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종교적 정체성이 줄어들고 있으며, 이는 주로 젊은 세대가 예배 참석을 중단하면서 시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시간이 지나면서 신앙과의 결별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추적했다.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발표하고, 국제 학자들의 논문과 함께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2010년부터 2020년 사이, 35개국에서 종교에 소속감을 갖는다고 답한 비율이 최소 5%포인트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일부 국가에서는 감소 폭이 훨씬 컸는데, 호주와 칠레는 17%포인트, 우루과이는 16%포인트, 미국은 13%포인트 하락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가 학자들이 “세속화 전환(secular transition)”이라고 부르는 단계적 과정을 따른다고 제안한다. 111개국 및 지역에서 수집한 설문을 바탕으로, 종교가 세대를 거쳐 쇠퇴하는 세 단계의 반복적 순서를 설명했다. 즉, 참여(Participation) → 중요성(Importance) → 소속(Belonging) 의 순서로 약화된다는 것이다. 이를 연구진은 “P-I-B 순서”라고 명명했다.
초기 단계에서는 젊은 성인들이 기성세대보다 예배에 덜 참석하지만, 여전히 신앙을 중요하게 여기고 종교적 정체성을 유지한다. 오늘날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이 단계에 속한다. 예를 들어 세네갈에서는 노년층의 78%가 매주 예배에 참석하는 반면, 청년층은 64%가 참석한다. 그러나 두 집단 모두 강한 신앙심과 거의 보편적인 무슬림 정체성을 보인다.
중간 단계에서는 세대 간 차이가 예배 참석, 신앙의 중요성, 소속감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미국을 비롯해 미주와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젊은 성인들은 교회 출석 빈도가 낮을 뿐 아니라, 신앙을 일상에서 덜 중시하고, 종교적 소속이 없다고 말할 가능성이 더 높다.
후기 단계에서는 이미 모든 세대에서 예배 출석과 신앙의 중요성이 낮아져, 종교적 소속 여부만이 주요 구분선으로 남는다. 많은 유럽 국가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덴마크에서는 노년층의 79%가 여전히 종교를 가진다고 답했지만, 청년층에서는 이보다 26%포인트 낮았다. 그러나 두 세대 모두 예배 참석은 전반적으로 낮았다.
저자들은 기독교 혹은 불교가 주류인 나라들이 대체로 중간이나 후기 단계에 있으며, 무슬림 다수 국가와 힌두교 다수 국가인 인도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들이 동일한 궤적을 따를지는 불확실하다.
예외도 존재한다. 공산주의 이후의 동유럽에서는 오랫동안 종교가 억압된 뒤 민족주의적 종교 부흥이 뒤따르면서 러시아, 아제르바이잔, 몰도바, 조지아와 같은 정교회 및 이슬람 다수 국가들이 일반적 패턴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세계 유일의 유대인 다수 국가인 이스라엘 역시 독특한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주로 정통파 및 초정통파 가정의 높은 출산율로 인해 젊은 세대가 노년층만큼 종교적이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세속화 전환이 많은 나라에서 관찰되지만, 결코 획일적이거나 불가피한 과정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각 사회가 언제 이 과정을 시작하는지, 그리고 세 단계를 모두 거치는지는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로잔대학(University of Lausanne)의 외르크 슈톨츠(Jörg Stolz)와 장필리프 안토니에티(Jean-Philippe Antonietti), 옥스퍼드대학(Nan Dirk de Graaf), 퓨리서치센터의 콘라드 해킷(Conrad Hackett)이 공동 저술했다. 퓨리서치센터의 세계 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하며, 세대 간 종교 소속이 어떻게, 왜 변화하고 있는지에 대해 지금까지 나온 가장 상세한 분석 가운데 하나를 제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