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신년을 맞아 미주 기독일보는 미주 주요 목회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인 이민교회의 현재를 점검하고 미래의 방향을 모색한다. 급변하는 사회 환경과 세대 구조 변화 속에서 이민교회가 무엇을 지켜야 하고, 무엇을 새롭게 세워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 신년 인터뷰는 말씀의 본질, 다음 세대, 공동체의 회복, 그리고 지역 교회와의 연대라는 핵심 주제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 순서로는 미동부 지역을 대표하는 교회인 와싱톤중앙장로교회의 담임 류응렬 목사를 만났다. 와싱톤중앙장로교회는 개혁신학 위에 세워진 말씀 중심 교회로, 예배와 훈련, 선교와 다음 세대 사역을 균형 있게 이어왔다. 특히 류 목사는 총신대학교에서 신학과 설교를 가르친 교수 출신 목회자로, 이론에 머무르지 않는 신학, 삶을 변화시키는 복음을 강조해 왔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교회의 평균 연령이 낮아지고 30~40대 성도 비중이 높아지는 매우 긍정적인 변화 속에 있다.
류 목사는 이번 인터뷰에서 미국 교회의 희망을 강조하는 한편, 이민교회가 직면한 현실적 과제, 말씀 중심 목회의 실제적 열매, 다음 세대 사역의 구조적 전환, 그리고 2026년을 향한 교회의 방향과 비전들을 차분히 짚었다. 다음은 류응렬 목사와의 일문일답이다.
-미주 한인교회 목회자로서 한인교회 뿐만 아니라 미국교회의 미래에 대한 관심 또한 크실 것입니다. 에즈베리 부흥 현장을 2023년에 직접 다녀오신 것으로 압니다. 어떤 계기로 방문을 결단하셨습니까?
제가 결단해서 갔습니다. 에즈베리 부흥은 2023년 2월 8일부터 2월 20일까지 약 2주 동안 이어졌습니다. 당시 저는 한국에 있었고 박사 과정 수업을 인도하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소식을 들으면서 ‘제가 갈 때까지 끝나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이런 현장은 평생에 한 번 볼까 말까 하다고 느꼈고, 미국에서 일어난 일이니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주님, 제가 갈 때까지 이게 끝이 안 나도록 해 달라’고 기도했고, 도착하자마자 바로 다음 날 목회자들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갔습니다.
-현장에 도착하셨을 때 어떤 장면을 보셨는지, 당시 분위기도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제가 들어갔을 때가 2월 20일이었는데 공교롭게도 그날이 마지막 예배였습니다. 마지막 날일 줄은 몰랐습니다. 밖에 줄이 정말 길었고, 밖에서 수백 명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시간에 예배당 안으로 들어갔는데, 제가 들어갔을 때가 마지막 예배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이제까지 하나님 은혜를 충분히 받았으니, 이 부흥의 전달자(Carrier of this revival)가 돼서 나가라”는 선포가 있었고 공식 예배를 마쳤습니다. 저는 그 현장에서, 우리가 ‘부흥’이라고 하면 뭔가 강렬하고 특별한 현상을 떠올리기 쉬운데, 오히려 현장은 차분하고 조용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마지막에 불렸던 찬양도 “예수 이름, 당신이 영광 받기를 원하고” 같은 고백이었고, 흔히 말하는 전문 찬양팀이 아니라 학생들이 조용히 찬양하고 기도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홍 교수’로 알려진 분도 만나 인터뷰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과정을 통해 만나셨고, 어떤 이야기를 들으셨는지요?
현장에서 그분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인터뷰도 했습니다. 당시 CNN, NBC, ABC도 왔던 때라 사람들이 그분을 많이 찾았습니다. 그분은 학교에서 오랫동안 몸에 앞뒤로 부흥을 열망하는 싸인판을 들고 다니며 복음을 전해 온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고, 부흥을 외쳐 온 분이었습니다.
