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사회가 정치적 격변 속에 흔들리던 2025년, 교회 역시 그 소용돌이 한가운데에 있었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대통령 탄핵과 파면, 그리고 조기 대선으로 이어진 혼란의 시기, 많은 교회 강단에서는 복음 대신 특정 정당과 정치인을 옹호하거나 비난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정치에 빠진 교회』는 이러한 시대의 아픔을 직시하며, 교회가 잃어버린 복음의 본질과 강단의 순수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절실한 메시지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은 고신 교단에 속한 여섯 명의 목회자가 함께 쓴 공동의 목소리다. 저자들은 교회가 더 이상 세속 정치의 대변자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와 의를 드러내는 '진리의 통로'로 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치의 언어가 아닌, 진리의 언어가 강단에서 선포되어야 한다"는 이들의 절규는 혼탁한 시대 속에서 길을 잃은 교회에 깊은 울림을 전한다.
정치화된 강단에 던지는 날카로운 질문
책은 여섯 편의 글과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글 〈교회의 정치개입과 설교자의 책무〉는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극우 열풍이 교회를 이념의 전장으로 만든 현실을 고발하며, 목회자가 오직 십자가 복음에 뿌리내려야 할 이유를 설명한다.
두 번째 글 〈교회는 왜, 어떻게 정치화에 굴복했는가〉는 독일 나치 시대의 교회, 미국 트럼프 시대의 교회, 그리고 1930년대 한국교회의 역사를 가로지르며, 정치 권력 앞에 무너진 교회의 반복된 실패를 추적한다.
세 번째 글 〈교회 정치화의 역사적 뿌리, 기독교적 건국론〉은 '기독교 국가'라는 담론이 어떻게 복음과 민족주의의 결탁을 낳았는지 해부하고, 네 번째 글 〈한국교회의 정치화 주역, 반공주의〉는 냉전과 분단의 그림자가 교회를 어떻게 오염시켰는지 분석한다.
다섯 번째 글 〈강단에서 정치문제를 어디까지 포함할 수 있는가〉는 전광훈·손현보식 선동적 설교를 비판하며, 진리와 화해, 비판을 아우르는 '신앙고백적 정치 설교'의 방향을 제시한다.
여섯 번째 글 〈일가 김용기의 시대 인식과 신앙적 행동〉은 격동의 한국 현대사 속에서도 복음의 본질만을 붙들었던 목회의 모범을 통해, 교회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성찰하게 한다. 여기에 부록으로 수록된 W. H. 페일러마의 〈정치적 설교〉는 정치와 복음이 만나는 접점에서 목회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과 경계를 명확하게 드러낸다.
정치가 아닌 복음, 권력이 아닌 진리
이 책은 한국 교회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특정 이념과 정권에 사로잡힌 강단, 진리 대신 정치 구호로 가득한 설교, 그리고 교회를 이용하는 권력의 손길까지. 저자들은 이러한 상황이 단순한 시대적 현상이 아니라 교회가 본질을 잃어버린 결과라고 진단한다.
복음은 정치 위에 서 있어야 하며, 교회는 그 복음의 순수함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 저자들의 일관된 메시지다. 특히 강단은 정치의 전장이 아닌 복음의 터전이어야 하며, 목회자는 성도들이 세상 속에서 건강한 시민으로 살도록 돕는 진리의 안내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치와 신앙의 경계를 다시 세우는 작업
<정치에 빠진 교회>는 단순한 비판서가 아니다. 교회가 회복해야 할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 책은 강단이 잃어버린 복음의 목소리를 되찾고, 세상의 갈등과 분열을 넘어 하나님의 나라를 증언하는 교회로 나아갈 것을 촉구한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결국 하나로 귀결된다. "교회는 과연 진리의 언어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는가? 아니면 세상의 언어에 휘둘리고 있는가?"
추천 대상
이 책은 ▲교회의 본질과 복음의 순수성을 다시 점검하고 싶은 목회자와 사역자 ▲정치화된 강단과 현실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자 하는 성도 ▲교회와 사회의 건강한 관계를 고민하는 신학생 및 교회 지도자 ▲혼란의 시대 속에서 복음의 언어로 세상을 읽고자 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추천된다.
<정치에 빠진 교회>는 한국교회가 어디에 서야 하는지를 다시 묻는다. 이 책은 정치의 언어가 아닌 진리의 언어로 세상과 소통하며, 복음의 능력으로 세상을 섬기는 교회로 돌아갈 것을 촉구하는 깊은 경고이자 애정 어린 초대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