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든 것에는 금이 가 있다. 빛은 바로 그 틈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이 문장은 캐나다의 시인이자 가수인 ‘레너드 코언’(Leonard Cohen)의 노래 「Anthem」에 나오는 구절이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시 한 줄 같지만, 인생을 깊이 통찰한 진귀한 말이다. 오늘 친한 미술원장이 페북에서 소개한 글에서 발견한 보석 같은 문장이다.
우리 모두는 완벽함을 추구하며 산다.

[2] '흠 없는 인생', '상처 없는 마음', '실패 없는 여정'을 다 추구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오히려 ‘금이 간 곳’, ‘상처 난 자리’, ‘부서진 틈’으로 당신의 빛을 비추신다.
사람들은 금이 간 것을 숨기려 한다. ‘금이 간 그릇’, ‘흠이 있는 이력’, ‘실패한 과거’를 감추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 틈을 통해 영광을 드러내신다.
성경은 이렇게 말합니다.

[3]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고후 12:9).
사도 바울은 자신의 ‘가시’를 없애달라고 세 번이나 기도했지만, 하나님은 그것을 제거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그 상처를 통해 하나님의 능력을 드러내셨다.
상처와 약점과 흠은 저주가 아니다. 그것들은 하나님이 들어오실 문인 경우가 많다.
한 시골 마을에 물을 길어 나르는 노인이 있었다.

[4] 그는 매일 두 개의 항아리를 들고 산비탈을 오르내렸다. 그런데 한쪽 항아리에는 금이 가 있어서, 집에 도착할 때마다 물이 반밖에 남지 않았다.
그 금이 간 항아리는 늘 자신을 부끄러워했다.
“나는 쓸모없는 존재야. 저 완벽한 항아리처럼 물을 온전히 가져오지 못하잖아.”
하지만 노인이 웃으며 말했다.

[5] “얘야, 네가 떨어뜨린 물 덕분에 길가에 꽃이 피었단다. 나는 그걸 알고 씨앗을 뿌렸지. 네가 아니었다면 이 길은 여전히 메말랐을 거야.”
하나님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금 간 부분’을 통해 생명을 피우신다. ‘우리가 흘린 눈물’, ‘실패의 조각들’, ‘깨어진 관계의 아픔’은 하나님의 손에 의해 누군가의 위로와 회복의 꽃으로 피어난다.

[6]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능력의 큰 것이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고후 4:7).
우리는 질그릇이다. 쉽게 금이 가고, 잘 깨지는 존재다. 그러나 그 질그릇 안에는 세상이 감당하지 못할 보배, 곧 하나님의 은혜가 들어 있다. 빛은 완벽한 벽을 뚫고 들어오지 않는다.
빛은 오직 틈을 통해 들어온다.

[7] 성경은 완벽한 사람보다 ‘부서진 사람’을 사용하신 이야기로 가득하다. 모세는 말이 어눌했다. 다윗은 끔찍한 죄를 지은 왕이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한 제자였다. 하지만 하나님은 금이 간 그 연약한 인생들을 통해 위대한 구원의 역사를 이루셨다.
모세는 출애굽의 영웅이 되었고, 다윗은 회개의 눈물로 시편을 남겼고, 베드로는 부활의 증인이 되었다.

[8] 그들의 틈으로 빛이 들어왔고, 그 빛은 오늘 우리의 가슴까지 찬란하게 비춰주고 있다.
일본에는 ‘금츠기(金継ぎ, Kintsugi)’라는 예술이 있다. ‘금이 간’(cracked) 도자기를 버리지 않고, 그 틈을 ‘금’(gold)으로 이어 붙이는 기술이다.
놀랍게도 금츠기로 복원된 그릇은 금(crack)이 가기 전보다 더 귀하게 여겨진다. 금이 갔던(cracked) 흔적은 숨겨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작품의 중심이 된다.

[9] 하나님도 우리의 인생을 그렇게 고치신다. 그분은 우리의 금이 간 부분을 지우지 않으신다. 그 대신 그 금이 간 부분 위에 ‘은혜의 금’으로 메꾸신다. 그래서 상처가 있던 자리가 오히려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자리로 바뀌게 된다.
“하나님은 상한 마음을 가까이하시고 통회하는 심령을 구원하신다”(시 34:18).
우리가 완벽하려고 애쓸 때, 오히려 하나님은 멀어진다.

[10] 하지만 우리가 “저는 금이 간 존재입니다”라고 고백할 때, 빛이 들어온다. '용서의 빛', '위로의 빛', 그리고 '사랑의 빛'이 스며든다.
우리 중에 금이 간 인생이 있는가? 그 금을 부끄러워하지 말라. 그곳이 하나님의 빛이 들어통로가 되기 때문이다. 그 빛이 우리의 어둠을 밝히고, 상처를 금으로 이어 붙여 새로운 걸작으로 만드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