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출신 사회주의자인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34)가 뉴욕 최초의 무슬림 시장이 됐다.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4일 오후 9시 투표가 마감된 뉴욕시장 선거에서 오후 9시 40분(한국시간 오전 11시 40분) 기준 개표율 75% 시점에 맘다니가 86만 327표(50.4%)를 얻어 승리를 확정지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는 70만 4,866표(41.3%)로 2위, 공화당 커티스 슬리워(Curtis Sliwa) 후보는 12만 8,400표(7.5%)로 뒤를 이었다.
2020년 뉴욕주 하원의원으로 처음 선출된 조란 맘다니는 남아시아계 최초이자 우간다 출신으로서는 유일한 의원이었다. 그는 우간다 캄팔라에서 태어나 일곱 살 때 가족과 함께 뉴욕으로 이주했으며, 아버지는 영화감독, 어머니는 컬럼비아대 교수다.
그는 브롱크스 과학고등학교 재학 시절 학교 최초로 크리켓팀을 창단했고, 보든칼리지에서 아프리카학을 전공했다. 정치 입문 전에는 지역사회 조직가이자 주택 압류 방지 상담사로 활동했으며, 2021년 시리아계 예술가 라마 두와지(Rama Duwaji)와 만나 올해 초 뉴욕시청에서 결혼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브루클린에서 열린 11월 4일 시장 선거 개표 현장에서 압승을 거둔 맘다니는 불과 몇 년 사이 정치의 변두리에서 중심으로 급부상했다"며 "세련된 소셜미디어 활용과 풀뿌리 운동으로 국제적 주목을 받은 그의 캠페인은 수많은 젊은 유권자와 유색인종, 그리고 첫 투표자들을 정치의 장으로 이끌었다"고 전했다.
맘다니는 캠페인 내내 렌트비, 보육, 식료품 가격 등 생활비 문제에 집중했다. 부유층과 대기업 증세, 임대료 동결, 보편적 보육, 무료 버스, 시영 식료품점 설립, 그리고 최저임금 30달러 인상 같은 과감한 공약을 내세웠다.
가디언지는 "그의 급진적 정책은 공화당의 공격과 민주당 내 중도파의 우려를 동시에 불러일으켰다"며 "그러나 동시에 젊은 세대의 분노와 열망을 끌어올리며, 정치적 참여층을 폭발적으로 확장시켰다"고 분석했다.
BBC는 "맘다니의 승리는 그를 지지하기를 꺼려 온 민주당 기득권층에게도 딜레마를 안겨 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뉴욕시장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았고, 선거일까지 몇 주 동안 여론조사에서 쿠오모와 슬리워를 두 자릿수 차이로 앞섰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