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에서 거리 설교자들이 겪은 벌금 및 부당 체포 사례가 이어지며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이를 보호하기 위한 '거리 설교자 헌장(Street Preacher's Charter)'이 의회에서 공식 발표됐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이번 헌장은 경찰의 과도한 제재로 보상금까지 지급된 사건들이 잇따르자 마련된 조치로, 기독교 단체인 '기독교 연구소(The Christian Institute)'가 작성했다.
헌장은 거리 설교 및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동시에, 설교자들에게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하며 부적절한 태도로 인해 거리 설교가 부정적으로 비춰지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단체 측은 이 헌장이 거리 설교자뿐 아니라 경찰과 지방 당국에 의해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기독교연구소는 헌장을 두고 "영국과 웨일스에서 공공 장소에서 설교하거나 신앙을 나누는 개인의 권리와 책임을 규정한 문서"라며 "오랜 전통을 가진 표현의 자유 보호 기준을 지키기 위한 경찰 및 지방자치단체의 지침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헌장에는 설교자들이 실천해야 할 모범 지침과 관련 법률 내용이 담겼다. 주요 권고사항에는 지역 교회와의 협력, 현지 규정 확인, 지방 당국 및 상인들과의 우호적 관계 구축 등이 포함됐다. 또한 젠더, 성적 지향, 성윤리 등 논쟁적 주제를 다룰 경우 "적절한 맥락에서 신중하게 다루라"고 강조했다.
헌장은 "다른 종교를 공격하기보다는 예수의 배타적 진리를 전하라", "할 수 있는 자유가 항상 해야 하는 자유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설교음량 조절, 분노에 찬 말투나 대립적 태도 지양, 특정 개인을 지목해 설교하지 말 것 등도 명시했다.
문서에는 "친절하고 협조적으로 행동하라. 정당한 권위를 존중하라"는 문구도 포함됐다.
이번 헌장은 '오픈 에어 캠페이너스 GB'와 '오픈 에어 미션' 등 영국 거리 설교 단체들의 지지를 받았다.
헌장 서문은 전 영국 왕립검찰청장(DPP) 로드 맥도널드(Lord Macdonald of River Glaven KC)가 작성했다. 그는 자유 표현은 "기독교 거리 설교자들에 대한 법적 탄압 속에서 어렵게 쟁취된 권리"라며, "책임 있는 거리 설교는 공공 영역의 다양성을 높이고, 표현과 신앙의 자유가 존중되는 사회임을 상기시켜 준다"고 밝혔다.
헌장의 주 작성자인 기독교연구소 법률 책임자 샘 웹스터(Sam Webster) 변호사는 "거리 설교자들이 누려온 자유와 공공질서를 관리하는 당국의 어려움을 함께 인식하는 문서"라며 "시간이 지나 더 많은 거리 설교자, 경찰, 지방 당국이 이 헌장을 채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헌장은 2022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중심가에서 설교 중 체포된 거리 설교자 앵거스 카메론(Angus Cameron·52)의 사례에서 비롯됐다. 그는 단 한 건의 근거 없는 민원으로 '치안 방해' 혐의로 체포돼 수갑이 채워진 채 공개 수색을 당했고, 한 시간 넘게 경찰차에 구금됐다.
이후 경찰은 기소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그의 이름에 '혐의 없는 증오범죄 사건(non-crime hate incident)' 기록을 남기겠다고 통보했다. 기독교연구소가 확보한 경찰 내부 문서에 따르면, 경찰은 체포 당시 범죄 혐의를 입증할 법적 근거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카메론은 단체의 지원으로 경찰을 상대로 인권침해 및 차별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그는 경찰 스코틀랜드로부터 5,500파운드의 배상금과 9,400파운드의 법률비용을 받아 모두 기독교연구소에 기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