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
(Photo : ) 신성욱 교수

[1] 1982년 만들어진 100원짜리 동전이 2025년 현재에 이르러 79만 원이라는 값에 거래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꽤 놀랐다. 불과 100원이었던 동전 하나가 43년이라는 세월을 거치며 무려 7,900배나 뛰어올라 엄청난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흔히 “시간이 돈이다”라고 말하지만, 이 사례는 “시간이 가치다”라는 더 깊은 교훈을 던져 준다. 시간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어떤 존재를 비교할 수 없이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어 준다.

[2] 그렇다면 몇 가지 질문이 생긴다. 동전의 가치는 오를 수 있는데, 인간의 가치는 과연 어떻게 평가되는 것인가?
1962년생인 ‘나 신성욱’이라는 존재의 가치는 지난 60여 년의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이 폭등하고 향상한 것일까? 그저 단순히 나이만 먹은 것일까, 아니면 엄청나게 수직상승한 것일까?
동전은 '연수'와 '희소성', 그리고 '수집가의 욕망'에 따라 값이 천정부지로 뛴다.

[3] 그러나 인간의 가치는 단순한 '수요와 공급'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인간은 '살아온 삶의 궤적', '쌓아온 인격과 지혜', 그리고 '남긴 흔적과 발자취'를 통해 그 참된 가치를 드러낸다.
어찌 보면 동전은 가만히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희소해지지만, 인간은 세월이 지나 늙어가거나 가만히 있으면 오히려 가치가 줄어들 수 있다. 동전의 가치는 세월이 자동으로 만들어 주지만, 사람의 가치는 '의식적인 선택'과 '꾸준한 성실'로만 만들어진다.

[4] 동전은 수동적 존재이지만, 인간은 능동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기나긴 세월 동안 무엇을 더했는가, 무엇을 이루었는가, 어떤 사람으로 성장했는가?”라는 질문이 생의 가치를 결정짓는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인생의 진정한 가치는 외적인 업적보다 '내적인 깊이'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사회적 성공, 명예, 재물도 일시적인 가치 상승을 줄 수 있다.

[5]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진짜 빛을 발하는 것은 '인격과 지혜', '사랑과 나눔',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을 믿는 신앙'이다. 세월이 흘러 주름이 늘고 육체는 쇠약해져도, '남에게 베푼 선행', '어려운 이들을 위해 흘린 눈물과 기도', '자녀와 제자에게 심어 준 진리와 희망', '하나님을 향한 열정과 그분께 영광 돌린 것'에 따라 시간이 갈수록 그 가치가 더해진다. 이것은 결코 시장에서 거래될 수 없는 ‘영원한 가치’(Eternal value)이다.

[6] 그러므로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내 삶은 세월과 함께 가치가 폭등했는가, 아니면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가?" "나는 나이를 더해 갈수록 사람들에게 신뢰와 존경을 주는 존재가 되었는가? 아니면 세상 욕심과 작은 유혹에 휘둘려 100원짜리 동전 하나보다 못한 평가를 받고 있는가?" 결국 인간의 가치는 “얼마나 오래 살았는가?”로 평가되지 않고, “어떻게 살았는가?”로 결정된다.

[7] 동전은 43년을 지나며 값이 폭등했지만, 인간은 43년, 60년, 80년을 지나며 얼마나 ‘사람다움’과 '하나님을 향한 헌신'으로만 평가받는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겸허히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하지만 성경적으로 생각해 보면, 우리 인간도 동전과 마찬가지로 '수동적 존재'라 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창조주 하나님의 절대주권에 의해 우리의 신분과 가치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를 능동적으로 이끌어 가신다.

[8]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자기가 어떤 ‘신분’(Being)인지를 알고 ‘그에 맞게 살아가는 것’(Doing)이다. 우리의 운명에 관한 한, 인간은 결코 능동태 동사의 주어가 될 수 없다. 오직 그분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시고, 그분의 은혜와 배려하심에 우리의 신분과 가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100원짜리 동전이 43년 만에 7,900배가 뛰었다고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죄 많은 지옥 백성인 우리의 가치는 그와는 족히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폭등했기 때문이다.

[9]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인생의 가치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으리만치 껑충 뛰었다. 굳이 값을 매기자면 한 단어로 묘사할 수 있다. ‘Priceless.'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의’라는 단어 말이다. 자신의 폭등한 존재가치를 제대로 알고 있는 이라면 이제 남은 것은 그에 걸맞는 멋진 삶을 사는 일이다. 누군가는 시간을 낭비하며 가치 없는 흔적을 남기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시간을 투자하여 영원히 기억될 발자국을 남긴다.

[10] 동전의 가치는 소장자의 금고 안에서만 빛나지만, 사람의 가치는 타인의 가슴과 기억 속에서 영원히 빛난다.
1982년의 100원짜리 동전이 시간이 지나면서 귀한 보물이 되었듯, 우리 인생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최고의 걸작품 인생으로 계획되었다. 동전의 가치는 시장이 평가하지만, 인생의 가치는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증명된다.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멋진 삶으로 걸작품 인생을 더욱 빛내는 우리 모두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