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의 지하교회 탄압이 다시 고조되는 가운데, 구금된 저명한 목회자의 딸이 세계 교회에 "중국의 박해받는 형제자매들을 잊지 말라"고 호소했다. 

그레이스 진 드렉셀(Grace Jin Drexel)은 19일 폭스뉴스 선데이(Fox News Sunday) 인터뷰에서 "우리는 전 세계 교회의 일부이며, 중국의 기독교인들을 위해 계속 기도해주길 바란다"며 "그들을 잊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드렉셀은 미국 시민으로, 최근 구금된 에즈라 진 밍리(Ezra Jin Mingri) 목사의 딸이다. 진 목사는 10월 10일 중국 광시성 베이하이(北海) 자택에서 체포됐으며, 당국은 그에게 "불법 정보 유포"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드렉셀은 "정치적 동기로 조작된 혐의"라고 주장했다. 

BBC가 입수한 구금 통지서에 따르면 진 목사는 현재 베이하이 제2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으며, '정보망의 불법 사용'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 드렉셀은 "이는 단순히 종교 박해를 정당화하기 위한 정치적 구실일 뿐"이라고 말했다. 

진 밍리 목사는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에도 참여했던 인물로, 2007년 중국 베이징에서 '시온교회(Zion Church)'를 설립했다. 이 교회는 중국 내 최대 규모의 미등록 복음주의 교회 중 하나로 성장했으나, 2018년 정부에 의해 공식 폐쇄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여러 도시와 온라인을 중심으로 계속 확산되고 있으며, 줌(Zoom)과 유튜브(YouTube), 위챗(WeChat)을 통해 약 1만 명이 예배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진 목사가 체포된 시점과 비슷한 시기에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지에서 약 30명의 시온교회 지도자와 신자들이 체포 또는 실종됐다. 

드렉셀의 남편이자 허드슨연구소(Hudson Institute) 연구원인 빌 드렉셀(Bill Drexel)은 이번 사태를 "지난 40년간 중국 내 교회에 대한 가장 광범위한 단일 탄압"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여러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이번 탄압은 전국적 규모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시작에 불과해 보인다"고 경고했다. 

빌 드렉셀은 또 "중국 공산당은 국내외 정치적 긴장을 예상할 때 사회를 더욱 강하게 통제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공공 불안이 일어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나사 조이기식' 사회 통제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레이스 진 드렉셀은 아버지와 함께 구금된 교회 지도자들의 석방을 기도하고 있다며, "우리는 기적을 믿는다. 아버지와 함께 구금된 21명의 교회 지도자들이 조건 없이 즉각 석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중국의 다른 박해 사례를 보면, 단기간 내 석방은 기적에 가깝다"며 "장기적인 법적 투쟁을 각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대응도 불러왔다.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미 국무장관은 10월 12일 성명을 내고 "중국 공산당은 신앙의 자유를 침해하며, 당의 통제를 거부하는 기독교인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 당국은 모든 신앙인들이 보복의 두려움 없이 예배할 수 있도록 교회 지도자들을 즉각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린젠(林健)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NPR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구금 사례를 알지 못한다"며 "종교 문제를 빌미로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미국의 태도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