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완전히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가수 솔로몬 레이(Solomon Ray)가 기독교·가스펠 음악 차트 정상을 차지하면서 예배 음악과 찬양 문화의 정체성에 대한 논쟁이 일고 있다.

이 솔로몬 레이는 음악, 목소리, 가사, 심지어 SNS상의 페르소나까지 모두 인공지능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시시피 출신 소울 가수'라는 콘셉트로 소개되며, 앨범과 곡들도 소울·가스펠 장르로 분류되고 있다.

대표 앨범으로는 『Faithful Soul』과 『A Soulful Christmas』 등이 있으며, 최근 EP 『Faithful Soul』이 공개됐다. 공개 직후 해당 앨범은 아이튠즈 기독교·가스펠 앨범 차트 Top 100에 진입해 1위를 기록했다.

또한 'Find Your Rest'와 'Goodbye Temptation'은 빌보드의 '가스펠 디지털 음악 판매' 차트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A Soulful Christmas』를 포함한 그의 앨범들은 수백만 스트리밍을 기록했고, 스포티파이 월간 청취자 수가 수십만 명을 넘는 등 빠르게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솔로몬 레이의 성공과 존재 방식은 음악계, 특히 종교 음악계 안팎에서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많은 기독교 음악 팬들과 예배 인도자들은 AI로 만들어진 가수가 영성과 진정성을 담아낼 수 있느냐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가장 먼저 공개 비판에 나선 미국의 찬양 아티스트 포레스트 프랭크(Forrest Frank)는 자신의 SNS에서 "AI에는 성령이 없다"고 단언하며 "영이 없는 존재에게 여러분의 영을 여는 것은 이상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것을 듣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프랭크는 "도구나 기술은 좋지만, 이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예배 음악의 본질은 단순한 음향이 아니라 '영과 영의 교제'여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반해 기독 힙합 아티스트이자 프로듀서인 데렉 마이너(Derek Minor)는 "오늘날 사랑받는 기독교 노래 중 상당수가 원곡 작사자나 연주자가 반드시 기독교인인 것은 아니었고, 다양한 비신자들이 참여한 곡들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AI를 사용하는 사람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기독교인이라면, 그도 도구를 사용해 예배음악을 만들 수 있지 않느냐"며 "음악을 만든 존재보다 그 음악을 통해 드러나는 '열매'로 판단해야 한다. AI든 사람이든 하나님께서는 도구를 사용하신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예술적 가치가 없는 AI 곡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라며 "AI가 만들어낸 곡이라도, 마음을 다해 예배하려는 이들이 사용한다면 충분히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AI 기술이 예배와 찬양의 영역까지 깊숙이 들어오면서 교회가 기술 수용과 신학적 원칙 사이에서 명확한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예배는 단순히 감동을 주는 음악을 듣는 것을 넘어 하나님과의 영적 교제와 직결되므로, AI가 제작한 찬양이 이러한 예배적 가치와 신학적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