그분은 미국에서 공부하고 박사 과정을 밟았고, 이후 말레이시아에서 신약 교수로 섬기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2015년에 이 학교에 방문교수로 머물게 되었을 때, 하나님께서 ‘여기서 기도 운동을 일으키고 부흥 운동을 일으켜라’고 하셔서 교수직을 내려놓고 그 자리로 들어왔다고 했습니다. 또 2020년에는 ‘기도만 하지 말고 싸인판을 메고 다니며 복음을 전하라’는 식으로 방향이 바뀌었다고도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서 ‘샌드위치 맨’처럼 불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22년에는 하나님께서 ‘이제 그만하고 뉴욕으로 가라. 뉴욕의 노숙인을 섬기라. 부흥은 나에게 맡기고 너는 가라’고 하셨다고 했습니다. 2023년 초 부친상을 치르기 위해 홍콩에 5주를 머문 뒤 2월 7일 미국으로 돌아왔고, 2월 8일 뉴욕에서 노숙인을 위해 버스를 타고 가는 길에 노숙인들을 보며 절망했는데 하늘을 보니 본인 표현으로 ‘확 밝아졌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오전 예배 이후 11시 무렵 기도가 일어나면서 부흥이 시작됐던 것입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저 또한 큰 감동이 일어났습니다.
-부흥 이후의 열매도 확인하려고 다시 방문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두 번째 방문에서는 무엇을 확인하셨습니까?
부흥이 지나간 뒤 어떤 열매가 맺혔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다시 찾았습니다. 한 번 지나가고 썰물처럼 빠져나갔는지, 아니면 계속 이어지고 있는지 확인하려고 영상팀과 목회자들과 함께 다시 갔습니다.
그때 신학교 총장인 팀 테넌트 박사(Dr. Tim Tennant)를 만났고, 존슨 교수(Dr. Johnson), 림 교수(Dr. Lim)도 만났고, 변화 받은 학생들도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제가 “부흥 이후에 무엇이 달라졌습니까”라고 묻자, 약 300명 정도가 부흥 이후 각자의 고향과 나라로 돌아가 이 부흥을 간증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에즈베리에서 시작된 불길이 다른 지역으로, 심지어 다른 나라로도 번져가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부흥을 우리 안에만 간직할 게 아니라 밖으로 외쳐야 한다’는 흐름도 확인했습니다.
교수님들 가운데 한 분은 본인의 변화를 이야기하셨습니다. 자신은 신학자였지만 예전처럼 기도에 열심을 내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하면서, 이번 일을 겪으며 ‘실천적인 삶으로 살아야겠다’는 변화가 생겼다고 했습니다. 기도에 대한 변화도 있었는데, 미국에서는 ‘금식기도’라는 단어는 알아도 실제로 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 편인데, 한 교수님은 이틀 금식기도를 했다는 것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시더군요.
학생들의 변화도 인상 깊었습니다. 한 학생은 청년기에 흔히 겪는 성적 충동이나 정욕, 여러 갈망들이 자신을 지배했는데, 부흥 집회에 거의 매일 참석하면서 그 부분에서 어느 정도 해방을 경험했고, 하나님을 향한 거룩한 열정을 품게 됐다고 고백했습니다.
또 총장님이 부흥의 배경에 대해 ‘학교 내부의 일반 교수나 행정이 아니라, 아시아권 교수들과 목회자들의 새벽기도가 중요한 배경이었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신 것도 의미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새벽 5시 반쯤 장소가 없어 유치원 방에서 팀을 만들어 기도했다는 이야기 같은 것들을 알고 계시더군요. 저는 그 말을 들으며 현장을 본 것뿐 아니라 부흥 이후의 모습까지 확인한 경험이 됐습니다.
-미국 교회 전반을 놓고 볼 때 “미국 교회의 미래는 희망적인가”라는 질문을 자주 듣게 됩니다. 목사님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큰 희망이 있다고 봅니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하나님께서 역사의 주관자이시기 때문에 희망이 있다는 것은 신앙고백의 토대입니다. 동시에 실제적인 근거를 데이터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최근 한 연구에 의하면, 미국 주요 교단이 극심한 교인 수 감소를 경험했습니다. 그런데 성장한 흐름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하나님의 성회(Assemblies of God)는 5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소개됐고, 저희 교단인 PCA는 10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언급됐습니다. 또 독립교회(Non-denominational)도 급성장한 흐름이 있습니다.
