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회 지도자 그룹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남성’들을 예수님의 제자로 세우는 ‘남성 사역’이 국내에 본격 소개됐다.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남성 사역단체 ‘맨 인 더 미러(Man in the Mirror, 이하 MIM)’는 9일 오후 서울 영락교회에서 ‘남자여 일어나 함께 가자!’라는 주제로 ‘남성 제자사역 비전 초청 세미나’를 개최했다. 오직 남성들만을 대상으로 그들의 제자화를 위해 열린 국내 첫 세미나다.
MIM은 미국 플로리다에서 사업을 하던 패트릭 몰리(Patrick Morley)가 1986년, 기독교 남성들을 위한 24가지 삶의 도전을 성경적으로 풀어낸 ‘Man in the Mirror’라는 책을 발간하며 시작된 단체로 수많은 남성들에게 변화를 가져왔다.
남성 사역은 그동안 몇 권의 책으로 한국에 소개된 적은 있지만, 그 구체적 내용과 실제가 본격적으로 전해진 적은 없었다. 이에 MIM는 한국지부 대표를 맡고 있는 이병일 목사를 중심으로 이번 세미나를 통해 국내에 남성 사역을 본격 소개하고자 한다.
◆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 새 피조물로!”

이날 세미나에선 이병일 목사가 남성 사역의 현황과 남성 소그룹의 필요성에 대해 강의했고, 미국 MIM 대표(President)인 브렛 클래머(Brett Clemmer), 그리고 남성 소그룹 교재인 ‘My Journey(내 삶의 여정)’의 편집자이자 MIM 아시아 대표인 로버트 림(Robert Lim)이 발표자로 나서 남성 사역의 전반을 소개했다.
먼저 이병일 목사는 “남성 사역은 한국교회의 큰 과제다. 그러나 대부분의 목회자들의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과연 오늘날 남성들의 신앙은 어떤가. 어려운 문제가 닥쳤을 때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이 진정한 그리스도의 제자의 모습인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목사는 “남성들은 고집이 세고 체면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이 사역은 부단한 노력과 희생, 참을성을 요구한다. 결코 쉽지 않은 사역”이라며 “그러나 남성들은 그들의 삶을 바칠만한 명분과 비전을 찾게 되면, 대단한 열정을 발휘한다”고 했다.
그는 “남성 사역에선 소그룹을 통해 돈과 유혹, 교만 등 남성들이 실제 삶 속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서로 꺼내놓고 함께 나누며 기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치유와 회복, 성장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제 한국교회가 정말 남성들의 내면으로 들어가 그들의 삶을 변화시킬 때가 됐다”고 역설했다.
이 목사는 “남성 사역은 남성들을 좀 더 착한 아버지와 남편, 좋은 사회인으로 만드는 사역이 아니”라며 “그것은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일 뿐, 남성 사역은 남성을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로 거듭나게 하는 것, 그래서 그리스도의 제자로 양성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 남성 사역을 위한 전략

이어 ‘Man in the Mirror’ 소개와 남성 사역의 영향에 대해 강의한 브렛 클래머(Brett Clemmer) 미국 MIM 대표는 “MIM이 설립된 목적은 전 세계의 기독교인 남성들을 온전한 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우고 함께 하나님 나라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저 주일에 교회를 가는 것으로 만족해선 안 된다. 남성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되어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세 가지 접근 전략이 있다.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남성들이 어떤 존재인지 이해하고, 그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다가가, 결국은 그들을 제자삼는 것”이라고 했다.
클래머 대표는 또 제자화를 위한 구체적 과정으로, 먼저 ‘영적 아버지’와 같은 남성을 통해 1대 1의 관계를 맺고, 소그룹을 형성해 ‘My Journey(내 삶의 여정)’ 교재로 함께 영적 성장을 이루는 것이다. 그래서 단 한 명의 남성도 뒤에 남겨두지 않는 것을 궁극적 목적으로 한다고.
그는 약 20년 전 남성 사역을 접하고, 이후 소그룹을 통해 삶의 변화를 경험했다며 “남성 사역의 소그룹이 한국교회에서도 시작되길 원한다. 이 소그룹 덕분에 저는 믿음이 성장했고, 더 좋은 남편과 아버지가 될 수 있었다. 남성들이 함께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건설해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남성 소그룹 운영은 어떻게?

다음으로 ‘남성 소그룹 성공 사례 및 운영의 지혜’에 대해 나눈 로버트 림 MIM 아시아 대표는 “예수님의 사역도 12명의 제자라는 소그룹에서 시작했다”며 “하나님 나라라는 큰 목표를 가지되 그것은 소그룹에서 시작한다. 작지만 깊은 관계의 소그룹이다. 이를 통해 가장 먼저 변해야 할 대상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했다.
림 대표는 “남성들이 자신의 마음을 열고 진실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 우리가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통해 얼굴을 확인하듯, 남성들은 소그룹에서 서로를 통해 그들의 진실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며 “이러한 소그룹은 3년 과정의 커리큘럼을 가진 교재를 갖고 운영되는데, 그 동안 남성들은 가면을 벗고 깊고 진정한 관계를 맺게 된다”고 했다.
그는 남성 소그룹의 적정 인원을 4~8명으로 제시했다. 이들이 서로 가능한 시간에 만나 하나님의 말씀을 중심삼고, 서로 가르치는 것이 아닌 나누는 관계에서 소그룹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림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소그룹은 관계적이고 선교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림 대표는 소그룹을 통해 남성들에게 나타나는 결과로 △그리스도의 성품을 닮아 성장하는 것 △진정한 책임 관계와 형제애를 세우는 것 △믿음을 삶의 모든 영역 속에서 드러내는 것 △하나님이 주신 목적과 부르심을 발견하고 실천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모든 남성 사역은 한 사람과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시작한다. 그렇게 한 남성이 변하면 가족이 변하고, 가족이 변하면 그 가족이 속한 공동체가 변한다. 공동체의 변화는 교회의 변화를 가져오고, 이는 궁극적으로 한 사회와 국가의 변화까지 불러오게 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남성 사역에 참여하고 있는 주정규 집사(무학교회)가 단에 올라 그리스도인 남성들이 아내를 깊이 사랑할 것을 권면했다. 그는 “아내와 함께 기도하고 예배하며 아내를 신앙의 여정에서 최고의 친구로 만들어야 한다. 아내를 사랑하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며 “화목한 가정은 모든 성공의 기반”이라고 했다.
이렇게 모든 강의가 끝난 후에는 이날 참석한 남성들이 조별로 그룹 토의를 가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