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서자바주에서 기독교인들의 크리스마스 예배가 무슬림 주민들에 의해 저지되는 사건이 발생해 종교의 자유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모닝스타뉴스(MSN)에 따르면, 지난 12월 14일 자카르타 인근 베카시군 세랑바루 하위구역 자야삼푸르나 마을 외곽에서 수십 명의 무슬림 주민들이 인간 벽을 형성해 후리아 크리스틴 바탁 개신교회(Huria Kristen Batak Protestant, 이하 HKBP) 신자들의 크리스마스 예배 참석을 막았다.

당시 경찰과 주민들이 현장을 지켜보는 가운데 일부 무슬림들은 반기독교적 발언을 하며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교회 신자들이 기도소로 향하려 했으나, 무슬림들의 저지로 충돌이 빚어졌다.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에서 한 기독교인은 "우리는 단지 평화롭게 예배하고 싶을 뿐이며, 누구를 방해할 의도는 없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시위대가 "우리 동네에 불법 주택 건설을 영원히 거부한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한 지역 매체는 "이 교회는 해당 장소를 7년간 예배처로 사용해 왔으며, 지난 11월 30일과 12월 7일에도 외부 무슬림들이 이들의 예배를 방해했다"고 전했다.

사태가 확산되자, 지방 당국은 12월 15일 베카시 섭정 주관으로 중재회의를 열었고, HKBP 회중은 자바베카시 종교 간 화합 포럼 사무실에서 임시로 예배를 드리기로 합의했다.

이어 12월 18일 인도네시아 종교부 주관으로 열린 회의에서는 양측이 서로를 용서하고 기도소 설치 허가 절차를 해결하기로 합의했으며, 종교부는 교회의 크리스마스 기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종교의 자유가 반복적으로 침해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인권운동가 '퍼마디아랴2'는 데디 물야디(Dedi Mulyadi) 서자바 주지사를 언급하며 "이런 편협함이 너무 자주 발생한다. 2025년은 인도네시아 종교 간 관용 역사상 최악의 해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독교인 박해를 외면하지 말라. 그들도 예배할 권리가 있으며, 국가는 그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