이 흐름이 보여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감소하는 교단들의 경우 성경의 권위를 약화시키거나 성경을 믿지 않는 방향으로 가는 경우가 많고, 동성애 수용과 같은 흐름을 포함해 자유주의 신학으로 흐르는 경향이 강합니다. 반대로 성장한 교단들의 특징은 성경을 진리로 그대로 믿고 복음 위에 견고히 서 있다는 점입니다. 결국 복음이 희망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같은 맥락에서 미주 한인교회도 희망을 말할 수 있을까요?
이 점은 미주 한인교회에도 연결된다고 봅니다. 이민자 수가 줄어들어 고민이 있다는 말도 있지만, 복음으로 진검승부할 때 복음이 교회를 세우고 부흥시키는 핵심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총신대학교에서 신학과 설교를 가르치시던 자리에서 이민교회 담임목회로 오셨습니다. ‘신학이 목회 현장에서 가장 힘을 발휘했다’고 느끼신 지점과, 개혁신학이 목회로 어떻게 구현되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개혁신학의 출발은 성경 말씀을 진리로 그대로 믿는 자세에서 시작됩니다. 예수 그리스도 외에는 구원이 없다는 유일성, 세계선교를 향해 부름 받았다는 확실한 목적, 교회의 존재 목적과 방향이 분명해야 한다는 것들이 핵심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신학으로만 머물면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신학은 책 속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검증되고 실천되어야 올바른 신학입니다. 성경을 바르게 해석하고 그 말씀을 삶에 스며들게 적용하는 것이 설교이고, 설교가 지향하는 것은 삶의 변화를 통한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올바른 성경적 개혁신학이 바르게 선포되면 성도들의 삶이 변화되고 그 변화는 총체적 변화로 이어집니다. 직업관과 일터관, 노동관, 가족관, 물질관까지 변화를 일으켜 결국 사회도 정화시키는 힘을 낸다고 믿습니다. 저는 교수와 목회 사이의 거리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목회를 했을 때 신학과 본질적인 측면에 있어 그 괴리를 잘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 솔직한 제 답변입니다.

-이민교회를 경험하시며, 이민교회 특유의 ‘삶의 무게’와 관련해 가장 중요하다고 느끼신 지점은 무엇입니까?
이민교회는 삶의 무게가 무겁습니다. 이민자의 삶의 문제, 소수자로서의 아픔, 자녀 세대와의 괴리, 뿌리를 뽑아낸 삶의 불안정 같은 현실이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의 관심이 삶의 문제로 쏠리기 쉽습니다. 초기 이민교회 시대에는 공항에 도착하는 한인들의 라이드부터 은행 업무, 식사 제공까지 교회가 삶의 애환을 달래는 역할을 크게 감당했던 때도 있었고, 그 시대에는 그것이 필요했습니다.
다만 조심해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본문(Text)’과 ‘상황(Context)’을 이야기할 때, Context가 너무 무거워져 Text를 지배해 버리면 교회의 본질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목회자는 성도들의 삶과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 민감해야 하지만, 끊임없이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를 해석하도록 해야 합니다. 말씀 앞에서 성령의 역사로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그렇다면 목사님께서 보시기에, 이민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가장 깊은 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이민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가장 깊은 길은 단순히 위로와 돌봄에만 있지 않습니다. 사랑으로 보듬는 일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하나님의 말씀의 선포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믿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의 해답이고, 이보다 더 깊은 위로가 어디에 또 있겠습니까?
또 이민교회에는 생존의 문제가 크게 작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자립 교회가 많고 렌트를 내며 버텨야 하는 교회들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게 되고, 그것이 개교회주의로 흐르는 현실도 보게 됩니다.
