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교회와 군사 시설 압수수색 의혹을 두고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25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정보당국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다며 "사실이라면 매우 나쁜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국회가 임명한 특별검사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사안으로, 정부가 직접 통제하는 범위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난 것 같다"는 글을 게시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회담 전 취재진에게도 "최근 며칠간 교회들에 대한 매우 공격적인 단속이 있었다고 들었다"며 "그들은 심지어 우리 군사기지에도 들어가 정보를 취득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사실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한국은 전직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와 관련한 정치적 혼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국회가 임명한 특검이 조사를 하고 있다"며 "이는 저의 직접 통제 아래 있지 않고, 검찰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특검이 미군을 조사한 것이 아니라 한국군의 통제 체계를 점검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회담 중 통역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을 언급하며 "혹시 그 특검이 정신 이상자 잭 스미스 아니냐, 미국에서 데려온 것 아니냐"라고 농담조로 발언해 배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트럼프가 지목한 잭 스미스는 2023년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했던 특별검사로, 올해 초 사임 후 오히려 선거 개입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트럼프는 "농담일 뿐"이라고 설명했지만, 이 발언은 회담장의 분위기를 한동안 긴장시키기도 했다. 

최근 한국에서는 여러 특별검사팀이 교회와 관련 시설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순직해병 특검팀은 여의도순복음교회를,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팀은 경기 가평과 서울의 통일교 본부를 각각 압수수색했다. 또한 비상계엄과 내란·외환 혐의를 조사하는 특검팀은 지난달 한미 공동 운영 오산 공군기지 내 레이더 시설을 수색해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설명을 들은 뒤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으나, 교회 압수수색 루머에 대해서는 재차 언급을 이어갔다. 그는 "한국답지 않은 일로 들린다"며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회담 직후에도 그는 "만약 그런 일이 사실이라면 용납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이날 한미 정상은 공개 발언 이후 비공개 업무 오찬에서 해당 사안에 대해 추가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은 한미 양국이 북한 문제뿐 아니라 한국 내부 현안까지 협의 범위를 넓힌 자리였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