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환자를 살리려 했지만, 하나님은 내 영혼을 먼저 살리셨다." 50년차 의사, 40여 년의 의료선교 여정이 한 권의 책으로 담겼다. <소명·사명·순명>은 평생을 의료의 현장에서 복음의 도구로 살아온 저자 박상학 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삶을 기록한 감동적 증언록이다. 단순한 봉사 보고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소명)'에 응답하고, '사명'으로 헌신하며, 끝내 '순명'으로 순종한 믿음의 여정이다.
"아픈 자를 치료하라" - 한 의사의 부르심
저자는 어린 시절 선생님의 한마디로부터 자신의 길이 열렸다고 고백한다. "서성우 선생님은 내 안에서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마음의 싹을 보셨다. 그것이 곧 의사의 부르심이었다." 그때 시작된 '소명'은 평생의 길이 되었다.
그는 서울과 지방 병원을 오가며 수많은 아이들을 진료했지만, 의학적 전문성을 넘어 '치유는 하나님의 역사'라는 신앙고백으로 사역을 이어왔다. 백내장 수술로 시력을 회복한 순간, 그는 자신의 손이 아닌 하나님의 손이 일하고 있음을 체험했다. "혼탁한 수정체가 제거되는 순간, 2년간 어둠 속에 있던 시야가 밝아졌다. 그때 나는 내 손이 아니라, 하나님이 수술하고 계심을 보았다."
생명을 살리는 의료선교 - '사명'의 길
1996년부터 2024년까지, 그는 25회에 걸쳐 아시아 각국을 순회하며 의료선교를 이어왔다. 몽골, 중국,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필리핀 등지에서 수만 명의 환자를 진료했으며, 특히 해외 선천성 심장병 환아 85명을 한국으로 초청해 수술받게 한 일화는 감동을 자아낸다.
그는 그때마다 기도하며 말했다. "주님, 이 아이들의 생명을 살릴 길을 열어주소서." 하나님은 그의 기도를 들으셨고, 수많은 아이들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그에게 의료선교는 단순한 의료 봉사가 아니었다. 고통받는 사람들의 몸과 영혼을 함께 살리는 복음의 통로였다.
"세브란스의 정신으로, 사랑을 실천하다"
책은 또한 세브란스병원의 창립정신을 오늘에 잇는 현대 의료선교의 모델을 보여준다. 박 원장은 성락성결교회와 (사)글로벌사랑나눔을 통해 의료선교를 체계적으로 발전시켜왔다. 그는 "기부를 받는 당신의 기쁨보다, 드리는 나의 기쁨이 더 크다"는 에비슨 선교사의 정신을 자신의 삶으로 이어가고자 했다. 그의 사역은 한국 교회가 다시금 회복해야 할 '의료를 통한 복음 전파'의 본질을 되새기게 한다.
"순명, 하나님의 뜻에 순종한 인생"
<소명·사명·순명>은 단지 감동적인 의료 일지를 넘어 한 신앙인이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예'라고 대답한 순명의 여정이다. 캄보디아의 찌는 더위 속에서 한센병 환자촌에서 그리고 북한 개성공단의 제한된 환경 속에서도 그는 "그곳에도 하나님이 계신다"는 믿음으로 섬겼다.
"주님, 이들의 육신을 치료할 능력이 내게 없지만, 영혼을 살리는 은혜는 주님께 있음을 믿습니다." 그의 사역은 '소명'으로 시작되어 '사명'으로 이어지고, 결국 '순명'으로 완성되었다.
우물 한 그릇의 사랑, 세상을 적시다
책의 마지막은 어머니의 유산으로 세운 '생명의 우물' 이야기로 끝난다. "어머니의 작은 유산이 수많은 사람에게 생명의 물이 되었고, 동시에 복음의 생수를 흘려보내는 통로가 되었다." 이 장면은 저자의 신앙을 가장 잘 요약한다. 작은 사랑이라도 하나님께 드리면, 그 사랑은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은혜의 강으로 흘러간다는 믿음이다.
"소명으로 시작해 순명으로 끝나는 인생"
<소명·사명·순명>은 의료선교의 역사를 넘어,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결국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는 여정임을 일깨운다. 박상학 원장은 의사이기 이전에, '하나님의 손길을 대신 전한 사람'으로 자신을 정의한다. 그의 여정은 오늘의 그리스도인에게 이렇게 묻는다. "당신은 지금, 부르심 앞에 어떻게 응답하고 있는가?"
이 책은 의사, 선교사, 목회자뿐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신앙을 실천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소명에서 순명으로' 이어지는 믿음의 길을 보여준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한 의사의 인생, 그 길 위에서 '치유의 복음'은 여전히 살아 움직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