그래서 더더욱 교회의 영광스러움과 목회자의 당당함, 복음 앞에서 누리는 만족, 상황을 초월하는 하나님 앞에서의 기쁨이 회복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이 복음을 해석하게 두지 않고, 복음이 현실 속으로 뚫고 들어가게 해야 한다고 봅니다.
-와싱톤중앙장로교회가 ‘말씀 중심 교회’로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구체적 근거를 여쭙고 싶습니다. 성도들이 교회를 찾는 방식도 예전과 달라졌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으신데요.
요즘은 과거처럼 한국 사람을 만나기 위해, 혹은 한국 음식을 먹기 위해 교회에 오는 분들이 많지 않습니다. 지금 성도들은 ‘왜 교회에 가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배우기 위해 간다”고 답하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순수한 복음에 대한 신실한 선포가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실제로 와싱톤중앙장로교회의 평균 연령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현재는 새가족 가운데 가장 많은 연령층이 30대와 40대가 되었습니다.
30~40대가 교회의 중심 세대가 됐습니다. 50대가 중심이었던 교회가 약 10여 년 사이에 이렇게 변화한 것입니다.
-평균 연령이 낮아진다는 점은 이민 교회의 방향성을 점검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변화가 실제로 어떻게 나타나고, 무엇이 그 흐름을 만들었다고 보시는지 별도로 자세히 말씀 부탁드립니다.
교회의 평균 연령이 낮아지는 부분은 저 또한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굳이 이런 변화에 가장 크게 작용한 요소를 꼽자면, 첫째는 순수한 복음에 대한 신실한 선포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성도들이 말씀을 바르게 배우려는 목적으로 교회를 찾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다음 세대 교육에 대한 신뢰입니다. 저희는 주일학교를 ‘프라미스랜드’라고 부르는데, 주일학교 사역과 중고등부 사역을 포함한 다음 세대 사역을 비교적 잘 감당해 왔다고 봅니다. 그러다 보니 30~40대 부모들이 ‘아이를 맡겨도 좋겠다’는 신뢰를 가지게 되고, 그 신뢰가 젊은 세대 유입으로 연결되는 면이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30~40대가 오고, 주일학교 사역이 자리 잡고, 그 신뢰가 더 많은 30~40대를 부르는 흐름이 만들어졌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저는 그런 젊은 감각이 뛰어난 사람은 아닙니다. 다만 그런 젊은이들을 품기 위해서는 그런 감각이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분들을 세우는 것이 하나의 방법입니다. 그렇기에 저희 교회 또한 부목사님들은 젊고 감각이 있는 분들로 많이 세워져 있습니다. 교회가 실행하고 있는 많은 좋은 아이디어들과 앞서가는 감각들은 제가 아니라 다 이런 분들에게서 나온 것입니다.
-다음 세대 사역과 관련해 많은 이민교회가 ‘한 지붕 두 가족’ 구조의 한계를 겪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영어권 사역을 어떤 철학으로 세우고 계십니까?
저희는 영어권을 ‘영어 목회(English Ministry)’로만 보지 않고 ‘영어 회중(English Congregation)’으로 봅니다. 이름도 이전에 EM에서 지금은 EC로 부릅니다. 영어권을 하나의 ‘부서’가 아니라 ‘회중’으로 보는 시각 전환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영어권을 따로 떼어 “너희 문화, 너희 언어, 너희 예배로 알아서 하라”는 방식으로 운영하지 않습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것은 존중하지만, 한 하나님을 섬기는 한 교회라는 원칙 아래 ‘원처치 모델(One Church model)’로 한 방향을 공유합니다.
-언어·정체성 문제는 어떻게 풀고 계시는지도 궁금합니다. 한글 교육과 리더십 선출, 공동의회 운영 등 실제 운영 방식까지 포함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언어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글 교육을 중요하게 봅니다. 주일학교는 유치부~1학년까지는 한글 중심으로 가고, 2~3학년부터는 영어 중심으로 전환하는 편입니다. 아이들이 한국어를 익히면 부모, 조부모와 소통이 가능해지고, 신앙 유산을 잇는 데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동시에 다른 언어를 하나 더 갖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유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군대 가면 월급도 더 많이 받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언어가 하나 더 있다는 것이 실제 삶에도 도움이 된다는 취지입니다.
