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옥 목사(미라클LA교회).
(Photo : ) 신병옥 목사(미라클LA교회).

2023년은 미라클 LA 교회 역사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전환점이었다. 우리는 시대의 흐름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기로 결단하였다. 동성애자 목사 안수를 지지하는 교단의 결정 앞에서 우리 교회는 성도 79%의 찬성으로 교단을 탈퇴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 선택에는 적지 않은 대가가 따랐다. 동성애자 목사 안수에 반대해 온 필자는 교단으로부터 파면되었고, 성도들은 얼마 전 건축한 아름다운 예배당과 모든 교회 재산을 내려놓아야 했다. 2023년 6월 25일, 우리는 그곳에서 마지막 주일예배를 드린 후 빈손으로 광야를 향해 나왔다. 앞길은 한 치도 앞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현실보다 믿음의 눈을 들었다.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계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미라클 LA 교회'**라는 이름 아래 하나 되어 새로운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광야의 여정이 어느덧 3년을 맞았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분명하게 고백할 수밖에 없다. 이 모든 것은 사람이 만들어 낸 역사가 아니라 살아 계신 하나님께서 친히 이루신 역사였다. 예배는 단 한 번도 멈추지 않았고, 하나님의 말씀은 계속 선포되었다. 다음 세대는 자라났고, 다민족 공동체가 세워졌으며, 비전50 선교운동을 통하여 여러 나라의 교회와 목회자들이 하나님 나라를 세워 가는 동역자로 연결되었다. 우리의 부족함보다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더 크셨고, 우리의 계획보다 하나님의 섭리가 더 완전하셨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의 고백은 사무엘의 고백과 다르지 않다.

“여호와께서 여기까지 우리를 도우셨다.”

그러나 이 고백은 미라클 LA 교회만의 고백으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진리가 흔들리고 영적 가치가 희미해져 가는 오늘의 시대에도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말씀을 붙드는 사람들과 교회를 통하여 동일한 역사를 이루어 가시기 때문이다.

성경을 펼쳐 보면 믿음의 사람들은 모두 광야를 통과하였다. 아브라함은 갈 바를 알지 못한 채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길을 떠났고, 모세는 미디안 광야에서 40년을 보내며 하나님의 사람으로 다듬어졌다. 다윗은 왕궁이 아니라 광야에서 왕의 자격을 배웠으며, 엘리야는 절망하여 쓰러진 로뎀나무 아래를 지난 후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들었다. 초대교회 역시 핍박이라는 광야를 통과하면서 오히려 복음을 온 세상으로 확장시켰다.

하나님께서 광야를 허락하시는 이유는 우리를 버리시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준비시키시기 위해서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안락함보다 믿음을 먼저 세우시고, 성공보다 순종을 먼저 가르치신다. 광야는 하나님의 부재를 의미하는 곳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를 가장 깊이 경험하는 자리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고, 반석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마셨으며,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였다.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였던 곳에서 가장 풍성한 은혜를 누린 것이다. 광야는 결핍의 장소가 아니라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배우는 학교였다.

오늘날 우리도 저마다의 광야를 지나고 있다. 어떤 이는 질병의 광야를 걷고 있고, 어떤 이는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 힘겨워한다. 어떤 교회는 성도의 감소와 다음 세대의 위기 앞에서 낙심하고 있으며, 어떤 목회자는 사명의 무게와 앞이 보이지 않는 목회 현실 속에서 홀로 씨름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광야에 있다는 사실이 아니다. 광야에서 누구를 의지하며 무엇을 붙들고 걸어가느냐가 중요하다.

신명기 8장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광야로 인도하신 이유를 분명하게 말씀한다. 그들을 낮추시고 시험하셔서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아야 함을 깨닫게 하시기 위함이었다. 그러므로 광야는 믿음을 잃어버리는 곳이 아니라 믿음이 깊어지고 성숙해지는 곳이다.

그러므로 광야의 반대말은 성공이 아니다. 광야의 반대편에는 실로가 있다.

이스라엘 백성은 요단강을 건넌 후 실로에 이르러 회막을 세웠다.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이 실로에 모여 거기에 회막을 세웠더라.” (여호수아 18:1)

실로는 단순한 지명이 아니었다. 하나님께서 공동체의 중심이 되시는 곳이었고, 예배가 회복되는 곳이었으며, 하나님 나라의 질서가 세워지는 장소였다. 이스라엘의 광야 생활이 끝난 것은 단지 가나안에 들어갔기 때문이 아니었다.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중심이 세워졌기 때문이다. 결국 하나님께서 광야를 허락하신 목적은 백성을 실로에 이르게 하시고, 그곳에 하나님의 집을 세우게 하시기 위함이었다.

오늘 우리 시대에도 하나님께서는 각 사람과 교회를 위한 실로를 준비하고 계신다. 그 실로는 반드시 큰 교회나 화려한 건물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 가정이 실로가 될 수 있고, 이름 없는 작은 교회가 실로가 될 수 있으며, 한 사람의 삶이 실로가 될 수도 있다. 하나님께서 중심이 되시고, 말씀이 삶의 기준이 되며, 성령께서 다스리시는 곳이라면 그곳이 바로 오늘의 실로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본질은 건물에 있지 않고, 숫자에 있지 않으며, 재정에 있지도 않다. 교회의 본질은 하나님을 가장 높은 자리에 모시고 그분의 통치를 받는 데 있다.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교회는 먼저 하나님 나라의 다스림을 받는 교회이다. 말씀을 타협하지 않고 진리를 붙들며, 세상의 박수보다 하나님의 기쁨을 선택하는 교회이다.

미라클 LA 교회의 지난 3년은 한 교회의 성공담이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고 믿음으로 순종할 때 하나님께서 어떻게 교회와 성도의 길을 인도하시는지를 보여 주는 작은 증언일 뿐이다. 하나님께서는 특정한 교회나 유명한 교회만 사랑하시는 분이 아니시다. 말씀을 붙드는 모든 교회와 믿음으로 순종하는 모든 성도를 동일하게 사랑하시며**,** 동일한 은혜로 사용하신다.

오늘도 하나님께서는 말씀 위에 굳게 서는 교회를 찾고 계신다. 믿음으로 순종하는 성도들을 통하여 오늘의 실로에 회막을 세우시고,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고 계신다.

광야는 하나님의 백성이 머무는 곳이 아니라 지나가는 곳이다. 그 광야 끝에는 언제나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실로가 기다리고 있으며, 그 실로에서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자신의 백성을 통하여 하나님 나라를 세워 가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