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월 15일 저녁, 중국 저장성 웬저우시 타이순현 와양 마을의 정부 광장에서 이례적인 대규모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이날은 전통적인 축제일도 공식적인 기념일도 아니었으며, 불꽃놀이에 사용된 비용은 100만 위안(약 2억 1,060만 원)을 넘는 것으로 보고됐다. 불꽃놀이가 펼쳐진 뒤, 소셜미디어에서는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차이나에이드(China Aid)는 "현지 주민들과 온라인 소식통에 따르면, 이 불꽃놀이는 기념 행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기독교인들에 대한 대규모 탄압을 은폐하기 위한 표면적인 장식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공권력 1천여 명 투입해 교회 급습
앞서 12월 13일부터 시작된 작전에는 헝저우, 핑양 등지에서 온 1천 명 이상의 경찰과 특수부대, 폭동 진압군, 소방관이 동원됐다. 15일 새벽 3시 20분, 특수부대는 '와양 총회'(Yayang Assembly)로 알려진, 와양 지역의 대표적 교회에 침입해 수백 명을 체포했다. 이후 16일과 17일에도 최소 4명을 추가로 구금했으며, 교회로 가는 도로를 완전히 차단했다. 정부는 공식 성명 없이 약 5일간 작전을 이어갔다.
공권력은 체포된 인물들의 소지품은 불법적으로 압수했고, 교회로 가는 도로는 전면 통제하면서 와양 마을의 기독교인들이 교회에 들어갈 수 없게 했다.
여러 인터뷰에 따르면, 작전 기간 현지 온라인 정보는 철저히 통제됐고, 체포 사실을 공공 플랫폼에 알리는 것도 거의 불가능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15일 저녁의 불꽃놀이는 더욱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불꽃놀이 영상과 함께 다수의 인터넷 여론 공작 계정들이 "당과 함께하라"는 정치적 구호가 담긴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네티즌들이 불꽃놀이의 이유를 묻자, 이 계정들은 이를 "폭력 범죄 단속을 위한 대중의 자발적인 기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은 의문을 해소하지 못했다.
현지 주민이라고 밝힌 일부 네티즌들은 "불꽃놀이 전후로 여러 기독교인들이 체포됐고, 일부 가정은 경찰의 수색을 받았다"고 익명으로 언급했으나, 해당 댓글들은 곧 삭제됐다.
이번 작전의 핵심 목표는 현지 교회의 주요 인물 두 명, 린언자오(58)와 린언츠(54)였다. 두 사람은 '범죄 조직의 주요 용의자'로 분류됐고, 각각 1,000~5,000위안(약 21만~105만 원)의 현상금이 걸렸다. 그러나 공고에 명시된 혐의는 "시비를 일으켜 문제를 만든 것"에 불과했다. 구체적인 불법 행위는 제시되지 않았고, 또 다른 공고에서는 이들의 불법 활동에 대한 제보를 촉구했다.
여러 현지 주민들은 이 두 사람이 오랫동안 교회 문제에 관여해 왔으며, 특히 린언자오는 10여 년 전 교회 십자가 철거에 반대하다 수배된 인물로, 성도 사이에서 교회 권리를 지킨 지도자로 존경받고 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최근 국기 강제 설치에 반대하며 주목받았는데, 이는 최근 수년간 저장성 당국이 교회 입구에 오성홍기를 강제로 설치하려 한 정책과 맞물려 있다.
2014년 십자가 철거 이후 누적된 갈등의 폭발
신뢰할 만한 여러 소식통들은 "이번 사건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오랜 갈등이 집중적으로 폭발한 결과"라고 전했다. 사건의 직접적인 계기는 교회가 정부의 종교 관리 정책에 저항하며, 교회 입구에 국기를 설치하는 것을 거부한 데 있었다.
올해 6월 24일, 와양 마을의 시장 리빈은 1백여 명의 인력을 이끌고 와양 교회에 침입해 교회 울타리와 문을 철거하고, 강제로 국기 게양대를 설치해 국기를 걸었다. 이는 현지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종교 공간에 대한 침해로 받아들여졌고,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와양 마을의 기독교인들은 오랫동안 조직적으로 결집된 공동체로 알려져 있다. 2014년 시작된 십자가 철거 이후, 현지 신자들은 교회 철거와 감시 장비 설치에 반대하는 집단적 저항을 지속해 왔다.
2017년에는 교회가 감시 카메라 설치를 거부하면서, 경찰과 신자들 사이에 신체적 충돌이 발생해 일부가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후 와양 마을의 교회들은 저장성에서 십자가를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교회로 남았다.
'반조직범죄 캠페인'으로 포장된 탄압
12월 18일 체포 작전이 마무리된 뒤, 현지 정부는 와양 마을에서 이른바 '여섯 가지 악을 제거하는' 집회 겸 동원 행사를 열었다. 특수부대는 장비를 공개했고, 폭동 진압 경찰들이 대거 배치돼 기독교인들을 위협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당국은 이전의 법 집행을 '반조직범죄 캠페인'의 성과로 설명했다.
경찰 차량은 와양 기독교인들의 주거지 인근에 배치됐고, 주요 교회 관계자들은 이미 체포된 상태였으며, 신도들 간의 소통도 차단됐다. 와양 마을 내 12개 교회에서 체포된 인원은 2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가가호호 방문하며 기독교인들에게 린언자오와 린언츠를 '시비를 일으켜 문제를 만든 인물'로 고발하라고 요구했다. 정부는 기독교인들을 '애국적이지 않다'거나 '사이비 종교인'이라고 몰아가며 여론전을 벌였다.
현재까지 체포된 이들 중 몇 명이 공식적으로 구금되거나 기소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와양 마을의 여러 기독교 활동은 강제로 중단됐으며, 중국의 비공식 가정교회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건이 위험한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차이나에이드는 "강화된 정책과 정보 차단 속에서 종교 공동체를 해체하려는 캠페인이 점점 더 체계적이고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