또 영어권 회중을 ‘따로’ 분리해서 대하지 않기 때문에, 교회 리더십 선출도 따로 하지 않습니다. 영어권 안수집사와 장로도 계속 세워지고, 공동의회 역시 구분 없이 전체가 함께 참여합니다. 이런 구조가 ‘한 교회’로 서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팬데믹 시기에 교회가 선교사 지원, 지역 교회 지원, 영상 사역 강화 등 굉장히 앞서 나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 선택을 가능하게 한 내적 기준과 판단의 근원은 무엇이었습니까?
팬데믹 때 저희가 했던 사역 가운데 하나는 ‘안전 선교 백신 프로젝트(Safe Missions Vaccine Project)’였습니다. 당시 선교사님들이 백신을 맞지 못하고 고립된 나라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으로 초청해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체류 기간 동안 성도 가정, 호텔, 기도원 등을 열어 숙박을 제공하고 식사를 제공했습니다. 또한, 한 분당 천 달러 정도씩 비행기 비용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백신을 두 번 맞아야 하니 2~3주 머무르는 과정에서 밤낮으로 그 분들을 섬기기에 힘썼습니다.
또 한인세계선교대회(KWMC)는 원래 4년마다 대학에서 열리는데 팬데믹으로 대학이 문을 닫으면서 진행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6년 만에 교회에서 진행하기로 본부에서 결정하고, 저희 교회에 부탁해 왔을 때, 당회에서는 조금도 머뭇거림없이 저희가 섬기기로 결정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섬겼습니다. 보통 4~5천 명이 모이는 자리인데 그때는 2천 명 규모로 진행됐고, 교회에서 많은 재정적인 지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300명 이상의 성도들이 그 기간 전적으로 휴가를 내고 온전히 헌신했습니다. “올해 여름 선교는 한인세계선교대회와 함께”라는 마음으로 선교사님들을 집중적으로 섬겼습니다.
그 과정에서 비행기 등 이동하는 과정에서 코로나가 확진된 분들이 생기기도 했는데, 끝까지 책임 있게 섬기려 애썼습니다. 어떤 장로님은 확진된 선교사님들을 차량으로 모셔 교회에 와서, 예배당에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교회 밖에서 영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도왔습니다.
지역 교회를 위해서는 “한 교회도 문 닫지 않게 하자”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저희는 ‘보냄 받은 교회(The Sent)’라는 정체성을 늘 강조해 왔습니다. 팬데믹 기간에 지역 62개 교회에 두 달 치 임대료를 지원하고, 한 달은 목회자 사례비를 지원했습니다. 저희도 재정적으로 쉽지 않았지만 큰 결단이었습니다. 아쉬웠던 부분은 그 때 팬데믹이 그렇게 오래갈지 모르고 단기적으로 밖에 지원을 못했던 점입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그 때의 도움을 기억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효과적인 복음 사역을 위해 영상 사역을 강화했습니다. 주일학교부터 시작해 성도들이 집에서도 하나님과의 교제가 끊기지 않도록 매일 여러 형태의 컨텐츠를 제공했고, 매주 여러 차례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현장에서는 “넷플릭스(Netflix)와 경쟁하려면”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영상의 완성도와 현장성을 높이기 위해 전 교역자와, 관련 직원들이 몰입해 ‘올인’했던 시간이었습니다. 팬데믹은 전통 교회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교회를 바라보실 때, 가장 염려되는 신학적·목회적 흐름 하나를 꼽는다면 무엇입니까?
저는 신학교가 교회의 씨앗이라고 봅니다. 목회는 결국 신학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성경의 절대무오를 믿고,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붙들고, 세계 선교를 향한 부르심을 강조하며 하나님의 사람을 길러내는 신학적 토대가 회복돼야 한다고 봅니다. 시간이 지나며 신앙보다 잘못된 신학이 신앙을 지배하게 되는 흐름은 경계해야 합니다.
