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과테말라서도 구출했지만 끝내 사망
2023년 후반기부터 캄보디아서 구조 요청
한인회장 "불법체류 관련 사건·사고들 빈번"
필리핀 구조자 "휴대폰 사업? 갔더니 사기"
권태일 이사장 "누구든 해외 체류 가능성"
그 동안 해외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안전과 구조를 위해 활동해 온 한인구조단(이사장·대표단장 권태일 목사)이 이제 해외 한인뿐 아니라 여행 등으로 해외에 체류하는 한국인 전체를 대상으로 그 활동 영역을 넓힌다.
한인구조단은 이 같이 달라진 시스템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를 14일 오후 서울 구로구 함께하는사랑밭 대강당에서 마련했다. 특히 최근 캄보디아에서의 한국인 납치·감금 사태가 국가적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이날 한인구조단 설명회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이사장 겸 대표단장인 권태일 목사는 이날 개회사에서 "정부가 캄보디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면서도 그 동안 해외에서 한국인들이 여러 위기를 겪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안타까워 했다.
지난해 과테말라에서도 감금을 당한 한국인을 구출했지만 끝내 사망했다는 권 목사는 "이런 문제들은 잘 나타나지 않고 보도도 안 된다. 한국인이 실종되어 버리면 끝"이라며 "(해외에서)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는 한국인들이 있다"고 했다.
한인구조단 이정숙 회장은 구조단이 캄보디아에서 취업사기를 당한 한국 청년들을 구조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주로 캄보디아에서 고수익 일자리를 미끼로 청년들을 현지로 유인한 뒤, 사기·도박 불법 콜센터 등에 강제로 가담하게 만드는 인신매매형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 회장은 "이에 응하지 않는 경우 감금해 폭행·고문하거나 가족 및 지인에게 돈을 송금하도록 협박해 금전을 갈취하고, 심한 경우에는 사망에 이르는 사례도 있다"며 "그들 중 일부는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구조단에 도움을 요청해 왔다"고 했다.
이에 구조단이 이들의 신분 보호 및 귀국을 지원했다고 한다. 지난 2023년 후반기부터 이런 사례가 있다는 걸 인지했고, 본격 구조 요청이 들어온 건 2024년부터인데, 한 달에 약 20~30여 건이라고 이 회장은 설명했다.
이날 설명회 자료에는 캄보디아한인회 정명규 회장의 글이 실리기도 했다. 김 회장은 "불법체류와 관련된 사건·사고들이 너무나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영사관이나 대사관에서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많고, 때로는 저희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상황도 적지 않다"고 했다. 그는 "특히 캄보디아에서는 구조단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활발한 구조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약 4년 전 필리핀에서 구조돼 한국에 왔다는 조성구 씨는 "휴대폰 사업을 한다고 해서 (필리핀에) 들어가서 보니 다 사기였다. 앞이 캄캄했다. 그곳에서 식당을 하시는 한국인의 도움을 받아 일했다. 그러다 구조단의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한인구조단 권태일 이사장은 "해외 여행자의 수가 매년 2,700만 명에 이르고 있다. 이는 전 국민 5천만 명이 언제든 해외 체류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며 "해외에 체류하는 이들은 우리나라에 거주할 때와 달리 안전, 의료, 재정 등 다양한 사회 구조적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권 이사장은 "이러한 이유로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구조 시스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 또한 각국 대사관 및 영사관을 통해 한인구조단의 업무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원이 장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한편, 지난 2008년부터 2025년 10월 현재까지 한인구조단이 해외에서 구조한 한국인 수는 총 822명이며, 해외 공관 요청으로 구조한 인원은 59명이다.
2012년부터의 통계를 보면, 올해까지 총 33개 국에서 구조가 이뤄졌다고 한다. 필리핀에서 가장 많은 213명을 구조했고 중국(54명), 인도네시아(21명), 미국(21명), 베트남(20명) 등에서 구조 활동이 이뤄졌다. 기타 지역에서 구조된 인원은 총 135명에 달한다.
이 기간 구조된 478명의 대륙별 분표를 보면, 아시아가 77,8%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중남미 13%, 북미 5.7%, 유럽 0.7%, 아프리카 0.4%, 기타 2.4% 순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