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결혼 비율이 과거보다 크게 줄었지만, 결혼을 원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 동거, 재혼 증가로 가족 구조가 다양해지고 있음에도 결혼 제도 자체를 거부하는 현상은 아니라고 바나 연구소(Barna)가 밝혔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이번 결과는 바나가 다년 연구 프로젝트 '번영하는 가족 이니셔티브(Flourishing Families Initiative)'의 일환으로 발표한 보고서 '오늘날 가족의 현황(The State of Today's Family)'에 담겼다.
연구는 전국 여론조사를 토대로 미국 내 관계 및 가정의 다섯 가지 주요 변화와 이에 따른 교회·지역사회의 과제를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 성인의 46%가 결혼한 상태로, 이는 미 인구조사국의 51%와 비슷한 수치다. 1950년에는 약 3분의 2가 결혼 상태였다.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현재 남성의 초혼 평균 연령은 30세 초반, 여성은 29세로 1950년보다 약 8년 늦어졌다. 연구진은 이로 인해 "성인기에서 비혼 기간이 잠시 지나가는 단계가 아닌, 긴 삶의 한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성인의 약 18%가 이혼 경험이 있지만, 그중 55%가 재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현재 이혼 상태인 사람의 비율은 지난 20년간 10% 내외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 수치는 결혼이 사회적으로 거부되는 것이 아니라 '반복 결혼 증가'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교회는 이혼 이후뿐 아니라 재혼 과정에 대한 지원 역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결혼하지 않은 채 연인과 함께 사는 미국 성인은 8%로, 1970년 거의 0%였던 것에서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소수에 속한다. 그러나 인식은 달라졌다. 바나 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58%, 실제 신앙 생활을 하는 기독교인 중 42%가 "결혼 전 동거는 현명한 선택"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변화는 교회에 새로운 과제를 던진다. 보고서는 "사회적 기준과 교회 가르침 간의 간극이 커지고 있으며, 목회자들은 동거를 신중한 결정으로 여기는 이들과 어떻게 대화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결혼과 이혼 관련 기독교인의 경험은 일반 인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비신앙인과 비실천적 기독교인의 약 20%, 실천적 기독교인의 16%가 이혼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기독교인은 재혼율이 다소 높아 전체적으로 "한 번 이상 결혼한 경험이 있는 비율이 타 종교 또는 무신론자보다 높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미래 세대를 보면 결혼에 대한 태도는 복합적이다. Z세대의 81%가 결혼을 긍정적으로 보지만, 결혼이 자녀 양육에 필수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가장 낮았다. 미혼자 중 78%의 Z세대, 73%의 밀레니얼 세대는 언젠가 결혼하길 원하지만 "가정의 형태는 다양할 수 있다"는 시각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밀레니얼의 경우 중년기에 접어들며 결혼률이 상승 중이며, 베이비붐 세대는 이혼 경험 비율이 30%로 가장 높았다.
보고서는 개신교 목회자의 결혼 경험도 조명했다. 미국 성인의 절반만 결혼 상태인 반면 목회자의 약 90%가 현재 결혼했고, 97%가 일생에 한 번 이상 결혼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혼 경험은 18%로 일반 사회와 비슷하지만, 이들 중 73%가 재혼해 현재 이혼 상태인 목회자는 4%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결론에서 "오늘날 결혼은 과거와 다른 모습이지만, 기독교인뿐 아니라 대부분의 성인이 여전히 결혼을 삶의 중요한 소망으로 삼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화적 정의가 변화하는 시대, 교회가 할 일은 결혼을 수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하나님 사랑을 반영하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관계로 사람들을 이끌어 가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