요즘 사람들은 교회를 찾는 이유가 옛날과 다릅니다. 진리를 궁금해하는 시대입니다. 젊은 세대는 가벼운 복음이나 귀를 시원하게 해주는 말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십자가의 복음, 부활의 복음, 진리의 복음이 사람을 움직이고 하나님의 용사들을 세운다고 믿습니다. 복음을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선포해야 할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미주 한인교회가 한국교회보다 먼저 겪는 과제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이민교회는 미국 교단들이 복음에서 이탈하는 현실을 더 가까이에서 체감합니다. 또 다음 세대 이슈, 특히 부모와의 단절 문제도 이민교회가 더 앞서 겪는 면이 있습니다. 이런 경험이 한국교회에 경고가 되거나 경종이 되기를 바랍니다.
-반대로 한국교회가 여전히 붙들고 있는 강점 가운데, 미주 교회가 배워야 할 점은 무엇입니까?
한국교회가 여전히 가진 강점이 있다면 기도입니다. 새벽을 깨우는 기도 소리가 여전히 있고, 기도의 유산이 남아 있습니다. 또 선교와 전도에 대한 열정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민교회는 한국교회보다 전도에 덜 적극적인 면이 있다고 느낍니다.
-2026년을 앞두고 교회의 방향과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목사님께서 강조하시는 ‘보냄 받은 교회’의 정체성과 내년 성경 읽기 계획, 그리고 지역 교회 섬김 비전까지 함께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희 교회의 목회 철학은 “성도를 훈련시켜 세상을 변화시키는 교회”입니다. 이를 ‘보냄 받은 교회(The Sent)’라는 정체성으로 표현합니다. 저희는 4년 주기로 방향을 잡아 운영하는데, S는 영적 예배(Spiritual Worship), E는 잃어버린 자와의 연결(Engaging the Lost), N은 성도 양육과 훈련(Nurturing the Saints)이고, T는 함께 하는 교회 (Together in Christ)의 비전을 나타냅니다. 그 흐름 속에서 예배, 전도/선교, 훈련/양육, 교제/소그룹 등을 실제로 강화해 가는 과정이 있습니다. 올해는 특별히 소그룹과 영적 교제를 강화하는 데 힘썼습니다.
2026년에는 전 교인이 예수 중심 성경 읽기, 즉 ‘예수 읽기(Reading Jesus)’를 함께 하려고 합니다. 소그룹에 속했든 아니든 모든 성도가 함께 예수 중심으로 성경을 통독하며 교회의 기초를 복음 위에 다시 세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저희는 ‘담장 넘는 교회’가 되기를 강조합니다. 제가 자주 말하는 표현이 “우리 곁에는 와싱톤중앙장로교회(KCPC)가 있습니다. 한인 사회가 웃을 때까지”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로 말미암아 주변 한인 교회가 세워지게 해 달라, 함께 일어나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목회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부교역자들을 좋은 담임목회자로 세우는 것이고, 또 하나는 지역의 한인 교회들이 저희 교회로 말미암아 힘을 얻고 세워지는 것입니다. 내년에는 성경 읽기를 통해 교회가 기초를 더 견고히 세우고, 지역 교회가 함께 일어나는 데까지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신년을 맞아 미주와 한국의 성도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한국 성도님들과 미국 성도님들 모두가 복음의 찬란한 영광을 회복하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을 믿는 데 대한 거룩한 기쁨과 감격을 회복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는 언제든지 가질 수 있는 소망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붙드시기를 바랍니다.
세상은 어둡다고 말하고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져 간다고 말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세상을 주관하시고 우리의 하나님이시며 온 세상의 주인이십니다. 이 사실을 붙들고, 성도님들이 영적 자부심과 영적 자존감, 영적 품위(dignity)를 회복하셔서 세상 앞에 겸손하지만 당당한 모습으로 나아가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면 우리는 언제나 소망의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기쁨과 보람이 다시 가슴 속에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새해에는 주님으로 말미암아 이 기쁨과 보람이 넘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