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회 안에 깊숙이 자리 잡은 보이지 않는 위기, 이른바 '돈맹(無知) 신앙'을 정면으로 지적한 신간이 출간됐다. 샘솟는기쁨 출판사는 구영민 목사(Abide Mission Finance)가 집필한 <샬롬재정학>을 최근 펴냈다.
이 책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펀드매니저로 활동했던 저자의 현장 경험과, 이후 목회 사역을 하며 체감한 한국교회의 현실을 바탕으로 신앙과 재정의 관계를 조명한다. 저자는 오늘날 많은 성도들이 신앙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삶의 결정 앞에서는 '돈의 논리'에 지배당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구 목사는 "헌금은 하지만 예산 앞에서는 하나님을 잊는다"며 "교회 안의 많은 결정이 신앙이 아닌 돈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현상은 개인 차원을 넘어 교회 공동체 전반의 문제로 확산되고 있으며, 청년 세대의 부채 증가와 신앙 이탈, 재정 투명성 논란으로 인한 교회 신뢰 하락, 소비주의와 번영신학의 영향을 받은 왜곡된 축복 이해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저자는 이를 '돈맹 신앙(Spiritual Financial Illiteracy)'이라 명명한다.
<샬롬재정학>은 단순한 재정 관리 노하우를 제시하는 책이 아니라, 돈을 통해 하나님의 통치를 회복하는 신앙 실천서를 표방한다. 핵심 메시지는 "돈을 다스리라, 돈에게 다스림 받지 말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저자는 성도를 '소유자'가 아닌 '특별관리자(청지기)'로 규정하며, 재정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의 전환을 강조한다.
책에서는 소비, 근로, 저축과 투자, 나눔 등 삶의 다양한 경제 영역을 신앙적으로 재해석한다. 소비는 만족과 절제를 통해 '샬롬의 경제'로 회복되어야 하며, 노동은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닌 소명으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저축과 투자는 세상적 방식이 아닌 하나님의 주권을 인식하는 태도 위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나눔은 개인의 풍요를 넘어 공공선을 실현하는 신앙 행위로 제시된다.
특히 저자는 교회 안에서 여전히 금기시되는 '재정 교육'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예수님은 38개의 비유 중 16개를 돈과 재물에 대해 말씀하셨을 만큼, 성경은 돈을 중요한 주제로 다루고 있다"며 "그러나 오늘날 강단은 이 문제 앞에서 침묵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책은 이러한 현실을 비판하며, 신앙과 경제를 분리해 온 영적 이원론을 넘어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샬롬재정학>은 저자의 실제 강의 경험과 사례 연구를 토대로 구성돼, 청년부터 장년 성도까지 일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한다. 이 책은 재정 문제로 흔들리는 개인 신앙과 교회 공동체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안내서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