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방문 일정을 연장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국내 주요 조선소 방문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 교류 의지를 내비친 가운데, 일정이 연장될 경우 한국의 첨단 조선 기술과 방산 협력 현장을 직접 둘러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외신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말레이시아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이) 마지막 방문지이기 때문에 일정 연장은 비교적 쉽다"고 밝혔다.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동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일정이 조정되면 한국 체류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내 조선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만약 방문이 성사된다면 한국 조선산업의 경쟁력과 기술력을 선보일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소는 이미 미 해군 함정 정비와 유지보수(MRO) 분야에서 활발히 협력 중"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현장을 찾는다면 방산 협력 확대의 상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HD현대중공업은 미 해군 7함대 소속 4만1000톤급 화물보급함 'USNS 앨런 셰퍼드함'의 MRO 사업을 맡아 안전장비 점검, 설비 유지, 각종 탱크류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한화오션도 지난 7월 미 해군 보급함 3척(찰스 드류호 등)에 대한 MRO 계약을 수주했으며,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미국 비거 마린 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미 해군 지원함 정비 사업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소를 방문할 경우, 한국의 스마트 조선소 기술 역시 핵심 관심사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HD현대는 APEC 한류·첨단미래산업관 내 조선해양관에서 자율운항 선박, AI(인공지능) 용접 로봇 등 최첨단 기술을 전시 중이다. 미국은 숙련공 부족과 높은 인건비로 인해 생산 공정 자동화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어, 한국의 스마트 조선소 시스템은 협력 확대의 실질적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한국의 자동화 조선 기술과 AI 기반 생산 시스템을 직접 확인하게 되면 양국 간 협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 화법을 고려하면 일정 연장 기대를 과도하게 키워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현재 한미 간 관세협상 타결 여부에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되며, 방한 일정이 당초 계획대로 1박 2일로 유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APEC 정상회의 이후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한화오션 거제조선소를 방문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정부의 60조원 규모 잠수함 사업 입찰에서 최종 후보 2곳 중 하나로 선정됐으며, HD현대와 함께 '원팀 코리아'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방문이 한국 조선산업의 글로벌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