GG는 자신의 삶과 가까운 가족에 관한 기본적이고 사실적인 질문에 반복적으로 객관적으로 틀린 답변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그녀의 답변 대부분을 바로잡아야 했다"고 밝혔다.
가족에 따르면 GG는 자신의 형제자매가 몇 명인지, 그중 몇 명이 생존해 있는지도 정확하게 답하지 못했다. 특히 평가를 받기 일주일 전에도 생존해 있는 형제자매 중 한 명과 대화를 나눴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은 당시 GG가 울면서 "손주들을 잊어버렸다"고 말했고, 생존해 있는 형제자매와 증손주들을 혼동했다고 전했다.
이후 의사가 GG와 면담했으며, 브리짓을 비롯한 가족들은 해당 면담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 뒤 GG는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판단을 받았다.
조력사망은 며칠 뒤로 예정됐다. 가족에 따르면 브리짓이 GG에게 조력사망 절차에 대해 설명하자 GG는 "혼란스러워하고 눈에 띄게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족은 GG가 "금요일에 죽는다고? 금요일에 나를 죽인다고?"라는 취지의 말을 하며 오랫동안 울었고, 자신이 실수했다고 반복해서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브리짓은 GG를 위로하면서 마음이 바뀌었다면 예정된 날 의료진에게 조력사망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으며, 그럴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고 가족은 밝혔다.
그러나 조력사망이 시행되는 당일, 가족에 따르면 의사가 GG에게 말을 걸었을 때 GG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두 손을 기도하는 자세로 굳게 맞잡고 있었다.
가족은 "GG가 완전히 침묵하고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자 브리짓은 마지막 동의라는 엄격한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에 절차가 중단될 것이라고 생각해 안도했고 크게 미소를 지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족은 "충격적이게도 의료진은 GG의 침묵을 완전히 무시한 채 절차를 계속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GG는 조력사망 절차가 진행된 직후 사망했다.
가족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브리짓 'GG' 슈테게만에게 일어난 일은 의료진의 오만과 완전한 투명성 부족, 취약한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안전장치를 노골적으로 무시한 데서 비롯된 시스템적 실패"라고 비판했다.
이어 "가장 큰 윤리적 우려 가운데 하나는 GG가 MAID가 자신의 기독교 신앙에 위배된다며 명시적으로 거부했다는 점"이라며 "취약한 환자가 이 방법을 명확하게 거부했다면, 시설은 환자의 주요 보호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밀실에서 재평가를 추진해서는 안 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시설 측이 사소한 일상적인 돌봄 결정에 대해서는 브리짓에게 매일 연락하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는 점에서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가족은 성명을 마무리하며 "더 높은 수준의 의료적 투명성, 인지능력이 취약한 환자에 대한 의무적인 가족 참여, 법을 벗어나 운영되는 시설에 대한 엄격한 법적 책임"을 요구했다.
한편 해당 의료기관 측에는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요청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